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랑스 리게 앙(리그1) 10경기 1승6무3패 및 최근 5경기 1골. '박 선생' 박주영(25)이 활약중인 AS모나코의 성적입니다. 모나코는 올 시즌 총체적인 성적 부진에 시달린 끝에 20개 팀들 중에서 18위를 기록중이며, 2부리그로 추락할 수 있는 강등권에 속했습니다. 지난 8월 29일 옥세르전 2-0 승리 이후 6경기 연속 무승(3무3패)에 시달렸으며 3경기 연속 무득점 부진에 빠졌습니다. 17위 낭시에게 승점 2점 차이로 밀리기 때문에(낭시 11점, 모나코 9점), 오는 31일 보르도전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두 라운드 연속 강등권에 머물게 됩니다.

모나코는 10경기에서 7골 9실점을 기록했습니다. 올 시즌 성적 부진 원인은 공격력에 있었습니다. 네네(파리 생제르망) 후안 파블로 피노(갈라타사라이)의 이적 공백을 메우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시즌 리게 앙 득점 2위였던 네네의 공백을 아우바메양-말롱가 같은 임대생 및 이적생으로 메우려고 했으나 실력 부족의 한계를 드러냈고, 한때는 박주영이 네네의 자리였던 왼쪽 윙어로 뛰었지만 자신의 재능을 꽃피우기에는 측면이 어색했습니다. 피노는 기복이 심하고 볼을 끄는 경향이 있지만 슈퍼 서브로서 나름 제 몫을 했습니다. 그런데 모나코의 현 전력에서는 피노 같은 마땅한 슈퍼 서브 자원이 없습니다.

팀 전술도 문제 있습니다. 기 라콤브 감독이 즐겨 구사했던 롱볼 축구가 상대팀에게 읽혔기 때문입니다. 최근 모나코와 경기했던 상대팀들은 미드필더와 수비진의 간격을 좁히면서 빈 공간을 허용하지 않는데 주력합니다. 라콤브 감독이 그동안 박주영의 머리를 겨냥하는 롱볼 공격을 많이 시도했기 때문에 상대팀들이 간파하기 쉽죠. 문제는 올 시즌에 박주영이 아닌 듀메르시 음보카니가 타겟맨으로 뛰고 있으며, 음보카니는 제공권에서 어떠한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는데다 상대의 집중 견제에 막혔습니다. 박주영은 왼쪽 윙어와 쉐도우를 오가며 패스를 공급하고 침투하는 패턴에 주력했기 때문에 공중볼을 받아내기가 무리수였죠. 결국, 모나코의 롱볼 축구는 어떠한 효과도 거두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모나코는 지난 여름 공격 옵션 쪽에서 새로운 자원들을 대거 영입했습니다. 음보카니-니쿨라에-말롱가-아우바메양이 그들입니다. 하지만 니쿨라에 이외에는 믿음직한 경기력을 펼친 선수가 없으며, 니쿨라에도 최근에는 부상으로 신음중입니다. 특히 '박주영을 후방으로 밀어낸' 음보카니 영입은 실패작이라는 느낌이 강합니다. 음보카니는 전 소속팀 스탕다르 리에주에서 3시즌 81경기 동안 35골을 터뜨렸지만 모나코에서는 6경기에서 1골에 그쳤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상대의 견제가 시작되면 무기력한 움직임을 일관한다는 점이죠. 박주영을 비롯해서 다른 선수들과 호흡이 맞지 않다는 것은, 음보카니를 고집하는 라콤브 감독의 선택이 의심스러운 대목입니다.

그 결과는 박주영이 타겟맨-쉐도우-왼쪽 윙어를 번갈아 뛰는 포지션 혼란에 의해 골 부진에 시달리는 악순환으로 이어졌습니다. 박주영은 올 시즌 10경기에서 1골에 그쳤으며 최근 5경기 연속 무득점입니다.(프랑스컵까지 포함하면 6경기 연속) 지난달 12일 마르세유전에서 골을 터뜨리기까지 15경기 연속 무득점(프랑스컵 포함)에 시달렸던 것을 감안하더라도 잦은 포지션 변경은 선수의 경기력이 꾸준하게 유지되지 힘든 요인입니다. 지난 시즌 후반기 무사 마주(보르도 임대), 올 시즌에는 음보카니를 영입하고 그들을 타겟맨으로 기용하면서 박주영이 후방으로 밀릴 수 밖에 없었죠. 그래서 박주영의 공격 패턴은 늘 변할 수 밖에 없었고 자신의 장점을 최대화시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박주영의 골 결정력은 과거 청소년 대표팀 시절보다 불안합니다. 지금까지 잦은 부상 및 슬럼프까지 겹쳤던 원인도 있지만, 올 시즌에는 슈팅의 세기와 정확도가 떨어진 경향이 뚜렷합니다. 그동안 모나코에서 골을 노리는 역할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 감각이 무뎌지고 말았습니다. 2008/09시즌에는 쉐도우로서 볼 배급에 주력하는 플레이메이커, 2009/10시즌에는 타겟맨으로서 공중볼을 따내고 네네에게 골을 밀어주는 역할이었죠. 모나코의 전술적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이타적인 역할이 많아졌지만, 문제는 모나코의 스쿼드가 취약하다보니 최전방에 고립되는 경향이 뚜렷했습니다. 더욱 아쉬웠던 것은 최전방에서 스스로 공격을 해결하려는 모습이 소극적이었죠. 골잡이는 슈팅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면서 감각을 길러야 하는데 박주영에게는 그런 여건이 취약합니다.

가장 걱정되는 것은 박주영의 차기 행선지입니다. 그동안 첼시-리버풀-애스턴 빌라-풀럼을 비롯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클럽들의 영입 관심을 받았고, 남아공 월드컵에서 한국의 16강 진출을 이끄는 인상깊은 활약을 펼쳤기 때문에 프리미어리그 진출은 시간 문제가 될 것으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올 시즌 골 부진을 비롯해서 팀 성적까지 도와주지 못하면서 프리미어리그 클럽들에 대한 관심이 잊혀진게 아닌가 걱정됩니다. 올 시즌 폼이 좋지 않다는 것은 프리미어리그 클럽 입장에서 영입의 필요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아직 병역 문제를 해결짓지 못한 장애물도 있지만, 다음달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으로 병역 혜택을 받더라도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할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박주영의 프리미어리그 진출 가능성이 없어진 것은 아닙니다. 지난 시즌 박주영에게 포지션 경쟁에서 밀려 벤치를 지켰던 니마니-구드욘센이 프리미어리그로 떠났기 때문입니다. 두 선수는 지난 1월에 번리-토트넘으로 둥지를 틀었습니다.(당시 번리는 프리미어리그 소속) 하지만 박주영은 모나코의 주축 선수이자 프랑스리그에서 떠오르는 대형 선수라는 이미지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그런 이미지가 가라앉았기 때문에, 주전을 보장할 수 있는 좋은 대우를 받으며 프리미어리그로 떠날지 의문입니다. 철저하게 주전 경쟁에서 밀렸던 니마니-구드욘센과 다른 케이스라는 것이죠.

사실, 박주영은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모나코를 떠났어야 했습니다. 당시까지 모나코에서 두 시즌 동안 뚜렷한 기량 오름세를 나타내면서 유럽 무대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는 공격수임을 입증했습니다. 하지만 모나코는 프랑스 리그의 상위권팀이 아닙니다. 2003/04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이후 침체에 빠진 끝에 중위권으로 밀렸고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에는 네네 같은 핵심 선수를 팔아야 하는 버거운 상황에 있습니다. 모나코의 부활을 바라기에는 선수들의 클래스 및 감독의 전술이 아쉽죠.(효리사랑은 두 달전 박주영의 첼시 이적을 반대했습니다. 그렇다고 박주영의 첼시 이적 불발을 아쉬워하는 것은 아닙니다. 첼시 이외에 갈 곳은 많습니다.)

더욱이 모나코는 네네-피노가 떠나고 여러명의 공격 옵션들을 영입했기 때문에 사실상 새판짜기에 들어갔습니다. 박주영은 팀의 새로운 분위기에 적응하면서 신진 자원들과 발을 맞춰야하기 때문에 지난 시즌보다 올 시즌이 힘들었을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런데 그 우려가 결국에는 침체로 이어지고 말았습니다. 자신의 공격력을 비롯해서 팀 성적까지 갈팡질팡 행보를 걷게 됐죠. 지난 여름에 모나코보다 전력이 좋은 팀으로 이적했다면 '도전하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지금보다 동기부여가 강하게 작용했을 것입니다.

박주영의 과제는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입니다. 병역 혜택을 받으며 내년 1월 이적시장에서 모나코를 떠날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실패하더라도 2012년 런던 올림픽 와일드카드라는 기회가 있기 때문에 병역 혜택을 받을 기회는 아직 유효합니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은 와일드카드에 회의적이기 때문에 이번 아시안게임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고 볼 수 밖에 없습니다. 금메달을 통해 다른 팀으로 이적하는데 장애물을 넘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며 모나코를 떠나야 합니다. 강등권에 빠진 모나코는 박주영이 뛰기에는 그릇이 작습니다. 박주영은 더 높은 곳에서 자신의 진가를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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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는 강팀과 약팀의 레벨 격차가 적어진 평준화의 행보가 뚜렷합니다. 약팀이 강팀 및 다크호스의 발목을 잡는데다, 웨스트 브로미치-뉴캐슬-블랙풀 같은 승격팀들의 오름세가 두드러지는 요즘이죠. 물론 평준화는 강팀들에게 반갑지 않습니다. 빅8 범주에 포함되는 맨유-아스날-토트넘-애스턴 빌라-에버턴-리버풀의 전력은 지난 시즌보다 떨어지거나 정체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히 리버풀은 리그 평준화의 '최대 피해자'가 되고 말았습니다.

리버풀의 리그 7경기 성적은 1승3무3패(승점 6)이며 7골 11실점을 기록했습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지난 4일 '승격팀' 블랙풀과의 홈 경기에서 1-2로 패하면서 리그 18위로 추락했고 우승 경쟁은 커녕 강등권 위협에 시달리게 됐습니다. 리그 4위 아스날(3승2무2패, 승점 11)과 승점 5점 차이기 때문에 빅4 재진입 가능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두 라운드 연속 16위에 머무르다 블랙풀전 패배로 18위까지 떨어진 것은 강팀답지 못한 행보입니다. 2008/09시즌 맨유와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우승 경합을 벌였던 과거를 돌이켜보면 격세지감이라는 말이 실감납니다.

호지슨 감독, '위기의' 리버풀을 벼랑 끝으로 몰았다

리버풀의 현재 모습을 하나의 사자성어로 요약하면 '이판사판' 입니다. 지난 시즌 7위로 추락했고 올 시즌 리그 18위 부진에 빠졌지만 기존 스쿼드에서 마땅한 돌파구가 없는 것이 지금의 현 주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잉글랜드의 대표적인 명문 구단으로서 위상을 확립하기에는 마지막 궁지에 몰린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팀의 외부 상황은 더욱 절망적입니다. '미국인 공동 구단주' 힉스-질레트가 거대한 빚을 떠안으면서 오는 15일까지 그 돈을 갚지 못하면 스코틀랜드 왕립 은행(RBS)에 의해 법정 관리에 들어갑니다. 부채 상환 종료 시점이 6일에서 15일로 연기된 것이 위안이지만, 문제는 리버풀의 매각 작업이 별 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재정 문제는 둘째 치더라도, 명예회복 기미 조차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리버풀에게 절망적입니다. 일각에서는 리버풀의 시즌 초반 부진 원인을 강팀과의 대결 및 부담스런 버밍엄 시티 원정 때문이라고 여겼습니다. 하지만 홈 구장 안필드에서 치러졌던 지난달 25일 선덜랜드전 2-2 무승부, 지난 4일 블랙풀전 1-2 패배를 당하면서 이 같은 주장은 설득력을 잃었습니다. 이제는 홈 구장에서 약팀에게 비기거나 패하는 실망스런 모습을 홈팬들에게 보여주는 수치스런 행보를 걷고 있습니다. 다음 경기가 '머지사이드 더비' 에버턴 원정이라는 점은 리버풀에게 부담입니다.

국내 K리그에 비유하면, 리버풀의 현재 모습은 몇 개월전의 수원과 흡사합니다. 수원은 2008년 K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대표적인 강호였지만 지난해 10위로 추락했고 올해 남아공 월드컵 이전까지 꼴찌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습니다. 리버풀과 수원은 불과 1~2년 전까지 리그 우승권에 있었고, 현재보다는 과거의 커리어 및 경기력이 더 우수하고 훌륭했습니다. 그리고 열광적인 서포터들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어쩌면 리버풀의 위기 탈출 해법은 수원에서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감독 교체' 입니다. 수원은 차범근 전 감독이 성적 부진을 책임지고 사의를 표명하면서 윤성효 감독을 영입했습니다. 윤성효 감독은 차범근 체제에서 정체되었던 패스게임의 활용도를 높이며 전임 감독의 문제점이었던 롱볼 축구를 버렸습니다. 그 결과 염기훈-김두현-이상호-백지훈 같은 테크니션들이 두각을 떨치면서 수원의 재건을 이끌었습니다. 비록 지난달에는 잦은 경기 일정에 따른 체력 저하로 7~8월의 기분좋은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지만, 경기력 퀄리티에서는 부활의 윤곽을 그리는 긍정적 성과를 얻었습니다.

수원의 사례를 놓고 보면, 축구는 감독의 비중이 높은 스포츠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시 프리미어리그로 화제를 돌리면, 첼시는 스콜라리 체제에서 끝없는 추락에 시달렸으나 히딩크 감독 영입으로 강팀의 위용을 되찾았고 지금의 안첼로티 체제에서 눈부신 성과를 달성했습니다. 이청용 때문에 익숙해진 볼턴의 대표 키워드는 '엘라다이스-멕슨 전 감독이 주도했던' 롱볼 축구였지만, 지난 1월 코일 감독을 영입하면서 패스 게임 정착에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리버풀은 지난 시즌 리그 7위의 악몽을 이겨내기 위해 호지슨 감독을 영입했지만, 문제는 두 존재 사이의 컨셉이 전혀 궁합이 맞지 않습니다.

호지슨 감독이 명장 반열에 있는 지도자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의 축구 철학은 변혁적인 이미지와 대조되는 구시대 스타일입니다. 경기를 다채롭게 풀어가는 패스 게임에서 비롯된 과감한 전략보다는 탄탄한 수비를 강점에 두는 선 굵은 플레이를 강조하며 롱볼 패턴의 공격을 즐깁니다. 최근 리버풀의 공격 패턴을 보더라도 롱볼의 빈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것이 리버풀의 색깔과 맞지 않습니다. 리버풀 선수들은 전임 감독인 베니테즈 체제에서 패스 게임에 길들여졌고, 두 시즌 전에는 '골 넣는 공격축구'를 앞세워 리그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기도 했습니다. 그런 팀이 롱볼 축구로 전환한 것은 공격 패턴의 퇴보를 의미합니다.

물론 리버풀의 패스 게임 축소는 스쿼드에서 비롯된 어쩔 수 없는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막시-조 콜-폴센-메이렐레스-요바노비치는 최근 1년 이내에 리버풀로 이적했던 미드필더들입니다. 문제는 5명 모두 호지슨 체제의 리버풀에서 확실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습니다. 그나마 메이렐레스가 다른 4명보다 열의를 다하고 있지만 호지슨 감독의 잘못된 선수 기용에 의해 경기력이 최대화 되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전형적인 박스 투 박스 성향의 미드필더지만 지난 맨유전에서 4-2-3-1의 공격형 미드필더, 선덜랜드전에서는 4-4-2의 오른쪽 윙어로 뛰어야만 했습니다. 특히 선덜랜드전 측면 전환은 리버풀이 1-2로 패배하는 요인 중에 하나였습니다. 공교롭게도 두 경기는 메이렐레스의 포지션 전환이 리버풀의 연계 플레이가 살아나지 못하는 근본적 원인이 됐습니다.

호지슨 감독의 패착은 그뿐만이 아닙니다. 선수의 장점을 팀의 전술 강화에 적극 이용하지 못하는 대표적인 사례는 제라드이기 때문이죠. 제라드는 수비형 미드필더 혹은 중앙 미드필더로 뛰고 있지만, 리버풀에는 제라드 이외에도 그 자리에 뛸 수 있는 선수들이 여럿 있습니다. 폴센-루카스-메이렐레스가 그들입니다. 폴센-루카스의 실력이 어엿한 주전급 레벨과 거리감이 있다는 점이 리버풀의 불안 요소지만, 개인이 안되면 조합의 힘으로 중원 불안을 해결해야 하는 것이 호지슨 감독의 과제였습니다. 하지만 호지슨 감독은 제라드를 후방으로 내리면서 팀의 공격을 지휘할 수 있는 구심점을 잃었습니다. 리버풀에는 제라드 만큼 공격형 미드필더를 훌륭히 소화할 선수가 없습니다.(조 콜은 지난 시즌 첼시에서 실패작)

어찌보면, 호지슨 감독의 과오는 단순한 시행착오로 바라볼 수 있습니다. 리버풀이라는 명문 클럽의 수장을 맡은지 얼마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지도자로서의 경험이 풍부하고 그동안 여러 클럽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던 명장이기 때문에 '지난 시즌 7위였던' 리버풀의 위기를 끝낼 수 있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호지슨 감독은 리버풀을 리그 18위 강등권의 벼랑 끝으로 몰아넣고 말았습니다. 시즌 초반이라고 위안을 삼기에는 스타트가 매우 좋지 않습니다. 만약 리버풀의 행보가 이대로 지속된다면, 감독 교체를 검토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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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드래곤' 이청용(22, 볼턴)이 위건전에서 시즌 8번째 도움을 기록한 것을 비롯 공수에서 안정된 기량을 선보이며 팀의 4-0 대승을 이끌었습니다. 후반 9분 오른쪽 측면을 돌파하는 과정에서 문전에 있던 무암바에게 대각선 패스를 연결했고, 무암바는 문전 쇄도 과정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어 이청용이 도움을 기록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청용의 볼턴은 위건전에서 전반 12분 요한 엘만더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후반 2분 케빈 데이비스, 9분 파트리스 무암바, 25분 메튜 테일러가 골을 넣으며 4-0으로 승리했습니다. 볼턴은 위건전 승리로 승점 32점(8승8무14패)를 기록해 18위 번리(6승6무18패, 승점 24점)를 8점 차이로 따돌리며 강등권 탈출 성공 및 프리미어리그 잔류에 대한 희망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볼턴의 강등권 탈출 성공을 기정사실이라고 여기는 것은 아직 섣부릅니다. 앞으로 남은 8경기 중에 리그 꼴찌 포츠머스를 제외한 나머지 팀들이 볼턴보다 더 높은 순위를 기록중이며 리그 우승 및 빅4 진입, 유로파 리그 출전권 획득을 벼르는 팀들이 즐비합니다. 에버턴(9위)-맨유(3위)-애스턴 빌라(7위)-첼시(1위)-스토크 시티(11위)-토트넘(4위)-버밍엄 시티(8위, 3월 14일 현재)와 부담스런 일정을 치릅니다. 올 시즌 강팀을 상대로 이렇다할 결과물을 올리지 못했던 볼턴으로서는 앞으로의 승점 관리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사실, 볼턴이 강등권의 성적을 13위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던 것은 레벨이 낮은 팀들과의 경기에서 확고한 우세를 점했기 때문입니다. 최근 리그 4경기 중에 3경기(울버햄턴-웨스트햄-위건)를 승리했는데 세 팀 모두 볼턴보다 순위가 낮은 팀인 것을 비롯 강등권 위협에 직면했습니다. 3경기 중에 2경기는 무실점 승리를 거두며 고질적인 수비 불안을 노출하지 않았고 유일한 실점 경기였던 웨스트햄전에서는 알렉산드로 디아만티에게 후반 44분 추격골을 내줬을 뿐입니다. 공교롭게도 3경기 모두 이청용이 도움을 기록하며 볼턴의 승리를 이끄는 '승리의 아이콘'으로 떠올랐습니다.

볼턴의 한계는 지난 10일 선덜랜드 원정에서 나타났습니다. 당시 선덜랜드는 14경기 연속 무승(7무7패)에 시달렸으나 이날 경기에서는 말브랭크-캠벨을 통한 측면 역습에 초점을 맞췄는데 이것이 볼턴전 4-0 대승의 원인이 됐습니다. 볼턴은 경기 내내 긴 패스를 반복하며 상대팀이 커팅에 이은 역습을 할 수 있는 타이밍을 벌어줬고 여기에 수비 불안까지 겹치면서 4-0으로 패했습니다. 특히 후반전에는 대런 벤트에게 3골을 허용하며 센터백들의 수비 집중력 부족 및 리더 역할을 할 수 있는 게리 카힐의 부상 공백이 아쉬웠습니다.

비록 선덜랜드는 볼턴전 이전까지 14경기 연속 무승에 시달리며 리그 16위까지 떨어졌지만(현재 14위) 그 이전까지는 중상위권에 있었습니다. 시즌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맨유 원정에서 2-2로 비기고 리버풀과 아스날을 1-0으로 제압하면서 빅4 킬러로 자리매김했죠. 그 이후에는 고질적인 수비 불안과 원정에 약한 징크스(1승3무10패 13골 30실점) 때문에 이겨야 할 경기를 놓치는 총체적 슬럼프에 빠졌지만 실제 레벨은 볼턴보다 약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볼턴이 선덜랜드의 행보를 참고해야 할 것은 강팀과의 일전이 즐비한 남은 8경기를 소홀히 하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최근 4경기 중에 3경기를 이겼다고 해서 방심하면 선덜랜드처럼 무승부와 패배를 반복할 수 있습니다. 리그 일정의 4분의 3이 끝난 현 시점에서는 강등권에서 벗어나기 위한 하위권팀들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며 볼턴은 승점 3점에 더 배고파야 합니다.

그렇다고 볼턴의 남은 8경기 행보가 비관적인 것은 아닙니다. 울버햄턴-웨스트햄-위건전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원인은 선 수비-후 역습 전략으로 재미를 봤기 때문입니다. 수비에 중점을 두면서 역습 형태의 공격을 취하는 것은 강팀과의 경기에서 통할 수 있습니다. 약팀이 강팀과의 경기에서 승리하려면 선 수비-후 역습 만큼 최적의 전술이 없기 때문입니다. 강팀을 상대로 점유율 경쟁을 하기에는 선수들의 개인 역량이 부족한데다 움직임 및 호흡이 매끄럽지 못하기 때문에, 역습을 통해 강팀 미드필더 뒷 공간을 노리는 종적인 움직임과 종패스에 재미를 붙여야 합니다.

최근 볼턴은 수비 라인을 밑으로 내리고 미드필더들을 포백과의 간격을 좁혀 상대 공격수쪽으로 통하는 상대팀의 패스 길목 차단에 중점을 두는 지역방어를 쓰고 있습니다. 여기에 미드필더들이 적극적인 압박 공세를 취하고 엘만더와 데이비스가 전방 압박을 가하면서 상대 수비의 실수를 집요하게 노립니다. 이것은 볼턴 수비수들의 대인방어 부족을 커버할 수 있는 장점으로 이어졌고 최근 4경기 중에 2경기를 무실점을 이기면서 코일 감독의 전술 변경이 적중하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볼턴은 압박 과정에서 커팅에 성공하면 그 즉시 이청용에게 공을 띄우며 역습에 나서는데 그 타이밍이 신속합니다. 볼턴 진영쪽에서 공격을 시도했던 상대 미드필더들이 수비로 전환하는 사이에 이청용이 하프라인에서 빠른 드리블 돌파를 앞세워 상대 공간을 파고듭니다. 미드필더들을 앞쪽으로 깊게 배치했던 상대팀이 이청용 봉쇄에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이유죠. 이러한 선 수비-후 역습은 약팀이 강팀과의 경기에서 상대의 허를 찌를 수 있는 대표적 작전입니다. 이청용을 키 플레이어에 맞춰 선 수비-후 역습에 단련된 볼턴의 최근 흐름이라면 강팀과의 경기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둘 공산이 있습니다.

결국, 볼턴의 8경기 행보 관건은 이청용의 역습에 달렸습니다. 이청용이 후방 옵션에게 종패스를 받을 수 있는 움직임에 능동적이고, 역습 과정에서 측면에 의존하지 않고 상대 수비 위치에 따라 직선과 곡선 형태의 공격 패턴을 유기적으로 잘 섞어내고, 전방 공간을 부지런히 움직이면서 빠르게 돌파하고, 상대 수비수를 개인기로 제치느냐에 따라 볼턴 공격력의 희비가 갈릴 것입니다. 최근에는 상대팀의 집중적인 견제에서 벗아나기 위해 중앙에서 공을 터치하며 팀의 공격을 조율하는 지능적인 경기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형태의 공격력은 많은 체력을 소모하게 됩니다. 더욱이 수비 과정에서는 오른쪽 측면 뒷공간까지 넓게 움직이면서 상대 측면 옵션을 압박하기 때문에 체력 부담이 커집니다. 2009년 1월 허정무호의 동계 전지훈련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이렇다할 휴식기 없이 경기 출전을 강행했던 이청용에게는 체력 소모가 반갑지 않습니다.

다행히 이청용의 체력 고갈에 대한 우려는 앞으로 크지 않을 것입니다. 볼턴이 3~4일에 1경기를 치르는 빠듯한 경기 일정에서 벗어나 앞으로 8경기 치르는 동안 1주일에 1경기씩 소화하기 때문에 휴식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과도한 경기 출전속에서 얼음탕 회복 훈련으로 체력 고갈을 이기며 폼을 유지했던 이청용이라면 남은 8경기에서 최상의 컨디션으로 볼턴의 승리를 이끌지 모를 일입니다. 올 시즌 5골 8도움을 기록했던 이청용의 공격 포인트가 남은 8경기를 통해 더 불어날지 모를 일입니다. 이청용이 강팀과의 경기에서 공격 포인트를 올리며 볼턴의 승리를 이끄는 순간이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