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2013/14시즌 최악의 성적 부진을 겪으면서 데이비드 모예스 전 감독을 경질했다. 한동안 라이언 긱스 감독 대행이 팀을 이끌 예정이며 차기 감독과 관련된 루머가 끊임없이 불거지는 중이다. 그동안 여러 명의 지도자들이 맨유로 떠난다는 이야기가 줄기차게 제기되었으나 이제는 모예스 전 감독이 팀을 떠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우선, 긱스 감독 대행이 맨유의 정식 감독으로 부임할지 여부가 궁금하다. 불과 이틀전까지 플레잉코치였던 긱스 감독 대행의 장점은 20여년의 세월 동안 빅 클럽의 일원으로 활약했던 경험이다. 단점이라면 지도자 경험이 부족하다. 1980년대의 케니 달글리시처럼 리버풀의 선수 겸 감독으로 활약할 가능성이 없지 않으나 그때의 축구와 지금의 축구는 분명 다르다. 현대 축구는 지도자들에게 요구되는 것이 많다.

 

 

[사진=프리미어리그 우승 트로피. 과연 맨유가 프리미어리그를 다시 제패할 날이 올 것인가? (C) 나이스블루]

 

그렇다면 맨유 차기 감독은 과연 누가 될 것인가? 현지 여론에서 거론되는 몇몇 주요 인물은 이렇다. 위르겐 클롭(도르트문트) 호셉 과르디올라(바이에른 뮌헨) 디에고 시메오네(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루이스 판 할(네덜란드 대표팀) 카를로스 케이로스(이란 대표팀) 로베르토 마르티네스(에버턴) 알렉스 퍼거슨(맨유 이사)가 거론되는 중이다.

 

그러나 맨유 차기 감독에 대해서는 루머가 난무할 뿐 아직까지는 누가 올드 트래포드의 리더가 될지 알 수 없다. 긱스 감독 대행 체제가 이제 시작된 것도 맨유가 아직 감독을 구하지 못했음을 뜻한다. 현재 거론되는 맨유 차기 감독 후보중에 상당수도 현역이다. 이들 중에는 현 소속팀에서 입지가 굳건하거나 잔류 가능성이 높은 인물들이 꽤 있다. 클롭 감독과 과르디올라 감독은 이미 현 소속팀 잔류 의사를 밝혔다. 퍼거슨 맨유 이사는 감독 복귀 가능성이 결코 적지 않으나 73세의 고령이 걸림돌이다.

 

 

 

 

하지만 네덜란드와 이란 대표팀 지휘봉을 잡는 판 할 감독과 케이로스 감독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앞으로 50여일 뒤에 치러질 브라질 월드컵을 마치면 새로운 팀에서 새출발을 할 수도 있다. 현재 지휘중인 팀의 사령탑을 연임할 의사가 없다면 월드컵 종료 후 팀을 떠나는 것이 적기라고 볼 수 있다. 이미 판 할 감독은 브라질 월드컵 종료 후 대표팀을 떠나게 됐다.(네덜란드 차기 대표팀 사령탑은 거스 히딩크 감독으로 결정됐다.) 케이로스 감독은 남아공 대표팀 사령탑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으나 공식적인 발표인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

 

판 할 감독은 1990년대부터 유럽의 여러 클럽들을 지도하면서 특출난 선수들을 발굴하며 좋은 성적을 달성했던 경험이 있다. 비록 2000년대 초반 네덜란드 대표팀과 FC 바르셀로나에서 실패했던 흑역사가 있었으나 2008/09시즌 알크마르의 에레디비지에 우승과 2009/10시즌 바이에른 뮌헨의 분데스리가 우승을 통해 재기에 성공했다. 그러나 선수 장악력 및 친화력에 문제가 있다. 독단적인 리더십에 의해 일부 선수와 불화를 겪었으며 이러한 유형의 지도자는 선수들의 호감을 얻기 어렵다.

 

케이로스 감독은 과거 맨유의 수석코치로 활동했으며 뛰어난 전술 구사에 의해 '퍼거슨 브레인'으로 통했다. 맨유가 2007/08시즌 프리미어리그와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동시에 달성하는데 있어서 케이로스 감독의 전술이 적중했다. 그러나 레알 마드리드와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으로서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과거의 경력이 약점으로 작용한다. 한국 축구팬 입장에서는 그의 맨유 사령탑 부임을 좋지 않게 바라볼 것이다. 케이로스 감독은 지난해 A매치 한국전에서 주먹감자 논란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장본인이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라이언 긱스가 오랫동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에서 롱런했던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39세의 나이에도 훌륭한 축구 실력을 유지했지만 그것 뿐만이 아닙니다. 맨유가 어려운 상황에 몰릴때 스스로 팀을 지탱하며 젊은 선수들의 분발을 이끌었습니다. 노리치전에서는 팀의 무승부가 굳어지는 시점에서 결승골을 넣었습니다. 통산 900경기 출전 경기에서 직접 골을 터뜨리며 맨유의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맨유는 26일 저녁 10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6라운드 노리치 원정에서 2-1로 승리했습니다. 전반 7분 폴 스콜스가 선제골을 넣었고, 후반 38분 그란트 홀트에게 동점골을 허용했으나, 후반 46분 긱스의 결승골로 승점 3점을 얻었습니다. 1위 맨체스터 시티와의 승점 차이를 2점으로 좁혔습니다. 만약 이 경기에서 비겼다면 선두와 승점 4점 차이가 되었을지 모릅니다. 긱스의 골이 뜻깊었던 경기였습니다.

맨유의 노리치전 승리, 하지만 경기력은 글쎄...

두 팀의 선발 라인업은 이렇습니다.

맨유(4-4-2) : 데 헤아/에브라-퍼디난드-에반스-존스/긱스-스콜스-캐릭-나니/웰백-에르난데스
노리치(4-4-2) : 무디/드러리-워드-윗브레드-노튼/서만-존슨-폭스-필킹턴/홀트-잭슨

맨유는 전반 7분 스콜스 선제골로 1-0 앞섰습니다. 나니가 오른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린 볼이 박스 중앙에서 웰백-에르난데스 사이를 통과했고, 근처에 있던 스콜스가 헤딩골을 넣었습니다. 1골 추가한 맨유는 전반 15분 이전까지 오른쪽 공격이 많았습니다. 나니의 기교를 앞세워 노리치 수비를 뚫겠다는 심산이죠. 그 과정에서 전반 7분 나니의 크로스가 스콜스 선제골의 기준점이 되었고, 15분에는 웰백이 오른쪽에서 날카로운 슈팅을 시도했죠. 나니가 상대 수비를 흔들어 놓는 역할이 중요한 이유는 루니가 결장했습니다. 웰백-에르난데스는 상대 수비를 농락할 기질이 부족합니다. 맨유의 '나니 중심의 공격'은 전반 초반에 효과를 봤습니다.

전반 중반 이후부터는 노리치의 공격 기회가 많아졌습니다. 맨유 공격이 소강 상태에 빠지면서 노리치의 반격으로 이어졌네요. 롱볼 작전이 효율적이지 못했지만, 포어체킹과 지공으로 국면 전환하면서 공격 점유율이 많아졌습니다. 전반 27분 포어체킹때는 맨유 공격을 두 번이나 차단했어요. 같은 시간대에는 필링턴 슈팅이 데 헤아 선방에 막혔지만 문전 쇄도에 이은 오른발 슈팅으로 위협적인 골 장면을 연출했습니다. 맨유가 노리치 저항을 받으며 고전을 거듭했습니다. 전반 30분을 넘긴 뒤에도 맨유보다는 노리치 공격 전개가 더 빨랐고 날카롭습니다.

[사진=노리치 원정 2-1 승리를 공식 발표한 맨유 공식 홈페이지 (C) manutd.com]

전반 32분에는 에르난데스가 박스 중앙에서 웰백의 짧은 패스를 받아 오른발 슈팅을 날렸지만 세기가 약했습니다. 노리치 수비 공간이 벌어졌을때 골을 노렸는데 기회를 충분히 살렸어야 합니다. 이날 에르난데스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습니다. 웰백에 비해 몸 놀림이 둔합니다. 전반전에는 상대 수비벽을 뚫지 못하면서 활동 폭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노리치전 이전까지 리그 20경기 8골 1도움 기록했지만, 더 많은 골을 넣는 선수로 성장하려면 지금보다 부지런히 뛰어야 합니다. 노리치전 컨디션 저하는 둘째치고 평소 기복이 심했습니다.

왼쪽 측면에서는 공격 성향의 윙어가 투입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그렇다고 긱스가 부지한 것은 아닙니다. 왼쪽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패스를 찔러주는 역할에 나름 충실했죠. 하지만 맨유는 오른쪽에 비해서 왼쪽 공격이 조용했습니다. 다채롭지 못한 공격 전개가 거듭되면서 노리치 수비에게 읽혔고, 상대팀의 빠른 공세에 대처했던 시간이 많을 수 밖에 없었죠. 전반 27분 데 헤아 선방이 없었다면 전반전을 1-1로 마쳤을지 모릅니다. 전반전 최고의 선수는 데 헤아라고 봐야 합니다.

후반전에 나선 맨유는 스콜스 중심으로 공격을 전개했습니다. 스콜스가 좌우로 넓게 벌려주는 패스를 시도하거나 중원에서 동료 선수와 패스를 주고 받으면서 맨유가 공격을 주도했습니다. 때로는 긱스가 중앙에서 공격을 풀어주고 캐릭까지 전진패스를 시도했습니다. 스콜스에게 쏠리는 비중을 풀겠다는 의도죠. 노련미를 앞세우면서 노리치의 전반전 기세를 잠재웠습니다. 노리치 입장에서는 전반전을 0-1로 마쳤지만 경기 내용이 대등해지면서 후반 초반에 동점골을 넣는 전략을 세웠을지 모릅니다. 이러한 노리치의 대응을 맨유가 의식했는지 후반전에 작전을 바꿨습니다. 스콜스 효과는 이번에도 통했습니다.

그러나 맨유의 골 생산은 지지부진합니다. 후반들어 독보적인 점유율 우세 속에서도 공격 옵션들이 노리치 협력 수비에 막히면서 박스 안쪽을 접근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에르난데스 부진이 후반 초반에도 이어지면서 슈팅 타이밍을 찾기 힘들었죠. 후반 17분에는 에르난데스를 대신해서 애슐리 영이 교체 투입됐습니다. 왼쪽 공격력 저하-에르난데스 부진을 만회하겠다는 의도입니다. 긱스는 웰백 밑으로 처지면서 맨유 포메이션이 4-4-1-1로 변형됐습니다. 후반 22분에는 박스 오른쪽 바깥에서 크로스를 시도하면서 활동 폭이 넓어졌습니다. 4분 뒤에는 골문 가까이에서 왼발 슈팅을 날린 볼이 크로스바를 강타하는 장면이 연출됐습니다.

하지만 맨유 선수들은 후반 30분에 접어들면서 집중력이 약해졌습니다. 1-0 리드에 너무 만족했던 것 같습니다. 노리치 반격의 빌미를 제공했죠. 후반 37분에는 스콜스가 횡패스를 잘못 연결한 것이 윌브라험의 중거리 슈팅으로 이어졌습니다. 데 헤아의 다이빙 펀칭으로 막았지만 38분에는 홀트에게 동점골을 허용했습니다. 노리치 롱볼이 올라왔을때 윗브레드 헤딩 패스에 이은 홀트의 터닝 슈팅이 골로 이어졌습니다. 홀트가 마무리지을때 퍼디난드를 비롯한 맨유 선수 3명이 느슨하게 마크한 것이 화근입니다. 2분 뒤에는 홀트가 맨유 박스 가까운 곳에서 슈팅을 날렸습니다. 자칫 역전골을 내줬을지 모릅니다. 홀트를 마크하는 맨유 수비수의 존재감이 약했습니다.

답답한 경기를 펼쳤던 맨유는 후반 46분 긱스가 결승골을 넣었습니다. 문전으로 쇄도하는 과정에서 애슐리 영의 왼쪽 측면 크로스를 박스 가까이에서 왼발로 마무리 했습니다. 통산 900경기 출전 기록을 달성하면서 결승골의 영광을 만끽했죠. 만약 슈퍼스타의 해결사 기질이 묻어나지 못했다면 맨유는 노리치전에서 1-1로 비기면서 맨체스터 시티와의 격차가 벌어졌을 겁니다. 전반 초반에 선제골 넣었던 스콜스와 더불어 팀 승리를 이끌었죠. 팀의 전체적인 경기력은 강팀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지만 두 노장이 골을 넣으며 팀을 지탱했습니다. 또한 데 헤아가 몇차례 선방하면서 어려운 고비를 넘겼습니다. 최악의 위기를 넘긴 노리치전 이었습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대표적인 약점은 중앙 미드필더 부재 입니다. 박지성, 웨인 루니가 중원에서 뛰고 있는 것은 그만큼 맨유의 허리가 약하다는 뜻입니다. 두 선수가 다른 포지션에서 활약하면서 맨유의 측면 공격이 허술해졌고, 하비에르 에르난데스는 자신의 골 생산을 도와줄 조력자 없이 경기에 임했습니다. 맨유가 최근 프리미어리그 2경기에서는 4-1-4-1을 활용했지만 원톱만큼은 철저히 실패작입니다. 모든 문제가 중원에서 시작되었고, 1월 이적시장에서 걸출한 중앙 미드필더를 영입하지 않으면 올 시즌 전망은 뻔합니다.

[사진=박지성 (C) 유럽축구연맹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uefa.com)]

우선, 루니의 중앙 미드필더 변신 효과는 미미합니다. 선덜랜드전에서는 맨유 미드필더 및 공격수 중에서 가장 많은 패스(74개)를 기록했지만 14개의 패스 미스가 아쉬웠죠. 볼 배급을 통해서 공격을 주도하는 플레이도 약했습니다. 맨유의 잔패스에 많이 관여했지만 자신의 앞선에서 볼을 받아내고 상대 수비수를 뒤흔드는 주변 선수들의 움직임이 능동적이지 못했던 아쉬움도 있었죠. 에르난데스-웰백의 부진을 놓고 보면 루니는 최전방에 있어야 합니다. 특히 에르난데스가 상대 수비 견제에서 벗어나려면 근처에 루니가 필요할 수 밖에 없습니다.

박지성의 중앙 미드필더 활약에 대해서는 사람들마다 평가가 엇갈립니다. <스카이스포츠>는 선덜랜드전이 끝난 뒤 "깔끔한 볼터치였으나 강력한 임펙트가 아니었다"며 꼬집었습니다. 반면, 지난 6일 효리사랑 블로그 포스팅에서는 "박지성이 열심히 움직이지 않았다면 플래처가 양질의 패스를 공급할 수 있었을까", "움직임을 비롯해서 전체적인 공격 전개가 무난했고 과감히 돌파를 시도하는 장면이 인상깊었다"라는 반론을 들었습니다. 중원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기 이전에는 동료 선수를 도와주는 조력자에 가까웠다는 뜻이죠. 많은 축구팬들도 박지성 중앙 미드필더 활약상에 관한 의견이 엇갈리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현 시점에서 박지성-루니에게 짜임새 넘치는 호흡을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두 선수가 평소에 호흡이 잘 맞았지만 왼쪽 윙어-공격수로 뛰었을때 가능했던 일입니다. 둘 다 중앙 미드필더라는 생소한 포지션에서 뛰면서 세밀한 공격 전개를 바라기에는 무리입니다. 중앙 미드필더는 공격과 수비, 팀 전술과 개인 전술 능력에 이르기까지 많은 능력을 요구하는 포지션입니다. 가장 기본적인 것은 동료 선수와 무난하게 공존해야 합니다. 그런데 박지성과 루니는 중앙에서 많은 호흡을 맞췄던 선수들이 아닙니다. 선덜랜드전에서는 플래처가 합류했지만 오랫동안 결장했던 실전 감각 저하가 아쉽죠. 맨유의 중앙 문제가 쉽게 해결될 것 같지 않습니다.

루니는 적절한 시점에 최전방으로 복귀할 것입니다. 하지만 박지성은 중원에서 계속 뛸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 여름 맨유의 미국투어를 기점으로 중앙 미드필더 기용이 많아졌습니다. 공수 양면에서 여러가지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근면함과 풍부한 활동량이 뒷받침 됐죠. 흔히 말하는 앵커맨이나 홀딩맨 같은 범주보다는 박스 투 박스에 적합한 스타일입니다. 최근에는 에르난데스 옆공간까지 올라오거나, 좌우 측면까지 넓게 커버하는 프리롤 형태의 경기를 펼쳤습니다. 루니에 비하면 볼에 관여하는 움직임이 많지 않았지만, 오히려 동료 선수가 편하게 움직이도록 빈 공간에서의 활동이 많았죠. 상대 수비가 자신을 따라붙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박지성의 중앙 미드필더 전환을 보면서 라이언 긱스를 떠올립니다. 긱스는 왼쪽 윙어에서 중앙으로 포지션을 바꾼 케이스죠. 측면 미드필더로 활동하기에는 기동력과 체력이 예전같지 않으며, 그동안 많은 경기를 뛰면서 단련된 볼 배급의 날카로움이 맨유 중원에 필요했습니다. 이미 30대 접어든 박지성도 긱스처럼 중앙 미드필더 출전이 많아졌습니다. 박지성의 중앙 미드필더 완성형이 어떨지는 아직 속단할 수 없지만, 현재의 폼이라면 긱스보다는 맨유의 박스 투 박스로서 자신만의 고유한 스타일을 강조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박지성은 긱스와 스콜스처럼 전방쪽으로 단번에 찔러주는 킬러 패스로 결정적인 골 기회를 연출하거나, 양질의 패스를 적시적소에 뿌리는 타입과는 거리감이 있습니다. 긱스와 똑같은 포지션 이동을 나타냈지만 두 선수의 스타일 차이점이 엄연히 존재합니다. 박지성이 움직임에 초점을 맞췄다면 긱스는 볼 배급에 비중을 두는 타입이죠. 맨유의 문제점은 중원에서 공격을 풀어 줄 선수의 존재감이 약합니다. 긱스는 경기에 활발히 뛰지 못하고 있으며 스콜스는 은퇴했죠. 베슬러이 스네이더르(인터 밀란)라는 이름이 축구팬들 사이에서 운운될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박지성은 맨유 중원에 필요한 선수입니다. 박스 투 박스로서의 개성이 넘쳐흐르기 때문입니다. 맨유에서 자신만의 뚜렷한 콘셉트를 지닌 중앙 미드필더는 전무한 실정입니다. 안데르손-캐릭-플래처는 정체를 거듭하면서 선수 고유의 장점이 '꾸준히' 묻어나지 못했고, 클레버리는 두 번의 부상이 아쉬우며, 긱스도 경기 출전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상황을 비추어보면, 박지성이 굳이 긱스의 플레이를 닮을 필요는 없습니다. 긱스의 장점을 습득하며 자신만의 공격력을 살찌우는 것은 좋지만 본인만의 콘셉트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축구 선수의 경기력은 하루 이틀만에 달라지지 않습니다.

중앙 미드필더는 긱스와 스콜스, 스네이더르처럼 패싱력이 뛰어난 유형이 전부가 아닙니다. 패싱력은 기본이지만 선수의 장점이 최대화 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일각에서는 이용래가 기성용-구자철-윤빛가람처럼 패싱력이 발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과소평가 합니다. 하지만 이용래의 중요성은 지난달 7일 비공인 A매치 폴란드와의 후반전에서 실감했죠. 이용래가 교체 투입하면서 전반전에 무기력했던 한국의 공격이 살아났습니다. 또한 염기훈이 수원에서 골 생산이 많았던 것도 이용래-이상호 같은 활동량에 일가견 있는 공격형 미드필더들과 공존했던 이점이 있었습니다. 두 선수가 상대 수비진을 흔들어주면서 염기훈에게 많은 공간이 생겼죠. 이용래는 조광래호-수원에서 전술적으로 중요한 선수입니다.

이용래를 예로 든 것은 박지성의 '긱스화'가 정답이 아님을 쉽게 풀이한 것이죠. 긱스와 똑같은 공격 역량을 갖췄다면 더 좋겠지만, 박지성이 맨유의 중원에서 내세울 수 있는 강점은 움직임입니다. 경기를 풀어주는 지휘자의 면모를 발휘하기에는 중원에서 더 많은 경험이 축적되는 것부터 우선입니다. 그렇다고 완전히 포지션을 옮긴것은 아니지만, 박지성이 지금까지 맨유의 주축 선수로 존재했던 배경은 '움직임'이라는 자신만의 콘셉트가 뚜렷하면서 팀에 도움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지난 20일 5부리그 클로리 타운과의 FA컵 16강에서 1-0으로 승리했습니다. 하지만 안데르손이 무릎 인대 및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면서 미드필더 운영에 차질을 빚게 됐습니다. 박지성-발렌시아가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현 상황에서는 안데르손의 부상이 경기력 유지의 타격으로 작용합니다. 오는 24일 마르세유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는 세 명의 미드필더 없이 경기에 나섭니다.

물론 맨유는 스쿼드 로테이션 시스템을 활용합니다. 하지만 마르세유전을 포함한 원정 4연전(마르세유-위건-첼시-리버풀 원정)을 앞두면서, 빠듯한 경기 일정에 직면한 현실에서는 박지성-발렌시아-안데르손의 부상 공백이 존재합니다. 그것도 3개 대회(EPL+CL+FA컵)를 병행하고 있죠. 기존 미드필더들의 체력적 부담이 가중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동안 누적된 체력 문제까지 포함하면 시즌 후반기를 맞이한 현 시점에서 미드필더진의 과부하가 우려됩니다.

원정 4연전 앞둔 맨유의 불안 요소, MF 체력 저하

가장 걱정되는 인물은 '38세' 긱스입니다. 긱스는 유연한 경기 조절 및 세밀한 볼 전개로 박지의 아시안컵 차출 공백을 메우면서 맨유의 전력 약화를 막아내는데 기여했습니다. 하지만 맨유가 최근 3개월 동안 치렀던 18경기 중에서 15경기에 출전했으며 그 중에 11경기를 선발로 뛰었습니다. 특히 박지성이 아시안컵에 차출된 이후 11경기 중에 10경기를 뛰었고, 그 중에 8경기에서 선발로 모습을 내밀었습니다. '회춘 모드'를 발휘했던 2009/10시즌 초반에도 1주일에 1경기씩 출전하는 체력 안배가 있었지만, 이제는 박지성이 햄스트링을 다치면서 출전 부담이 많아졌습니다.

긱스는 지난해 9월과 10월에 햄스트링 부상으로 신음했습니다. 햄스트링은 무리한 경기 출전에 따른 피로 누적에 의해 부상을 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박지성-안데르손이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던 것도 같은 배경이죠. 그런 긱스의 경기 출전이 앞으로도 잦아지면 맨유 입장에서 햄스트링 부상 재발을 또 걱정해야 합니다. 긱스의 나이를 고려하면 무리한 출전은 팀 전력에 독이 될 수 있습니다. 긱스의 백업 자원인 '베베르탕(베베+오베르탕)' 듀오가 기량을 의심받고 있는 현 시점에서는, 맨유는 박지성-발렌시아가 돌아오기 전까지 긱스의 활용 빈도를 늘릴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 긱스는 안데르손이 부상당하면서 중앙 미드필더 전환 가능성이 없지 않습니다. 맨유가 원정 4연전 중에 마르세유-첼시-리버풀전에서 4-2-3-1 또는 4-3-3을 구사할 것으로 보이며 중앙 미드필더들의 선발 출전 폭이 넓어집니다.(박지성 공백이 아쉬운 또 하나의 이유) 스콜스-플래쳐-캐릭 같은 기존 중앙 미드필더들이 그동안 많이 뛰었으며 지금까지 로테이션으로 기용됐습니다.(스콜스는 37세임을 감안해야 함) 깁슨-오셰이를 활용하기에는 경기력이 불안정하죠. 그래서 퍼거슨 감독은 어느 시점에서 긱스를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앙 미드필더들은 종횡 간격으로 활동 폭을 넓히면서 엄청난 이동거리를 필요로 합니다. 긱스가 그 패턴에 적응할지 의문입니다.

만약 긱스가 중앙에서 활동하면 루니가 왼쪽 측면에서 뛰게 됩니다. 박지성이 아시안컵에 전념했던 시기에 긱스와 함께 왼쪽을 담당했던 선수가 루니였죠. 4-2-3-1 또는 4-3-3 체제에서는 루니-베르바토프가 최전방에서 공존할 수 없기 때문에 둘 중에 한 명은 다른 포지션에서 뛰어야 합니다. 베르바토프가 맨유의 타겟맨을 굳힌 현 시점에서는 루니가 2선 또는 측면에서 이타적인 역할에 주력해야 합니다. 하지만 루니는 지난해 12월 29일 버밍엄전에서 왼쪽 윙 포워드를 맡았지만 이렇다할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긱스의 체력 부담이 축적될 수 밖에 없는 흐름이죠.
 
또 한 명의 우려되는 선수는 스콜스입니다. 올 시즌 초반에 칼날같은 패싱력으로 맨유 중원의 활기를 불어넣으며 인상깊은 활약을 펼쳤지만 경기를 치를수록 체력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시즌 중반부터는 허리에서의 활동 폭이 좁아지면서 커버 플레이에 제약을 받게 됐습니다. 상대 공격 길목을 틀어막는데 장애물이 되었죠. 체력 저하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올 시즌에도 지난 시즌처럼 지속적으로 경기에 출전했기 때문에 후반기에 무난한 활약을 펼칠지 의문입니다. 맨유의 중앙 미드필더진이 허약해진 현 시점에서는 스콜스도 긱스처럼 '나이에 비해' 경기 출전 빈도가 많을 수 밖에 없습니다.

사실, 맨유는 지난해 여름 또는 올해 1월에 중앙 미드필더를 영입했어야 합니다. 플래쳐 이외에는 믿고 기용할 수 있는 중앙 미드필더가 없기 때문입니다. 스콜스는 체력 저하, 캐릭-안데르손은 경기력 부진(그나마 안데르손은 몇몇 경기에서 폼이 올라왔지만), 깁슨은 실력 부족이라는 약점에 직면했죠. 구단의 막대한 재정난에 따른 대형 선수 영입의 어려움 때문에 원하는 선수를 데려오기 어렵지만, 지난 1월에 아담(블랙풀)을 영입했다면 스콜스 체력 문제를 극복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퍼거슨 감독은 지난해 여름 베베 영입에 740만 파운드(약 135억원)를 투자하는 악수를 두고 말았죠. 그 결과는 미드필더진의 허약함으로 이어졌죠.

긱스-스콜스 뿐만은 아닙니다. 플래쳐-캐릭-나니 같은 또 다른 미드필더 자원들도 과부하에 시달릴 우려가 있습니다. 이제는 우승을 위해 중요한 경기들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선수들이 심리적, 육체적으로 지치기 쉽습니다. 맨유 미드필더진이 몇몇 선수들의 부상으로 예년과 달리 스쿼드가 얇았던 올 시즌에는 기존 선수들의 체력 부담이 가중되고 말았죠. 최악의 상황이라면 부상의 위험성이 있습니다. 지난 시즌 맨유의 타겟맨을 맡았던 루니가 지난해 3월말 발목 부상 및 잦은 경기 출전에 따른 컨디션 저하로 슬럼프에 빠졌던 교훈을 맨유가 떠올려야 합니다.

맨유는 미드필더를 중심으로 선수들의 체력 소모를 줄이는 전략으로 시즌 후반기를 보낼지 모릅니다. 포백을 전진배치하면서 미드필더들과 공격진의 후방 부담을 줄이고, 스위칭이나 드리블 돌파 같은 체력을 요구하는 공격 패턴 보다는 자기 자리에서 패스를 주고 받으며 점유율을 늘리는 형태의 공격 전술로 변화할 것입니다. 지난 시즌 상반기에 활용했던 '점유율 축구' 말입니다. 긱스-스콜스 같은 노장들이 점유율 축구에 힘입어 묵직한 내공을 발휘했죠. 맨유가 여전히 두 노장의 회춘을 필요로 하는 현실에서는 전술 변경이 현실적 답안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이끄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다크호스 토트넘을 물리치고 프리미어리그 선두 탈환에 성공했습니다. 지금까지 경기력 부진으로 '우울한 4월'을 보냈으나 우승 길목에서 다시 강팀의 위용을 되찾았고 자신들의 목표를 저지하려던 토트넘에게 '수준의 차이'를 가르쳤습니다.

맨유는 24일 오후 8시 45분(이하 한국시간)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09/10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6라운드 토트넘전에서 3-1로 승리했습니다. 후반 13분 라이언 긱스가 페널티킥 선제골을 넣은 뒤 25분 레들리 킹에게 동점골을 내줬으나 36분 루이스 나니의 결승골로 승리를 굳혔습니다. 41분에는 긱스가 또 다시 페널티킥 골을 넣으며 맨유 승리의 쐐기를 박았습니다. 이로써, 맨유는 승점 79(25승4무7패)를 기록해 오는 26일 오전 0시 스토크 시티전을 앞둔 첼시(승점 77)를 승점 2 차이로 제치고 리그 선두에 올라섰습니다.

맨유vs토트넘, 집중력과 절박함이 서로 대조적

맨유와 토트넘의 경기는 '1위 탈환vs4위 수성'의 대결 구도로 주목을 끌었습니다. 맨유는 토트넘을 이기면 리그 1위 자리를 탈환할 수 있고, 토트넘이 맨유를 제압하면 리그 4위 자리를 지키며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획득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 경기는 목표에 대한 집중력과 절박함이 강한 팀이 유리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무리 개인 역량이 출중하더라도 심리적인 압박감을 다스리지 못하고 중요한 고비를 넘지 못하면 좋은 경기를 치를 수 없습니다. 그런데 맨유와 토트넘의 경기력에서는 집중력과 절박함이 서로 대조적 이었습니다.

만약 맨유가 집중력이 약한 팀 이었다면 후반 막판에 2골을 몰아치지 못했을 것입니다. 후반 25분 킹에게 동점골을 헌납한 이후의 상황이 고비였기 때문이죠. 맨유는 실점 이후 긱스-스콜스의 노련한 경기 운영에 힘입어 나니-베르바토프-마케다를 전방에 깊숙히 배치하여 공격적인 경기 흐름을 유도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나니를 통한 오른쪽 측면 돌파로 상대 수비의 뒷 공간을 공략하는 작업을 활발히 펼치면서 토트넘의 기세를 무너뜨리기 시작했습니다. 상대 수비수를 제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전방쪽으로 질주하려는 나니의 집중력은 경이적이었고 후반 36분 토트넘 골키퍼 고메즈와의 1대1 상황에서 절묘한 로빙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습니다.

맨유는 뚜렷히 부진한 선수가 없었을 만큼 선수들이 열의를 다해 뛰는 모습이 인상적 이었습니다. 경기 종료 후 <스카이스포츠>를 통해 평점 6점 미만의 점수를 받은 선수가 한 명도 없었다는 점이 이를 증명하죠. 그동안 경기력이 주춤했던 베르바토프-하파엘은 이날 경기에서 아쉬운 실수를 범했지만 부지런한 움직임을 앞세워 공간을 넓게 커버하고, 협력 플레이에 주력하는 모습에서는 부진했다고 볼 수 없습니다. 공을 따내기 위해 상대 선수보다 한 발 더 움직이면서 저돌적인 몸싸움을 펼치거나, 수시로 상대 수비 뒷 공간 침투에 주력했던 그들에게 '절박함'이 보였습니다.

에브라에게도 절박함이 느껴졌습니다. 후반 2분 갑자기 구토를 하면서 오셰이와 교체 될 수 있었던 만큼 토트넘전에서 힘든 고비를 넘겼어야 했습니다. 경기 내내 그라운드를 활발히 질주하면서 순간적인 활동량이 많아지다보니 속이 울렁거리면서 구토를 하고 말았죠. 감독 입장에서는 선수 보호 차원에서 교체할 수 있었지만 에브라는 끝까지 경기 출전을 강행하며 상대 박스 안쪽까지 활발히 움직였습니다. 그러더니 후반 14분 야수-에코토로 부터 페널티킥을 얻으며 긱스의 선제골을 역어냈습니다.

반면 토트넘은 몇몇 선수의 무기력한 경기력이 문제였습니다. 중요한 고비에서 자신의 몫을 충분히 해줬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것이죠. 디포-파블류첸코 투톱은 경기 내내 비디치-에반스로 짜인 맨유의 센터백에 막혀 고전을 면치 못했고, 오른쪽 윙어 자원인 벤틀리의 영향력은 미비했습니다. 팔라시오스는 평소와 달리 뒷 공간을 자주 허용하거나 모드리치와 동선이 겹치는 문제점을 드러냈습니다. 베일의 공격력은 맨유의 포백을 뚫기에는 힘이 부쳤고 야수-에코토는 에브라에게 불필요한 파울을 범해 팀의 패배를 자초했습니다.

특히 베르바토프와 디포-파블류첸코 투톱의 경기력을 비교하면 두 팀의 희비가 엇갈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비록 맨유가 박스 안에서 골을 해결할 수 있는 루니의 존재감을 감추지 못했지만, 베르바토프가 후방에서 밀어준 패스를 받기 위해 공간 이곳 저곳을 움직이며 안간힘을 쏟은 모습에서는 그동안의 부진을 만회하려는 노력이 보였습니다. 근래 이러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데다 볼 트래핑이 수준급이었던 만큼 공격력이 개선된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디포-파블류첸코는 최전방에서의 연계 플레이 및 적극성 부족으로 토트넘 공격의 실마리를 풀지 못한 끝에 후반전 도중 교체되고 말았습니다.

두 팀 감독들의 작전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토트넘의 래드납 감독은 후반 20분 레넌을 투입하면서 베일-구드욘센-파블류첸코-레넌의 공격 라인을 맨유 박스 안쪽으로 접근시켰고, 팔라시오스를 풀백으로 놓는 모험을 시도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맨유에게 기회로 작용했습니다. 토트넘의 좌우 윙어와 풀백의 공간이 벌어지면서 긱스-나니의 위치를 토트넘의 박스 안쪽으로 끌어 올리고 베르바토프가 두 선수와 간격을 좁히면서 유기적인 콤비 플레이를 유도했습니다. 그래서 팔라시오스와 야수-에코토가 뒷 공간을 허용하는 문제점을 드러내면서 토트넘의 수비 부담이 커졌고, 맨유는 상대 수비의 약점을 공략한 끝에 후반 36분과 41분에 골을 작렬했습니다.

그리고 맨유에는 긱스-스콜스 같은 노장들의 무게감이 승리의 원동력이 됐습니다. 37세의 긱스는 후반 13분과 41분에 페널티킥으로 두 골을 넣으며 맨유의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전반전에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종적인 움직임을 앞세운 돌파로 팔라시오스의 뒷 공간을 뚫으며 베르바토프와의 유기적인 공격을 유도했고, 후반전에는 페널티킥 상황에서 두 번의 예리한 슈팅을 날리며 '노장의 힘'을 보여줬습니다. 36세의 스콜스는 54개의 패스 중에 48개를 성공할 만큼 대부분의 패스가 정확했고, 패스 위주의 경기 운영으로 팀 공격의 활력을 불어넣는 것과 동시에 세밀한 태클을 앞세워 상대 공격의 예봉을 끊었습니다.

두 노장은 그동안 체력적인 문제에 시달리며 후반전이 되면 집중력 저하로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풀타임 출전한 것을 비롯 경기 내내 자신의 장점을 꾸준히 유지하며 상대 수비를 흔들었습니다. 토트넘전이 맨유의 운명을 가르는 중요한 경기이자 후배 선수들을 독려해야 하는 책임감 때문에 정신적인 무장이 불가피했고 실전에서 팀 전력의 구심점 역할을 해냈습니다. 토트넘이 몇몇 선수들의 적극성 부족 및 불안한 수비에 시달리며 힘든 경기 운영을 펼쳤던 것과 비교하면 맨유의 경기력이 단연 우세였습니다. 아스날과 첼시를 꺾고 맨유 원정에 나선 토트넘의 저력은 대단했지만, 오히려 맨유는 토트넘에게 '수준의 차이'를 가르치며 강팀의 진정한 본색을 보여줬습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