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4월 8경기에서 6승2무를 기록했습니다. 지난달 리버풀전과 풀럼전에서 1-4, 0-2의 패배의 위기를 딛고 승률 75%의 성적을 올린것이어서 더욱 눈길을 끕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리버풀의 끈질긴 추격 속에서도 여전히 1위를 달리고 있으며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는 라이벌 아스날을 1-0으로 꺾고 결승 진출 티켓 획득을 눈앞에 두게 되었습니다. 공수 전반에 걸쳐 경기력이 무르익고 있어 앞으로도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됩니다.

하지만 맨유의 오름세 행보와는 다르게, '4월 사나이'였던 박지성의 맹활약은 좀처럼 보기 힘들었습니다. 지난달 맨유팬들이 선정한 '3월의 선수'에 오르며 팀내 위상을 크게 끌어올렸지만 이번달에는 3경기에만 모습을 내밀었습니다. 3경기 모두 선발로 투입되었지만 50~60분대에 경기력 및 컨디션 저하로 교체된 것이어서 팀 전력에 이렇다할 공헌을 하지 못했죠. 이에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아스날과의 경기 전 루이스 나니의 거취를 두고 "올 시즌 박지성이 보여준 활약은 완벽할 정도로 뛰어났다. 그래서 나니가 계속해서 박지성의 활약에 밀렸다"라며 박지성의 존재감을 인정했지만, 현실은 차갑고 냉정했습니다.

그런 박지성은 지난 23일 포츠머스전 부터 이번 아스날전까지 3경기 연속 선발 라인업에 빠졌습니다. 포츠머스전과 26일 토트넘전에서는 18인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고 아스날전에서는 후보 명단에 포함되었죠. 특히 아스날전은 당초 박지성의 선발 출전이 예상되었던 경기였지만 팀 전술(4-3-3)의 이유로 베스트 일레븐에 빠졌죠. 제가 며칠전 맨유-FC포르투전을 통해 강조했던 것 처럼, 박지성은 맨유 4-3-3에 적합한 카드가 아닙니다. 또한 4-4-2에서는 백업 멤버 루이스 나니와 경쟁해야 하지만, 4-3-3이라면 웨인 루니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같은 개인 공격 역량이 팀 내 톱클래스인 선수들과 선발을 다투어야 하는 현실입니다.

이러한 박지성의 내림세 행보는 한달 전 A매치 차출 후유증 때문이었습니다. 박지성은 차출 이전까지 공수 양면에 걸쳐 제 실력을 발휘하며 '3월의 선수'에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지만, 차출 이후에는 팀에 늦게 복귀하면서 시차 적응과 컨디션 회복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러더니 8일 포르투전과 11일 선더랜드전 부진까지 겹치면서 아직까지 최적의 몸을 만들지 못했습니다. 물론 시즌 초반이나 중반이었다면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여 실전 감각을 되찾는데 주력했을지 모르지만, 우승 경쟁이 치열한 시즌 막판에는 컨디션이 좋은 선수들이 선발에 자주 중용될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박지성의 아스날전 및 3경기 연속 결장은 한달 동안 누적된 컨디션 저하 때문이었던 겁니다.

그보다 더 아쉬웠던 것은 박지성을 대하는 일부 언론들의 성급한 보도였습니다. 그동안 국내 언론에서는 박지성이 2~3경기 연속으로 빠질때마다 '위기'라는 단어를 운운하며 팀 내 입지가 축소되는 것이 아니냐고 주장했습니다. 최근에는 '지나친 휴식', '너무 쉰다'라는 즉흥적인 표현까지 등장할 정도로 박지성 입지에 대한 이런 저런 말들을 쏟아냈습니다. 한마디로 박지성을 흔들겠다는 것이죠. 물론 박지성의 입지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기사들은 축구팬들에게 환영을 받지 못했습니다. '눈이 높은' 축구팬들은 더 이상 박지성의 입지와 관련된 기사를 보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박지성의 입지를 논하는 것은 더 이상 무의미하기 때문입니다. 맨유에서 네 시즌 동안 활약하면서 퍼거슨 감독의 신뢰를 얻은데다 어느 정도의 팀 내 위상을 심었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체격이 평범한 동양인 선수가 세계 최고의 팀으로 꼽히는 맨유에서 그 정도의 반열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겁니다. 그동안 맨유에서 큰 부상으로 부침에 시달린데다, 경기를 뛸때마다 남들에 비해 많이 뛰면서 체력 소모가 컸기 때문에 거의 매 경기마다 선발에 투입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박지성은 지금까지 맨유의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하지 못했으며 로테이션 시스템에 의한 주전 멤버로 뛰었을 뿐입니다. 맨유는 다른 팀 처럼 베스트 일레븐 체제가 아닌 스쿼드 로테이션 시스템 체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박지성의 연속 결장은 절때로 '지나친 휴식'이 될 수 없습니다. 박지성은 며칠전 자신의 다큐멘터리에서 "무릎 수술을 3번 밖에 받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특히 '3번 밖에'라는 말을 강조하더군요. 그러면서 자신의 왼발 발목에 금이 새겨진 자국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그런 선수가 그라운드에서 종횡무진 뛰고 있는게 믿겨지지 않더군요. 수많은 부상 속에서도 어려움을 딛고 경기에 뛰고 있다는 것이 그저 대단할 따름입니다. 그에게 호날두처럼 거의 매 경기에 선발 출전하기를 원하고 그에 걸맞는 활약을 기대하는 것, 그리고 꾸준한 골을 바라는 것은 정말 지나치고 가혹한 겁니다. 퍼거슨 감독은 그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선수 생활 오래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일 뿐입니다.

분명한 것은, 박지성이 다시 비상할 수 있는 기회는 얼마든지 충분하다는 점입니다. 지난해 4월 5일 AS로마 원정을 통해 부상 후유증에서 완전히 벗어났고 지난해 9월 21일 첼시전에서는 선제골을 넣으며 자신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결장시켰던 퍼거슨 감독의 코를 납작하게 눌렀습니다. 지난해 11월 8일 아스날전에서는 팀의 패배 속에서도 경기 종료까지 포기하지 않는 집념을 발휘하며 그 이후부터 두달동안 거의 매 경기마다 선발로 뛰었습니다. 공교롭게도 제가 언급한 경기들은 맨유에게 있어 중요한 경기였습니다. 일부 언론과 팬들이 '박지성은 퍼거슨 감독에 의해 맨유의 승리가 필요할 때마다, 중요한 경기마다 제외되는 카드'라고 주장하는 것은 이렇게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물론 중요한 경기에서는 제가 언급한 경기보다 더 많이 뛰었죠.

박지성은 그동안 팀 내에서의 성실한 활약으로 자신의 가치를 인정 받았으며 적지 않은 시련까지 잘 이겨냈습니다. 해외 진출만 올해로 10년차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산전수전 다 겪었으며 그만한 노하우도 풍부합니다. 또한 자신이 현재 주어진 고비를 어떻게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을지 우리들보다 더욱 잘 알고 있습니다. 지금의 경기력 저하 및 3경기 연속결장에 대한 순탄치 않은 행보를 이겨낼 수 있는 것은 결국 자기 싸움일 뿐이며, 박지성은 지금까지 잘 이겨냈습니다.

맨유는 엄연히 세계 최정상급의 기량을 자랑하는 선수들이 속한 팀이자 세계 최고의 팀입니다. 그런 팀에서의 로테이션 경쟁은 당연한 것이며 박지성도 네 시즌 동안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박지성 개인이 지닌 역량이 루니-호날두-테베즈-베르바토프 같은 '맨유 판타스틱4'에 비해 떨어진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3경기 연속 결장하는 현실은 당연히 인정해야 합니다. 어떤 이는 '박지성은 맨유와 안맞는다'고 주장하지만, 박지성은 PSV 에인트호벤의 붙박이 주전 선수로서 현실에 안주하기 보다는 세계적인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며 배우기를 원했던 선수였을 뿐입니다. 이러한 박지성의 도전 정신 만큼은 절때로 폄허되어서는 안됩니다. 이러한 초심을 지금까지 마음 속 깊이 간직하고 있다면, 그는 여전히 '맨유 잔류 및 재계약'을 바라고 있을 것입니다.

올 시즌에는 '만년 벤치멤버'였던 대런 플래처가 팀의 확고한 주전 선수로 자리잡았습니다. 그동안 몇 시즌 동안 많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해 지난해 여름 이적을 고려했지만 퍼거슨 감독의 만류로 잔류했던 것이죠. 그러던 그가 올 시즌에 이르러 자신의 기량을 완전히 꽃피웠습니다. 플래처도 완전히 성공했는데 박지성도 못할게 없습니다. 어쩌면 올 시즌 중반 혹은 지난달 '3월의 선수'로 선정 되면서 이미 그 꿈을 이루었을지 모르죠. 이는 박지성이 지닌 저력이 강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퍼거슨 감독은 경기 출전 기회를 공평하게 제공하기로 잘 알려진 지도자이며 팀을 위해 헌신하여 노력하는 선수를 좋아합니다. 그 대표적인 선수가 바로 박지성입니다. 박지성에게는 자신의 위상을 다시 한 번 끌어 올릴 기회가 분명히 올 것입니다. 맨유의 올 시즌 마지막인 5월 일정이 빠듯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그 기회는 빨리 찾아올 겁니다. 짧게는 이번 주말 미들즈브러전이 되겠죠. 비록 아스날전을 포함해서 3경기 연속 결장했지만, 박지성의 열정은 여전히 꺼지지 않았으며 다시 비상할 것임이 틀림 없습니다. 그래서 박지성을 또 믿고 싶습니다. 그는 의지와 불굴, 그리고 성실을 모두 상징하는 한국인이기 때문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산소탱크' 박지성(28,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하 맨유)이 23일 새벽에 열린 포츠머스전에 결장했습니다. 지난 20일 에버튼과의 FA컵 4강전에 선발 출전했지만 컨디션이 아직 정상적으로 올라오지 않았기 때문에 알렉스 퍼거슨 감독에게 출격 명령을 받지 못했습니다.

박지성의 결장 원인은 어디까지나 휴식 차원일 뿐입니다. A매치 차출 이후 컨디션 저하로 어려움에 빠졌던 것을 보완하기 위해서일 뿐, 개인 기량 및 팀내 입지와는 아무런 연관이 없습니다. 이미 에버튼전에서 포르투전(8일)-선더랜드전(11일)보다 더 경쾌하고 빠른 움직임을 앞세워 공수 양면에 걸쳐 제 몫을 다했기 때문에 컨디션 및 기량이 어느 정도 올라온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아직 정상 수준으로 올라오지는 않았기 때문에 오랫동안 무리하게 뛸 필요가 없으며 그를 후반 23분에 교체한 퍼거슨 감독의 판단은 존중받아야 할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박지성의 결장을 두고 아쉽다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습니다.(모 방송국 중계진이 아쉽다는 말을 내뱉을 정도로) 틀린 말은 아닙니다. 박지성이 없는 맨유 경기는 뭔가의 허전함이 느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나무가 아닌 숲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오히려 포츠머스전에 빠지면서 다음 경기를 대비하는 것이 선수 본인에게 체력적인 도움이 됩니다. 더욱이 포츠머스가 올 시즌 성적 부진에 시달리며 강등 위기에 놓인데다 이번 경기를 포함해서 최근 리그 원정 10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에 약팀과의 경기에서 체력을 소모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일부에서는 박지성이 중요한 경기에 출전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포츠머스전도 그랬습니다. 맨유가 포츠머스전에서 이겨야 리버풀과의 선두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데다 루니-호날두가 출전했기 때문에 얼핏보면 중요성이 큰 경기인 것 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맨유가 포츠머스전에서 시도한 전술을 놓고 보면, 총공세를 펼치지 않았습니다. 이날 맨유는 4-2-3-1 포메이션을 구사했는데(실시간으로 사커넷 데이터를 보면서 경기 봤습니다. 방송에서는 루니-호날두 투톱의 4-4-2라고 했지만, 실제로 호날두는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 역할에 치중했습니다.) 루니를 원톱으로 놓고 긱스-안데르손-호날두가 공격형 미드필더, 플래처-스콜스가 더블 볼란치 역할을 맡았습니다. 특히 안데르손을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놓는 전술은 지난해 11월 비야 레알전 이후 5개월만에 시도한 것이어서, 실험적이라는 느낌이 짙습니다. 전체적인 공격 전개까지 평소보다 느슨하게 이루어진데다 패스 플레이에 치중했기 때문에, 선수들이 몸을 사리는 장면이 많았습니다.

한 가지 주목되는 것은, 박지성과 더불어 컨디션 저하로 고전했던 리오 퍼디난드와 마이클 캐릭이 선발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퍼디난드는 18인 엔트리에서 제외되었고 캐릭은 후반 33분에 교체 투입되어 2분 뒤에 추가골을 넣었습니다. 두 선수는 에버튼전에서도 선발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는데, 이는 퍼거슨 감독이 포츠머스전에서 컨디션이 좋지 않은 선수들을 기용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읽을 수 있습니다. 두 선수 못지 않게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카를로스 테베즈와 디미타르 베르바토프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죠. '박지성 경쟁자' 루이스 나니는 이날도 결장했습니다.

특히 퍼디난드, 캐릭은 오는 30일 아스날과의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 투입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퍼거슨 감독이 두 선수의 체력을 아끼기 위해 포츠머스전 선발로 내보내지 않았습니다. 그런 점에서 박지성의 아스날전 선발 출전이 주목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동안 '강팀용 선수'로서 중요한 경기때마다 공수 양면에 걸쳐 '무결점'에 가까운 활약을 펼친데다 아스날전에서도 좋은 경기력을 발휘했던 경험이 여러차례 있기 때문에 30일 경기에 선발 출전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컨디션이 좋았을때의 얘기지만, 최근 휴식 빈도를 늘리고 있다는 점에서 아스날전 출전 여부가 그리 비관적인 것은 아닙니다.

공교롭게도 박지성은 지난해 11월 8일 아스날전을 앞두고 3경기 연속 결장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국내에서 가진 A매치 2경기 이후 평소의 활약을 되찾지 못하면서 3경기를 몽땅 쉬었던 것이죠. 이러한 전례를 놓고 보면 포츠머스전 결장은 오히려 긍정적입니다. 26일 토트넘전 출격 여부에 대해서는 장담할 수 없겠지만, 이날 경기에 출전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실전 감각을 키울 필요가 있기 때문에 포츠머스전에서 휴식을 취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한 가지 우려되는 것은 아르센 벵거 아스날 감독의 지략입니다. 지난해 11월 8일 맨유전에서 박지성의 선발 출전을 간파하여 테오 월컷을 오른쪽과 중앙 사이에 배치하고 바카리 사냐를 오른쪽 프리롤로 활용하면서 박지성 견제에 주력하는 전술을 구사했습니다. 벵거 감독이 이번에도 눈치챌 수 있기 때문에, 퍼거슨 감독이 어떻게 대처할지 주목됩니다. 박지성 자리에 다른 선수를 투입하는 변칙 전술을 구사할 수 있겠지만, 맨유의 실질적인 윙어 자원이 박지성과 호날두 두 선수 밖에 없기 때문에 현재까지는 박지성의 아스날전 출전 가능성이 커보입니다.

그리고 시즌 막판에는 박지성의 존재감이 절실할 수 밖에 없습니다. 프리미어리그 3연패와 챔피언스리그 2연패를 위한 중요한 경기들이 여럿 있기 때문이죠. 박지성이 그동안 강팀과의 경기 혹은 팀의 중요한 고비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자신의 진면목을 발휘했고, 그런 활약속에 팀의 주전 선수 반열에 올랐기 때문에 아스날전에 선발 출전할 명분이 아직까지 존재합니다. 최근 몇몇 경기에서 휴식 차원으로 결장한 것은 퍼거슨 감독이 선수의 앞날을 위해 세심하게 관리한 것 뿐이죠.

박지성은 여전히 맨유에서 중요한 선수입니다. 선수 본인이 컨디션만 되찾는다면 앞날 행보에 문제될 것은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아스날전 선발 출전 여부가 주목됩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최근 박지성의 3경기 연속 결장은 국내 팬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그것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최근에 치렀던 6경기 중에 1경기(12일 첼시전)만 출전한 것이어서 우려를 더해가고 있죠.

박지성의 실제 결장 이유는 체력 안배 때문입니다. 맨유 언론 담당관 캐런 숏볼트는 지난 21일 국내 축구 전문 언론사인 <스포탈 코리아>와의 인터뷰를 통해 "최근 많은 경기를 소화한 박지성에게 푹 쉴수 있도록 시간을 준 것이다"고 밝혔습니다. 아마 이러한 인터뷰가 국내에서 보도되지 않았다면, 지금쯤 국내 여론에서는 '박지성 논란'에 대한 소모적인 공방전이 오갔을 것입니다. 박지성이 2경기 연속 결장했던 지난 18일 볼튼전까지만 하더라도 박지성 입지를 놓고 '박지성이 퍼거슨에게 팽당했다', '이러다 토시치에게 밀리는 것 아냐', '재계약 실패?' 등 부정적인 반응들이 유명 축구 커뮤니티에서 대세를 이뤘으니까요.

이러한 박지성을 연속 결장시키는 퍼거슨 감독의 의도는 '시즌 후반 올인'으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시즌 후반에 정규리그와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향한 중요한 경기들이 많기 때문에 '강팀용 카드'인 박지성의 쓰임새는 어느 경기때 보다 큽니다. 박지성의 가치는 이미 첼시, 아스날, AS로마, FC 바르셀로나 같은 유럽 강팀들과의 경기에서 더욱 빛났기 때문에 시즌 후반이 기대될 수 밖에 없습니다. 더구나 박지성은 자신이 맨유에서 넣은 9골 중에 7골이 시즌 후반기에 터졌습니다. 결국 박지성의 연속 결장은 그에게 재충전을 위한 휴식을 주겠다는 퍼거슨 감독의 배려였지, 결코 '지나친 휴식'이라 할 수 없습니다.

한가지 주목할 것은, 박지성을 대하는 국내 여론의 '냄비성' 반응입니다. 박지성이 올 시즌 맨유가 중요한 경기를 펼칠 때마다 주전으로 나올 때 '붙박이 주전'이라는 키워드를 안겨주었지만 그가 2~3경기 결장만 하면 예외없이 주전 논쟁이 벌어집니다. 지난해 11월 8일 아스날전 이전에는 박지성이 3경기 연속 결장하자, '박지성이 나니에게 밀렸다'는 언론보도까지 등장했을 정도니까요. 그뿐만 아니라 '박지성은 이적해야 한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습니다. 박지성 출장 자체에 '일희일비' 하고 있다는 것이죠.

그렇다고 박지성이 호날두, 루니 처럼 거의 매 경기를 뛸 수는 없습니다. 제가 이 블로그를 통해 여러차례 강조했지만, 박지성은 맨유 입단 이후 '큰' 부상 빈도가 많았습니다. 3번의 큰 부상으로 총 1년 2개월 동안 부상과 싸웠고 불과 지난해 이맘때 즈음에는 9개월 부상 후유증으로 퍼스트 터치까지 불안하여 결장을 거듭해 긱스, 나니에게 주전 경쟁에서 밀린 듯한 인상까지 주었으니까요. 더구나 그는 맨유 선수 중에서 대표적으로 많이 뛰는 선수이기 때문에 체력 소모가 심합니다. 그런 선수에게 거의 매 경기를 뛰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가혹하지 않나요.

맨유를 비롯 유럽 정상급 팀들은 주전 경쟁을 피할 수 없습니다. 특히 맨유 중앙 미드필더진에는 누가 붙박이 주전인지 우열을 가릴 수 없는데요. 스콜스, 캐릭, 플래처, 긱스 중에서 2명이 주전이겠지만 로테이션 시스템에 따라 쓰임새가 다를 뿐입니다. 우리는 지난 시즌 맨유 더블 우승 주역인 테베즈가 묵묵히 베르바토프와 주전 경쟁하는 것, 맨유 주장 게리 네빌이 하파엘과 주전 경쟁하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그런 것 처럼, 박지성의 연속 결장은 심각하게 받아들일 부분이 아닙니다.

그런데 박지성이 연속 결장한다고 해서 자신의 가치와 실력 등 모든 것들이 부정적인 쪽으로 기울어진 적은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박지성이 2005년 맨유에 입단할 때 현지 언론에서 '박지성은 유니폼을 팔기 위해 맨유에 입성했다'고 비꼬았지만 정작 그 주인공은 맨유 통산 100경기 이상 출장에 성공했습니다. 더욱이, 박지성은 2006/07시즌 개막전 이후 5경기 연속 교체 출장 및 3개월 부상, 그 이후 선발-교체-결장을 빈번히 오가는 신세가 되었음에도 부상 복귀 후 10경기에서 5골 1도움을 기록했죠.

아무리 연속 결장한다고 하더라도 그동안 쌓아왔던 저력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 법입니다. 저력이라는 것은 시간이 흐를수록 쌓이고 또 쌓여서 가치가 더해지기 때문이죠. 그동안 국내 여론에서는 박지성이 최소 2경기 이상 결장할때마다 안좋은 말들을 거듭 내뱉었지만 오히려 그의 입지는 올 시즌에 이르러 탄탄해진 상황입니다.

아무리 최근 3경기 연속 결장하더라도 '체력 안배'였기 때문에 이는 문제될게 없습니다. 12일 첼시전에서 평점 8점의 맹활약을 받은 선수에게 '일부 국내팬들이 의심하는' 기량 부족을 이유로 3경기 연속 결장시킨다는 것은 감독 자질이 우스울 수 밖에 없습니다. 지난 21일 국제축구역사통계연맹(IFFHS)가 선정한 '세계 최고 감독'으로 꼽힌 퍼거슨 감독이 그럴 만한 사람은 아니죠.

일부 팬들은 박지성이 호날두처럼 맨유의 에이스로 성공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합니다. 그러나 박지성은 이미 프리미어리그와 유럽 축구계에서 입지를 굳히는 데 성공했고 맨유에서 네번째 시즌을 보내는 올 시즌에는 때가 묻어나는 공격 본능을 과시하며 자신의 진가를 더해가고 있습니다. 맨유에서 네 시즌 동안 '타고난 성실맨'으로 이름을 떨친 끝에 퍼거슨 감독의 사랑을 받으며 서서히 두각을 나타냈던 것은 보통 저력이 아닙니다.
 
제 아무리 축구 실력이 출중한 선수더라도 퍼거슨 감독에게 사랑을 받지 못한 선수들이 여럿 있었습니다. 야프 스탐, 데이비드 베컴, 뤼트 판 니스텔로이 같은 선수들이죠. 그러나 박지성은 퍼거슨 감독이 공개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선수'라고 밝힐 만큼(지난해 클럽 월드컵 결승전 이전에 가진 기자회견) 세계 최고 감독이 아끼고 있는 선수로 거듭났습니다. 재능이 출중한 선수보다 성실한 선수가 감독에게 인정받고 있는 것은 축구의 당연한 진리를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박지성이 그동안 쌓아왔던 저력을 기억해야 합니다. 고교시절 프로팀 입단테스트에서 체력 부족을 이유로 퇴짜 맞은것과 명문대 진학 실패라는 시련이 있었지만 극적으로 명지대 진학에 성공했고, 교토-에인트호벤을 거쳐 맨유에 입성할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순탄치 않았던 나날도 있었습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이전 당시 여론으로부터 '최종엔트리에서 제외될 선수'라고 낙인찍힌적이 있었고  에인트호벤 시절에는 극심한 부진으로 홈팬들의 야유에 시달렸으니까요. 맨유에서는 큰 부상에 3번이나 발목잡히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역경을 이기고 맨유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발돋움한 것은 정말 대단한 일입니다.

비록 박지성이 최근 3경기에 결장했지만 앞으로 출전하게 될 맨유 경기는 아직도 많이 남아있으며 자신의 진면목을 다할 수 있는 기회 역시 많습니다. 박지성이 맨유에서 활약하고 스쳐가게 될 시간은 한국 축구에 영원히 기억될 역사입니다. 그가 치열한 생존 경쟁 무대인 프리미어리그, 그리고 맨유에서 살아남기 위한 도전정신과 저력 만큼은 우리가 높이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By. 효리사랑
Posted by 나이스블루

'스나이퍼' 설기현(29)이 지난 1일 에버튼전서 그라운드를 밟지 못해 4경기 연속 결장 했다. 시즌 개막 이후 지난달 4일 웨스트 브롬위치전 까지 6경기서 1골 터뜨렸으나 이후 한달 동안 경기에 출장하지 못한 것.

설기현의 에버튼전 결장 이유는 무릎 부상 때문이다. 설기현 소속사 지쎈의 류택형 이사는 지난달 29일 '스포츠서울'과의 인터뷰를 통해 "설기현은 무릎이 안 좋은지 좀 됐다"고 운을 뗀 뒤 "풀럼 측 요청으로 정확한 부상 부위와 상태에 대해 밝힐 수 없다. 그의 부상에 대해선 풀럼이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직접 발표할 예정이다"고 말해 그의 부상 상태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냈다.

그러나 무릎 부상 소식이 한달 늦게 알려지는 경우는 드물다. 분명 설기현의 무릎 부상은 최근에 나타난 것이며 그 이전까지 주전 경쟁에서 밀려 순탄치 않은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더욱이 설기현의 낮아진 팀 내 위상은 경기력 저하와 직접적 연관이 없다는 점이다. 설기현은 당시 웨스트 브롬전서 팀이 0-1로 지고있던 후반 25분 교체 투입되어 상대팀에 밀리던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데 큰 역할을 했다. 최전방과 좌우 측면을 부지런히 오가며 경기 페이스를 주도했고 상대팀 선수의 마크를 가볍게 뿌리치고 문전을 빠르게 침투했던 것.

당시 설기현의 이 같은 활약은 잉글랜드 현지 언론의 극찬으로 이어졌다. 잉글랜드 축구 전문 언론 스카이스포츠는 이 날 경기를 마친 뒤 설기현에게 "분위기를 살렸다(Livened thihgs up)"는 평가와 함께 평점 7점을 부여하며 8점 받은 골키퍼 마크 슈워쳐에 이어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높은 평점을 받았다. 이는 4점과 6점 받은 동료 공격수 보비 사모라와 클린트 뎀프시보다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설기현의 결장에 대하여 국내 여론에서는 로이 호지슨 감독의 '불편한 관계'가 아니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올해 1월 호지슨 감독과 말다툼을 벌이다 시즌 종료까지 결장을 거듭했던 안좋은 추억이 있기 때문. 이후 설기현은 지난 여름 한국 투어와 올 시즌 초반 맹활약을 기점으로 호지슨 감독의 신임을 받는 듯 했지만 이후 교체 멤버로 뛰다 최근에는 4경기 연속 결장으로 팬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현지 언론에서도 '설기현을 활용하지 않는' 호지슨 감독을 향한 반응이 차갑다. 잉글랜드 대중지 가디언은 지난 9월 29일, 풀럼의 20일 블랙번전과 27일 웨스트햄전 패배의 화살을 호지슨 감독에게 쏘아 올려 "측면 옵션 중에서 팀 공격력을 강화시킬 교체 선수가 없었다. 유령과도 같은 졸탄 게라 보다 설기현이나 뎀프시가 더 좋은 활약 펼쳤을 것이다"며 교체 선수 기용에 소극적인 그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어쩌면 설기현이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공식 영입 의사를 밝힌' 헐 시티로 이적했더라면 이 같은 걱정은 없었을지 모를 일이다. 창단 104년 만에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한 헐 시티는 공격력 강화를 위해 설기현을 데려오고 싶었던 팀. 필 브라운 감독은 호지슨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설기현을 원한다는 영입 의사를 밝혔고 이 소식이 언론에 퍼지면서 그의 헐 시티 이적설이 대두되었으나 설기현은 팀 잔류를 택했다.
  
물론 설기현이 '돌풍의 주역' 헐 시티에서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할 것이란 보장은 없다. 말론 킹과 다니엘 쿠잔이 공격진을 빛내고 있고 조지 보아텡, 이안 애쉬비, 지오반니 등이 미드필더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 더욱이 헐 시티의 이적 제안을 받았던 시점이 이적시장 막판이었던 8월 말이어서 런던으로 이사한지 1년 만에 인구 25만명의 낯선 소도시 헐 시티로 이적하는 데 걸림돌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설기현이 헐 시티의 이적 제안을 받았다는 점에서, 분명 헐 시티는 설기현의 재능을 '후하게' 인정하고 있음을 읽을 수 있다. 어쩌면 호지슨 감독에 의해 1년 동안 두터운 신뢰를 받지 못한 것보다 더 나을지 모를일.

만약 설기현이 '꾸준한 출장을 목적으로' 지난 여름 헐 시티의 제안을 받아들였다면 지오반니 등과 더불어 '이변의 주인공'으로 불렸을지 모른다. 그는 불과 두 시즌전 레딩 돌풍의 당당한 주역으로 이름을 떨친 경험이 있어 헐 시티를 상징하는 이미지로 자리잡을 잠재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서형욱 MBC ESPN 해설위원은 "만약 설기현이 헐 시티로 이적했더라면 지금보다 출전 시간이 늘었을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헐 시티의 선수층이 엷기 때문이다"며 그가 팀을 옮기는 것이 더 나았다는 늬앙스의 발언을 했다.

물론 풀럼은 유니폼 스폰서인 LG전자 측의 요청에 따라 스폰서십 기간(2007~2010년)에는 반드시 한국 선수를 보유해야 한다는 조항에 합의해 지난해 8월 31일 설기현을 영입했다. 그럼에도 헐 시티가 영입을 제안한 것은 이 조항이 '필수 조건'이 아니었음을 나타내고 있다. 게다가 풀럼은 설기현 외에도 이천수, 조재진, 박주영 영입을 시도했던 팀이어서 충분히 한국 선수를 데려올 역량이 있었다.

어쨌듯, 설기현의 팀 내 입지와 향후 풀럼에서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호지슨 감독이 있는 동안에는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과시하더라도 입지가 향상되지 않음을 국내팬들도 인지하고 있기 때문. '당당한 프리미어리거로 이름을 떨치겠다'던 자신의 축구 인생에 있어 더 나은 미래를 보장 받으려면 '이적'이란 방법 밖에 없다. 지난 여름 헐 시티로 이적하지 못한 아쉬움이 클 수 밖에 없는 이유다.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