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가 지배했던 유럽 축구의 판도가 2013/14시즌에 달라졌다. 올 시즌 중반에 접어든 현재까지 유럽 주요 리그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선수는 루이스 수아레스(리버풀) 디에구 코스타(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며 서로 19골씩 넣었다. 수아레스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코스타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득점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이며 현재 흐름을 시즌 끝까지 유지하면 득점왕 달성이 가능하다.

 

수아레스의 득점 1위 행진은 앞으로 계속 될 것이다. 2위 세르히오 아구에로(맨체스터 시티, 13골)와의 격차를 6골로 벌렸기 때문. 최근에는 아구에로가 부상으로 내년 2월에 복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아레스의 독주가 사실상 확정된 분위기다. 코스타는 2위 호날두보다 2골 더 많은 득점을 올렸다. 호날두의 몰아치기 가능성을 놓고 볼 때 득점 1위를 계속 유지할지 여부를 알 수 없다. 그럼에도 지난 주말 레반테전에서 2골 넣으며 지금의 오름세가 반짝이 아님을 보여줬다.

 

 

[사진=루이스 수아레스 (C) 리버풀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liverpoolfc.com)]

 

수아레스와 코스타의 득점 선두 질주가 반가운 것은 '메시vs호날두' 대립 구도를 깨뜨릴 새로운 스토리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메시와 호날두의 유럽과 세계 No.1 대결은 2000년대 후반부터 이어졌다는 점에서 한편으로는 식상한 느낌이 없지 않았다. 두 스타의 아성을 무너뜨릴 새로운 스타가 탄생하지 않았던 원인이 컸기에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메시가 부상으로 신음하는 사이에 수아레스와 코스타가 '신계' 진입을 노리게 됐다.

 

두 선수가 아직 신계에 도달한 것은 아니다. 자신의 에이스 기질을 앞세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달성했던 이력이 없다. 호날두는 2007/08, 메시는 2008/09시즌 우승을 통해 FIFA 올해의 선수상과 발롱도르를 동시에 휩쓸며(FIFA 발롱도르가 분리되었던 시절) 세계 최고의 선수로 인정 받았다. 수아레스는 소속팀 리버풀의 지난날 성적 부진에 의해 올 시즌 유럽 대항전에 출전하지 못하며 코스타는 지금까지 챔피언스리그에서 크게 두각을 떨쳤던 경험이 없다. 유럽 최고의 골잡이로 인정 받으려면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당연히 중요하다. 그것도 자신이 주도적인 역할을 맡아야 한다.

 

하지만 2014년에는 브라질 월드컵이 있다. 월드컵에서 가장 화려한 활약을 펼치는 선수가 2014 FIFA 발롱도르를 수상할 가능성이 높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는 파비오 칸나바로(은퇴)가 이탈리아 우승을 이끈 공로로 FIFA 올해의 선수상과 발롱도르를 동시에 수상했다. 물론 칸나바로는 수비수였으나 자국 대표팀의 월드컵 우승을 이끄는 선수가 세계 최고의 선수로 도약하거나 혹은 지킬 가능성이 높다. 특히 골잡이는 팀의 승리와 대회 최종 성적을 결정지을 임펙트가 있다는 점에서 여론의 가장 높은 관심을 받는다.

 

수아레스와 코스타는 지금의 페이스를 잘 유지하면 브라질 월드컵에서 많은 골을 터뜨릴 잠재력이 있다. 두 선수가 몸담고 있는 우루과이와 스페인의 월드컵 우승 가능성을 확신하기 어렵겠지만, 수아레스와 코스타가 대회에서 골을 넣기 위해 분발하면 우루과이와 스페인이 좋은 성적을 거둘 확률이 높아진다. 더욱이 두 선수는 남미 출신 공격수라는 공통점이 있다. 브라질에서 경기하는 것이 결코 낯설지 않다. 코스타의 경우 대표팀이 스페인이나 실제로는 브라질 출신이며 한때 브라질 대표팀에서 A매치 2경기에 뛰었다.

 

유럽을 넘어 세계 최고의 골잡이로 도약하는데 있어서 월드컵 우승은 반드시 이루어야 할 과제다. 우승은 아니더라도 득점왕을 노릴 필요는 있다. 수아레스와 코스타는 포르투갈의 호날두, 아르헨티나의 메시와 함께 월드컵 득점왕을 다툰다. 또 다른 선수가 월드컵 득점왕 경쟁 대열에 가세할 수도 있지만, 수아레스와 코스타는 2013/14시즌 프리미어리그와 프리메라리가에서 놀라운 득점력을 과시하며 자신의 가치를 끌어 올리는데 성공했다. 이러한 활약속에 멘탈이 좋지 않은 단점을 커버하게 됐다.

 

두 선수에게 1차적으로는 프리미어리그와 프리메라리가 득점왕이 중요하다. 그래야 '잉글랜드 무대를 평정했다', '스페인 리그에서 호날두-메시와의 경쟁에서 이겼다'는 평가를 받을 것이며 그런 인식에 의해 세계 축구팬들의 화려한 주목을 끌게 될 것이다. 그 이후에는 월드컵에서 세계 최고 골잡이에 도전해야 한다. 어쩌면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은 골잡이들의 각축전이 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한마디로 다사다난한 아스널 입니다. 시즌 초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에게 2-8로 대패하면서 이적 시장 막판 여러명의 선수를 보강했지만 아직까지 성과가 빈약합니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현재 순위는 15위이며 더 이상 빅4를 장담할 수 없습니다. 특히 세스크 파브레가스, 사미르 나스리 이적 공백이 여전한 치명타 입니다. 공격의 맥을 잡아줄 적임자가 없는 것이 아스널의 대표적인 약점 입니다. 그나마 몇몇 경기에서 토마스 로시츠키가 중원에서 제 구실을 다할 뿐입니다.

아스널의 잠재적 위기는 '골잡이' 로빈 판 페르시(28) 거취 입니다. 그동안 거물급 선수 영입에 인색했음을 미루어보면 판 페르시의 이적은 아스널이 강팀으로서 체면을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판 페르시는 최근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의 영입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맨시티는 얼마전 경기 출전 거부로 논란을 빚었던 카를로스 테베스 문제로 골치 아픈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만약 테베스와 작별하면 판 페르시를 영입하겠다는 복안입니다. 제코-아궤로 투톱이 건재한 현 상황에서 판 페르시가 붙박이 주전을 차지할지는 의문이지만, 아스널 현 상황을 보면 판 페르시 이적은 결코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닙니다.

[사진=로빈 판 페르시 (C) 아스널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arsenal.com)]

그런 아스널은 지난 몇년간 팀의 주력급 선수들과 수없이 작별했습니다. 파브레가스-나스리를 비롯해서 가엘 클리시, 윌리엄 갈라스, 콜로 투레, 엠마뉘엘 아데바요르, 마티유 플라미니, 파트리스 비에라, 티에리 앙리 등이 대표적 입니다. 선수 인건비에 많은 돈을 투자하지 않는 아르센 벵거 감독의 성향, 2006년 에미레이츠 스타디움 건립에 따른 막대한 부채, 6시즌 연속 무관이 아스널 전력 강화를 힘들게 했습니다. 과거에 비하면 부채를 착실히 갚았고, 올해 여름 이적시장 막판에는 임대 선수 포함해서 5명을 영입했습니다. 하지만 우승과 인연 없는 최근의 행보가 걸림돌 이었습니다.

아스널이 파브레가스-나스리를 지키지 못한 것은 우승 실패 때문 입니다. 두 선수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시인했던 부분이죠. 아스널 일원으로 활약하기에는 우승을 장담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이미 파브레가스는 FC 바르셀로나 이적 초반이었던 스페인 슈퍼컵 우승을 달성했으며 프리메라리가-챔피언스리그 우승의 꿈을 꾸고 있습니다. 나스리가 속한 맨시티는 올 시즌 초반 프리미어리그에서 맨유와 더불어 2강 체제를 형성했죠. 맨시티는 지난 시즌 FA컵 우승에 힘입어 35년 무관을 극복했습니다. 이제는 우승의 자신감을 얻었죠. 반면 아스널의 위상은 6시즌 무관에 의해 점점 추락하고 있습니다.

어느 한 조직에서 인재들이 빈번하게 떠나는 것은 문제 있습니다. 조직이 추구하는 목표가 현실적인 벽에 막혔거나, 실행 방안이 잘못되었거나, 구성원 역량이 부족하거나, 리더의 태만함 또는 지휘 부족, 동기부여 결여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그 결과는 조직의 침체로 이어집니다. 이 문제를 아스널에 적용하면 6연속 무관이 주력 선수 이탈의 결정타가 됐습니다. 기존 선수들의 사기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지 모를 일입니다.

아스널은 불과 몇년전까지 맨유와 프리미어리그 양대 산맥을 형성했지만 현실은 무관의 연속 입니다. 올 시즌에는 사실상 프리미어리그 우승에 실패한 분위기이며 아르센 벵거 감독마저 인정했습니다.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조차 장담하지 못하는 처지입니다. 그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팀내 주력 선수가 북런던을 떠날 가능성이 없지 않으며 특히 판 페르시의 거취가 불분명 합니다. 판 페르시는 2000년대 중반부터 아스널 주축 공격수로 활약하며 지금까지 거너스를 지탱했습니다. 그러나 주력 선수들의 이적이 잦은 지금의 유럽 축구 현실에서는 판 페르시 앞날이 어찌될지 모릅니다.

판 페르시가 2012년 1월 이적시장에서 아스널을 떠날 일은 없을 겁니다. 팀의 주장으로서 시즌 중에 떠나는 것은 무리수임을 본인이 잘 알고 있겠죠. 샤막-제르비뉴 같은 아프리카 출신 선수들이 네이션스컵에 차출되는 시기라는 점에서 아스널은 판 페르시의 이적을 막을 겁니다. 그러나 내년 여름 이적시장이 문제입니다. 그때는 아스널의 2011/12시즌 성적이 결정되며, 판 페르시가 네덜란드 대표팀 공격수로서 유로 2012에 출전하는 시기입니다. 만약 판 페르시가 유로 2012에서 네덜란드의 선전을 주도하면 이적시장에서의 몸값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아스널이 그 시점에 판 페르시를 지켜낼지 미지수 입니다.

2012년이면 판 페르시의 나이는 29세 입니다. 더 이상 젊은 선수라고 하기에는 30대를 앞두고 있습니다. 강팀에서 뛰는 축구 선수라면 우승을 향한 욕심은 분명히 있을 겁니다. 그런데 아스널은 우승을 못하고 있죠. 맨시티 같은 돈과 우승이 보장되는(스쿼드를 놓고 보면) 클럽의 계속된 영입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공교롭게도 지난 몇년간 아스널 주장으로 활약한 경험이 있는 앙리-갈라스-파브레가스는 이미 팀을 떠난 상황입니다. 불운하게도, 아스널 주장을 맡던 선수들은 어느 시점에서 벵거 감독과 작별하는 수순을 밟았습니다. 그런 흐름이라면 판 페르시의 이적은 결코 실현 불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아스널은 판 페르시를 지켜야 합니다. 판 페르시마저 떠나면 기존 선수들 사기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겁니다. 그들 마음에서는 '아스널에 오랫동안 충성하겠다'는 마음이 약화될지 모릅니다. 주축 선수들의 이적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극단적이면서 또는 현실적으로 표현하면, 계속 머물고 싶은 클럽이 아닌 '언젠가 떠나야 하는 클럽'이라는 안좋은 이미지를 느낄지 모릅니다. 아스널이 강팀의 명분을 유지하려면 판 페르시와 꾸준한 신뢰 관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그동안 부족했던 동기부여를 끌어올리는 것 부터 중요하죠. 적어도 올 시즌에는 어떻게든 빅4를 사수해야 합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박 선생' 박주영(25, AS 모나코)이 한국 축구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절대적입니다. 아울러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모든 축구 선수 중에서 가장 독보적이며 그와 동등하거나 더 높은 레벨을 자랑하는 선수는 없습니다. 언뜻보면 과장인 것 처럼 보이지만, 아시안게임 출전 선수들의 면면을 보면 박주영이라는 이름에 시선이 쏠리기 쉽습니다.

홍명보 감독은 8강 우즈베키스탄전이 끝난 뒤 "박주영은 우리 팀에서 수준이 높은 선수다. 어린 선수들을 경험으로 잘 이끌고 있다"고 칭찬 했습니다. 박주영이 지금까지 와일드카드로서 제 몫을 다하며 후배 선수들과 힘을 합쳐 팀에 융합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우즈베키스탄전까지 3경기 연속 골 및 4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3골 2도움)를 기록한 스탯 또한 눈에 띕니다. 가장 반가운 것은 박주영의 '미친 존재감'이 팀을 일깨우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박주영 개인에게도 아시안게임 맹활약이 남다릅니다.

역시 공격수는 골로 말하는 법이다

홍명보호가 박주영의 존재감에 웃을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기존 스쿼드에서 마땅한 골잡이가 없기 때문입니다. 박희성은 지난해 U-20 월드컵에서 중앙 공격수로 뛰었으나 득점력이 떨어졌던 아쉬움을 남겼고 지난 북한전에서는 경기 운영 및 시야, 볼을 받을 때의 움직임이 매끄럽지 못했습니다. 최근 K리그 신생팀 광주FC에 입단한 김동섭은 지난 4년 동안 일본 J리그(시미즈) J2리그(도쿠시마)에서 꾸준한 경기 출전에 어려움을 겪은 끝에 기량이 늘지 못했고 올 시즌은 전 경기 결장했습니다. 그래서 아시안게임 멤버로 발탁되지 못했죠.

한국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하려면 팀에 승리를 안겨줄 확실한 골잡이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팀의 단점인 골잡이 부재를 해소하기 위해 박주영을 와일드카드로 발탁했고 올 시즌 K리그에서 두각을 떨친 지동원까지 수혈했습니다. 특히 박주영 같은 경우에는 유럽 무대에서의 롱런을 위해 병역혜택이 절실했기 때문에 아시안게임 출전이 필요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박주영의 가장 큰 장점은 지난 몇년 동안 국제 경기에 출전한 경험이 많았다는 점입니다. 와일드카드로서 후배 선수들을 이끌며 금메달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는데 가장 적합한 선수가 박주영이었다는 것입니다.

만약 박주영의 아시안게임 차출이 불발 되었다면 홍명보호의 우즈베키스탄전 승리는 장담할 수 없었습니다. 아무리 이겼다고 하더라도 4강과 결승전에서의 승승장구는 버겁게 느껴졌을 것입니다. 홍명보호의 기존 주전 공격수였던 박희성이 북한과의 예선 첫 경기에서 부진했기 때문에 박주영의 존재감이 크게 부각 됐습니다. 박주영이 아시안게임 첫 경기를 치렀던 예선 2차전 요르단전 부터 8강 우즈베키스탄전까지 4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며 한국의 승리를 이끌었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아시안게임 출전을 막으려 했던 모나코를 설득하는데 성공하여 광저우행 비행기에 오른 박주영이 더욱 기특하게 느껴지는 이유입니다.

물론 아시안게임은 23세 이하 선수들을 주축으로 치러지는 대회이기 때문에 아시안컵보다 경기력 퀄리티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한국은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이후 24년 동안 금메달 획득에 실패하면서 결코 이 대회를 만만히 바라볼 수 없게 됐습니다. 그리고 금메달을 따면 병역 혜택을 누리기 때문에 더욱 열의를 다해야 합니다. 아직 병역 문제를 해결짓지 못한 박주영 입장에서는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의 금메달을 위해 열심히 싸우면서 후배들을 챙겨야 합니다. 축구는 팀 스포츠이기 때문에 혼자만 잘하기보다는 팀을 움직여야 한다는 것을 박주영 본인이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바로 실력으로 말이죠.

특히 16강 중국전에서는 팀 공격을 이끄는 구심점 활약이 뚜렷했습니다. 원톱으로서 골에 주력하기 보다는 상대 수비를 자신쪽으로 유인하면서 밸런스 붕괴를 유도하거나, 그 틈을 노려 후방에서 공급되는 볼을 받아 유기적인 연계 플레이를 시도하고, 그런 작업을 쉴새없이 반복하며 한국이 적극적인 공격을 펼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그래서 2선 미드필더들의 전방 침투가 용이해지면서 한국이 3-0 완승을 거두는 결정타로 작용했죠. 이날 박주영의 프리킥 골도 멋졌지만, 그보다 더 의미있는 것은 팀 공격이 철저히 '박주영 중심' 이었다는 것입니다. 박주영의 존재감이 빛을 발했기 때문에 후배 선수들이 열의를 다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박주영의 활약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기대케 합니다. 지금의 아시안게임 세대들 중에 적지 않은 인원들이 브라질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4년 뒤면 29세가 되는 박주영 입장에서는 후배 선수들을 이끌어가는 컨셉에 미리 적응 했습니다. 장기적 관점에서는 성인 대표팀에서 새로운 리더가 될 수 있는 자신감을 얻게 됐죠. 전임 대표팀 체제였던 허정무호에서 이청용-기성용 같은 뉴페이스들이 '캡틴' 박지성과 함께 뛰면서 경기력 향상에 힘을 얻었던 것 처럼, 2014년 월드컵에서는 박주영이 박지성과 동등하거나 필적할 수 있는 무게감을 앞세워 팀을 이끌고 후배 선수들을 리드해야 합니다.

한 가지 주목할 것은, 박주영이 아시안게임에서 터뜨렸던 3골 모두 영양가가 컸다는 점입니다. 예선 3차전 팔레스타인전, 16강 중국전에서는 팀이 1-0으로 앞선 시점에서 한국 승리의 쐐기를 박는 골을 터뜨렸습니다. 8강 우즈베키스탄전에서는 양팀이 1-1로 맞선 연장 전반 2분에 상대 수비를 등지고 오른발 터닝슛을 날렸던 것이 결승골로 이어졌습니다. 우즈베키스탄전 같은 경우에는 2선 미드필더들의 잦은 패스미스 및 연계플레이 실패로 90분 동안 최전방에 고립될 수 밖에 없었지만, 연장전이 시작된지 얼마되지 않아 '한 방'을 터뜨리는 해결사의 기질을 발휘했습니다. 후배 선수들 앞에서 '공격수는 골로 말한다'는 것을 실력으로 입증했죠.

그리고 박주영 개인으로서도 아시안게임 맹활약이 남다릅니다. 대회 종료 후 유럽 무대에서 많은 골을 터뜨릴 수 있는 자신감을 얻게 되었기 때문이죠. 박주영은 한 번 골을 넣으면 걷잡을 수 없이 몰아치는 성향이 뚜렷한 공격수입니다. 올 시즌 초반 왼쪽 윙어로 포지션이 변경되는 혼란 속에서 득점력 부진에 시달렸던 것을 떠올리면 아시안게임이 골잡이로서의 감각을 되찾는 전환점이 되었음에 분명합니다. 물론 광저우행 비행기에 오르기 전까지 2경기에서 3골을 터뜨리며 슬럼프 탈출에 성공했지만, 아시안게임 3경기 연속골을 통해 골잡이로서의 기질을 완전히 되찾았다는 점에 의의를 둘 수 있습니다.

모나코와 대표팀에서의 기록을 합하면, 박주영은 11월 6경기에서 6골을 터뜨렸습니다. 한국 축구의 혜성으로 떠올랐던 2005년 이후 특정 기간에 골을 많이 몰아쳤던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자신의 신드롬을 일으킬 수 있었던 결정타는 다름 아닌 '골'이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격려와 관심을 얻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한국 축구의 고질적 문제점인 골 결정력 부족을 박주영이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속에서 말입니다. 그 이후 부상 및 부진으로 신음했던 시절이 있었지만 결국에는 자신이 성숙할 수 있는 계기로 이어지면서 꿋꿋하게 성장했습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에 따른 병역 혜택에 성공할 경우, 박주영의 불꽃같은 득점 행진을 오랫동안 유럽 축구 무대에서 마음 놓고 바라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한국과 일본 축구는 2010 남아공 월드컵을 통해 월드컵 원정 첫 16강 진출의 성과를 이루었습니다. 비록 16강에서 각각 우루과이, 파라과이의 벽을 넘지 못했지만 역대 월드컵에서 아시아 2개 팀이 16강에 진출했던 사례가 두 번(2002-2010년)에 불과했음을,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아시아 팀 들이 조별본선에서 나란히 고배를 마셨음을 감안하면 한국과 일본의 남아공 월드컵 16강 진출의 결과는 칭찬해야 할 부분입니다.

하지만 아쉬움이 남는 것은, 한국과 일본은 우루과이와 파라과이를 이길 수 있는 능력이 있었습니다. 한국은 전반 중반부터 허리에서 패스 게임이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경기 흐름을 장악할 수 있었고 박스 바깥에서 골 기회를 창출하려는 의지가 두드러졌습니다. 패스 게임 과정에서 터프한 수비력을 지닌 상대 미드필더 뒷 공간을 공략한 것은 한국 축구의 기술력이 4년 전 보다 눈에 띄게 진보했음을 말합니다. 그것도 상대는 남미의 다크호스 였습니다. 문제는 그 이점을 골을 통해 승화시키지 못한 것입니다.

일본은 기존의 패스 게임을 버리고 선 수비-후 역습 체제의 실리축구를 통한 '이기는 축구'로 카메룬-덴마크전에서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적어도 수비 조직력에서는 한국보다 더 좋았습니다. 포백을 골문 바깥 라인으로 고정시키고 엔도-아베-하세베로 짜인 미드필더들은 짜임새 넘치는 협력 수비에 상대 공격을 봉쇄하려는 투쟁심까지 가미됐습니다. 상대 공격을 끊으면 그 즉시 빠른 공수 전환을 통해 역습으로 재미를 봤으며 그 상황에서 반칙까지 얻어내 프리킥 골을 노렸습니다. 본선 4경기 중에 단 1골만 실점했지만 문제는 파라과이 같은 똑같은 실리축구 컨셉을 앞세운 팀을 만나면서 공격력에 문제점을 드러내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한국과 일본의 남아공 월드컵에 대한 한 가지 아쉬운 공통점은 대형 골잡이의 부재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박주영과 혼다 케이스케는 출중한 능력을 자랑하는 공격수라고 말할 수 있지만 공격수라고 해서 모두가 골잡이로 볼 수는 없는 것입니다. 디에고 밀리토, 곤살로 이과인, 리오넬 메시(이상 아르헨티나) 다비드 비야, 페르난도 토레스(이상 스페인) 파비아누(브라질) 루이스 수아레스(우루과이) 웨인 루니(잉글랜드) 디디에 드록바(코트디부아르) 같은 전형적인 골잡이들과 박주영-혼다의 컨셉은 분명히 다릅니다.

골잡이라고 해서 무조건 골을 잘 넣는것만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상대 수비를 흔들 위치를 찾거나, 박스 주위에서 날아드는 동료 선수의 공을 받을때 상대 수비를 제치는 민첩성, 상대 수비를 과감히 제낄 수 있는 발재간과 스피드, 볼 키핑력이 요구됩니다. 그리고 미드필더들의 공격 지원과 상관없이 스스로 골을 해결지을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합니다. 아무리 골을 잘 넣는 선수라도 골잡이로서 최상의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2선에서의 패스에 의존하는 골잡이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것이 테오파니스 게카스(그리스)와 비야의 차이점 입니다.

만약 한국과 일본이 특출난 골 생산을 자랑하는 대형 골잡이가 있었다면 남아공 월드컵 8강 고지에 올랐을지 모를 일입니다. 한국은 박스 바깥에서 경기를 주도했지만 박스 안에서 골을 해결지을 선수가 없었습니다. 박주영이 2선 플레이에 힘을 실었지만 루가노-고딘으로 짜인 상대 센터백 조합을 넘지 못해 골문과 가까운 거리에서 위협적인 슈팅을 날리지 못한 것은 아쉬운 일입니다. 일본의 혼다는 경기 초반부터 파라과이 수비수들의 발에 묶이고 말았습니다. 후방에서 공을 받아야 할 위치를 제대로 찾지 못하다보니 상대 수비의 먹잇감이 될 수 밖에 없었고 일본 공격이 파라과이 진영에서 여러차례 끊어지는 원인이 됐습니다.

그런데 혼다는 공격수가 아닙니다. 월드컵 본선 직전까지 오른쪽 윙어와 공격형 미드필더를 오갔던 미드필더였습니다. 팀의 원톱을 소화했던 오카자키 신지가 상대팀들의 강력한 압박에 이렇다할 대처를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일본 축구는 경기 조율과 테크닉이 뛰어난 미드필더들을 집중적으로 키웠지만 특출난 공격수가 배출되지 않는 문제점을 드러냈고 그 여파가 오카다호에 이어졌습니다. 그래서 오카다 감독은 오카자키를 벤치로 내리고 미드필더 중에서 가장 득점력이 좋은 혼다를 원톱으로 배치했는데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하지만 혼다가 공격수로서의 위치선정, 공을 받을때의 순간적인 위치가 매끄럽지 못한 것은 일본 입장에서 아쉬운 일 이었습니다.

일본에 비하면 한국은 그나마 좋은 여건입니다. 박주영이 두 시즌 동안 프랑스리그에서 공격력을 연마하며 업그레이드에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프랑스리그는 다부진 체격과 거친 수비력, 탄력까지 갖춘 수비수들이 즐비하다보니 공격수들이 골 넣기 쉽지 않은 리그로 유명합니다. 그래서 동양인 공격수가 정착하기에는 불리함이 있는데 박주영이 기교와 파워에서 결코 밀리지 않음을 입증했습니다.

하지만 한국도 대형 골잡이 부재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이동국은 국제 무대에서 신뢰를 얻지 못했고, 염기훈-이승렬은 전형적인 공격수가 아니며, 유병수-김영후는 대표팀 경험이 부족하거나 부름을 받지 못했던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리고 일본 J리그처럼 외국인 골잡이에 대한 의존도가 심한 편인데, 이것이 대형 골잡이 발굴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프로팀 성적 관점에서는 외국인 골잡이가 반드시 필요하지만 자국 축구의 실력적인 관점에서 보면 토종 골잡이를 집중적으로 육성할 수 있는 기회가 적어집니다. 물론 토종 골잡이 스스로 경쟁력을 확보해야겠지만 문제는 그 경쟁을 이겨내 대표팀 공격수로서 꾸준하게 맹활약을 펼친 선수가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한국과 일본 축구의 공통된 고민이자 과제입니다.

물론 박주영은 2003년 부터 한국 축구의 미래를 짊어질 대형 골잡이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2004년과 2005년에는 각급 대표팀과 FC서울에서 많은 골을 넣으며 한국 축구의 고질적인 골 결정력 부족을 이겨낼 축구 천재로 거듭났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박주영 컨셉을 대형 골잡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2006~2007년 부상 및 혹사 여파에 따른 슬럼프로 골 생산이 떨어졌고 2008년 AS 모나코 이적 이후에는 공격을 조율하거나(2008/09시즌) 공중볼 다툼에 주력하면서(2009/10시즌) 전형적인 골잡이 보다는 공격수로서 모든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만능형 공격수로 변신했습니다.

그런데 박주영이 남아공 월드컵 4경기에서 19개의 슈팅을 날려 1골을 기록한 것은 앞으로의 미래를 위해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입니다. 월드컵에 출전한 32개국 선수들 중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 21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슈팅을 날렸지만(16강까지) 문제는 그 시도에 비해 결과가 아쉬움에 남습니다. 물론 호날두는 맨유 시절부터 슈팅을 난사하는 경향이 두드러졌지만, 박주영이 공격수로서 확실히 골을 해결지으려면 주어진 골 기회를 놓치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프랑스 리게앙에서는 2008/09시즌 31경기 5골, 2009/10시즌 27경기 8골(프랑스컵 포함 9골)로 지난 시즌보다 골 숫자가 많았지만, 정작 골 역할을 도맡는 선수는 왼쪽 윙어 네네입니다.

하지만 박주영이 2006~2007년의 슬럼프를 딛고 다시 성장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입니다. 지금까지는 골잡이로서의 성장보다는 만능형 공격수로서의 성장이 두드러졌지만 공격수는 골로 말하기 때문에 이제는 골 생산에 다시 눈을 뜰 필요가 있습니다.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되었던 최전방에서 스스로 공격을 해결짓는 능력도 길러야 합니다. 골잡이라면 적은 골 기회 속에서도 골을 터뜨릴 수 있는 기질이 출중해야 합니다. 만약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하면 골에 대한 잣대에서 자유롭지 않을겁니다. 프리미어리그는 출중한 경기력을 자랑하는 선수들의 유입이 잦은 치열한 생존의 장이기 때문에 자신의 진가를 골을 통해 증명해야 합니다. 아울러 박주영 뿐만 아니라 한국 축구도 대형 골잡이를 집중 육성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지구촌 축구팬들의 많은 시선과 이목을 끌었던 붉은 전쟁의 승자는 리버풀이 되었습니다. 리버풀은 맨유전 2-0 완승으로 최근 4연패 부진에서 벗어나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기회를 맞이했습니다. 만약 이 경기에서 패했다면 5연패의 총체적 부진으로 충격에 빠졌을 것이며 라파엘 베니테즈 감독은 경질 위험성에 직면했을 것입니다.

위기의 리버풀을 구원한 주인공은 페르난도 토레스(25) 입니다. 토레스는 후반 19분 문전에서 요시 베나윤의 오른쪽 대각선 패스를 받아 리오 퍼디난드와의 어깨 싸움을 극복한 끝에 오른발 강슛으로 맨유 골망을 흔들었습니다. 이 골로 리버풀은 맨유전 승리 과정에 힘을 얻으며 경기 종료까지 견고한 전력을 유지했고 다비드 은고그의 후반 50분 골을 보태면서 2-0 완승을 거두었습니다. 토레스의 골이 맨유전 승리를 결정짓는 한 방이 되었을 뿐더러 팀을 위기에서 구출하는 결정타가 됐습니다.

토레스는 경기 종료 후 잉글랜드 스포츠 전문 채널 <스카이스포츠>를 통해 '원샷원킬'이라는 평가와 함께 경기 최고 점수인 9점을 부여 받았습니다. 이것은 토레스가 178번째 붉은 전쟁을 빛낸 최고의 선수가 되었음을 의미합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토레스는 이 골로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골잡이임을 과시했습니다.

토레스를 통해 본 '골잡이의 미학'

공격수는 골로 말합니다. 아무리 89분 동안 부진했다고 하더라도 단 한번의 결정적인 상황에서 팀의 승리를 이끄는 골을 넣으면 그 선수는 공격수로서 제 몫을 다한 것입니다. 반대로 골을 넣지 못하면 외부로부터 공격수로서의 자질 부족에 시달려야 합니다. 또한 공격수는 사람들에게 많은 기대와 주목, 그리고 시선을 끌기 쉬운 포지션입니다.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많은 골을 넣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골을 통해 리그의 최강자로 우뚝설 수 있는 명분을 마련하기 쉽습니다.

토레스가 그런 유형에 속하는 선수입니다. 전 소속팀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시절에 페널티 박스 안에서만 활동한다는 비판을 받을 정도로 전형적으로 부지런히 움직이는 선수는 아닙니다. 물론 리버풀 시절에는 움직임이 늘어났지만 활발한 공격 연결을 통해 동료 선수의 골을 돕는 성향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그런 역할은 리버풀의 주장인 스티븐 제라드 또는 베나윤이 도맡고 있기 때문입니다. 공격수가 골로 말하는 것 처럼, 토레스는 리버풀에서 골을 넣는 역할을 맡고 있으며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소화했습니다.

이번 맨유전도 마찬가지 입니다. 토레스는 맨유전에서 90분 동안 단 12개의 패스를 시도했으며 그 중에 7개를 동료 선수에게 정확하게 향했고 5개는 미스를 범했습니다. 맨유의 투톱 공격수인 루니-베르바토프가 '토레스보다 2배 많은' 각각 28개, 25개의 패스를 시도했던 것을 상기하면 토레스의 활발함이 아쉬울 수 있습니다. 또한 최전방을 파고드는 움직임에서도 공격형 미드필더인 아우렐리우-베나윤-카윗에 비해 부지런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토레스는 일반적인 공격 옵션과는 다른 역할을 맡는 선수입니다. 특히 4-2-3-1을 쓰는 리버풀의 원톱으로서 경기의 분위기와 팀의 승패를 엇갈릴 수 있는 중요한 위치에 있습니다. 축구는 골을 넣어야 이기는 스포츠이며 상대 골문과 거리가 가까운 최전방 공격수에게 골이 요구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토레스의 득점력은 리버풀 공격력에 높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리버풀이 지난 시즌에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많은 골을 터뜨렸던 것도 토레스의 득점력이 빛났기에 가능했습니다.

토레스는 맨유전에서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골잡이임을 증명했습니다. 특히 후반 19분 결승골 상황은 모든 공격수 유망주들이 본받아야 할 '표본'입니다. 문전으로 돌진하는 상황에서 퍼디난드와의 어깨 싸움에서 균형을 잃지 않고 오른발로 정확하게 상대 골망을 흔들었습니다. 특급 골잡이들은 상대 수비수의 방해를 이겨낼 수 있는 순간적인 페인트 모션과 쏜살같은 슈팅 마무리, 그리고 상대의 거친 몸싸움에 밀려 넘어지지 않는 몸의 밸런스가 뛰어납니다. 토레스의 맨유전 결승골은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골잡이로서 손색이 없는 멋진 장면을 연출한 것입니다.

그렇다고 골잡이는 골만 넣는 역할에 치중하는 것은 아닙니다. 골잡이는 상대 수비진을 흔들어 팀의 공격을 끌어올릴 수 있는 플러스 알파 옵션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플레이는 토레스가 프리미어리그에서 정상급으로 통합니다. 문전 중앙에 자리잡아 상대 중앙 수비를 앞쪽으로 끌어 당기면서 후방 공격 옵션들에게 침투 및 골을 노리는 공간을 열어줬기 때문입니다. 제라드를 비롯한 리버풀 미드필더진의 득점력이 뛰어난 것, 리버풀이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 1위에 오른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이러한 토레스의 공간 창출은 맨유전에서도 빛을 발했습니다. 경기 초반부터 퍼디난드-비디치와 경합하면서 비디치-에브라 사이의 빈 공간을 창출했고 베나윤-카윗이 그 공간에서 여러차례 공격 기회를 연결했습니다. 토레스의 공간 플레이는 맨유의 포백 수비수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집중력 부족과 거친 파울로 자멸하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골잡이는 공이 없을때에도 팀의 골을 이끌어낼 수 있는 공간 활용도 자신의 득점력 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토레스가 증명했습니다. 만약 그가 상대 수비수들을 끌고 다니지 않았다면 경기 종료 후 평점 9점을 받을 자격이 없을 것입니다.

토레스는 2007년 여름 리버풀 이적 후 지난 시즌까지 두 시즌 동안 84경기에서 50골을 터뜨린 특급 골잡이 입니다. 그리고 이번 맨유전 골을 포함해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9경기에서 9골을 넣으며 리그 득점 1위 자리를 지켰습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없고 니콜라스 아넬카의 골 감각이 파괴적이지 않은 올 시즌에는 토레스의 득점력이 프리미어리그에서 보석처럼 빛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천부적인 득점력은 프리미어리그 최고임에 분명합니다.

리버풀 입장에서도 토레스의 가치가 빛날 수 밖에 없습니다. 라파엘 베니테즈 감독이 선호하는 4-2-3-1의 원톱에서 토레스가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토레스의 나이가 25세임을 감안하면 리버풀은 앞으로 몇시즌 동안 또는 약 10년 동안 '토레스 효과'로 많은 효과를 얻을 것입니다. 리버풀에 대한 충성심이 남다른 토레스는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골잡이로 우뚝 섰습니다. 이제 남은 목표는 자신의 골로 리버풀의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이끄는 것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