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는 2006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세계 야구 강호들을 쓰러뜨리는 멋진 활약상을 펼쳤다. WBC에서는 아시아 예선 3경기와 8강 3경기를 싹쓸이하며 4강 신화를 달성했고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본선 7경기에서 7연승으로 준결승에 진출해 WBC 4강 신화를 재현했다.

특히 베이징 올림픽에 참가한 한국 야구 대표팀을 보며 많은 사람들이 2006년 WBC때의 모습을 떠올리곤 한다. 올림픽 본선 7연승의 한국이 일본을 꺾고 2년 전 WBC 준결승 0-6 완패를 설욕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 것. 2006년 WBC 대표팀과 이번 베이징 올림픽 대표팀의 비교 역시 자연스럽게 흘러 나오고 있다.

한국의 WBC 4강 진출을 지휘했던 김인식 한화 감독은 16일 네이버 문자중계 일본전 해설을 통해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 대표팀의 메달 색깔이 무엇이냐 궁금한데 뭔가 따긴 딸 것 같다. 아무래도 김광현을 비롯한 많은 선수들이 성장했기 때문에 (한국의 전력이) WBC 보다 더 낫다"며 베이징 올림픽에 참가중인 한국 대표팀이 WBC 대표팀 보다 월등한 전력을 앞세워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확신했다.

한국 올림픽 대표팀의 거침없는 연승 질주에 ´야구 종가´ 미국 언론들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미국 스포츠 전문 웹사이트 CNN-SI는 19일 "한국은 이번 올림픽에서 기복 없는 경기력을 펼쳤다. 이제 남은 것은 결승전에서 이러한 성적을 내는 것이다"며 한국의 올림픽 결승 진출을 장담했다. 야구 격주간지 베이스볼아메리카도 19일 기사를 통해 "한국 올림픽 팀은 2006년 WBC를 보는 것 같다"고 표현했다.

2006 WBC 대표팀, ´마운드와 수비의 승리´



우선 WBC 4강 신화는 마운드와 수비의 승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한국은 WBC 7경기에서 63이닝 동안 자책점 14점에 평균 자책점 2.00을 기록해 참가국 16개국중 1위를 기록했다. 준결승에서 일본에 6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면 평균 자책점 1점대를 기록할 수 있었다.

당시 한국의 마운드는 해외파와 노장 선수들을 위주로 짜여졌는데 이들은 선발과 마무리에 걸쳐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한국 야구의 대들보´ 박찬호(LA 다저스)가 10이닝 무실점 3세이브를 기록한 것을 비롯 서재응(KIA, 2승 14이닝 1실점) 봉중근(LG, 2.2이닝 무실점) 손민한(롯데, 2승 7.1이닝 2실점) 구대성(한화, 1승 8이닝 1실점) 오승환(삼성, 3이닝 무실점) 등이 좋은 피칭을 선보였다.

WBC 대표팀은 7경기에서 단 한개의 실책을 기록하지 않으며 출전 선수 전원이 빼어난 수비 실력을 과시했다. 특히 우익수 이진영(SK)은 정확한 홈 송구와 다이빙 캐치로 상대팀의 득점을 막으며 ´국민 우익수´로 발돋움했고 유격수 박진만(삼성)은 몇 차례 안타성 타구를 잡아내는 ´괴력의´ 수비 감각으로 한국 야구의 진정한 실력을 세계에 알렸다.

그러나 WBC 대표팀의 화력은 기대에 못미쳤다는 평가. 주요 타자 중에서 이종범(KIA, 타율 0.400 2루타 6개) 이승엽(요미우리, 타율 0.333 5홈런 10타점)을 제외하면 3할 타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김동주, 박재홍의 결장과 이병규(주니치, 타율 0.192) 최희섭(KIA, 타율 0.182)의 부진으로 타선이 약화되어 이종범과 이승엽의 방망이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다. 준결승 일본전에서 패했던 원인 또한 타선의 침묵 때문이었다.

2008 올림픽 대표팀, ´세대교체의 중심으로 떠오른 젊은 선수들´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본선 7연승을 일군 대표팀의 키워드는 ´세대교체´. 먼저 투수진을 살펴보면 평균 연령이 WBC때보다 3.6세 젊어졌고(WBC 28.2세, 올림픽 24.6세) 30대 이상의 투수는 올해 30세인 정대현(SK) 한 명 뿐이다. WBC 4강을 이끈 해외파 투수 중에서 올림픽에 합류한 선수 또한 봉중근 한 명에 불과하다.

세대교체의 그 주역이 바로 ´원투 펀치´ 류현진(21, 한화)과 김광현(20, SK)이다. 류현진은 지난 15일 캐나다전에서 9이닝 5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해 한국의 승리를 이끌었다. 김광현은 16일 일본전에서 5.1이닝 3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구대성에 이은 ´일본 킬러´로 자리매김했다. 송승준(28, 롯데) 장원삼(25, 우리) 권혁(25, 삼성) 윤석민(22, KIA) 또한 베이징 올림픽에서 새롭게 두각을 나타낸 투수들.

WBC때 이종범과 이승엽, 최희섭이 중심이었던 타선도 ´세대교체´의 바람이 불고있다. 올림픽에서는 32세 동갑내기 이승엽과 김동주(두산)가 부진과 부상으로 고개를 떨궜지만 이대호(26, 롯데) 정근우(26, SK) 김현수(20, 두산)가 중심 타선에서 제 몫을 해냈다. 특히 이대호는 타율 0.429에 홈런 3개를 기록해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거포´로 우뚝섰다.

WBC 시절의 약점이었던 출루율과 주루 플레이는 김경문 감독이 내세운 ´발야구´로 업그레이드 됐다. 두산 육상부 주장인 이종욱(28, 두산)을 비롯 이택근(28, 우리) 고영민(24, 두산) 이용규(23, KIA), 정근우 같은 발 빠른 준족들이 ´안타 본능´에서 나오는 많은 안타와 빠른 스피드를 통한 주루 플레이를 앞세워 팀에 많은 득점을 안겨줬다.

그러나 올림픽 대표팀은 WBC 대표팀 보다 마무리 투수에 약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마무리 투수 한기주(KIA)가 미국전과 일본전, 대만전에서의 부진으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이 원인. WBC에서 박찬호와 함께 마무리 투수로서 펄펄 날았던 오승환은 컨디션 난조로 자주 마운드에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올림픽 대표팀이 WBC시절보다 더 좋은 성적을 달성하려면 마무리 보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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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전, 세계 최고의 야구 리그인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하여 한국 야구를 빛낸 ´코리안 특급´ 박찬호(35, LA 다저스).

올해 소속팀 LA 다저스에서 두 번째 전성기에 꽃을 피우기 시작한 박찬호는 이번 베이징 올림픽 출전이 예정됐던 선수였다. 메이저리거의 올림픽 출전을 놓고 국제야구연맹과 메이저리그 사무국, 선수노조의 삼자 합의 끝에 "올해 8월 1일자로 메이저리그 25인 엔트리에 포함된 선수는 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다"고 삼자 합의하면서 박찬호는 추신수(클리블랜드)와 더불어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었다.

박찬호의 올림픽 출전 무산은 김경문 야구 대표팀 감독이 안타까워했던 부분이다. 김 감독은 지난 5월 26일 3차 대표팀 예비명단에 박찬호의 이름이 빠지자 "찬호는 어떻게 안 되나. 메이저리그에서 잠깐 풀어줘도 될 것 같은데..."라며 3차 예비명단에 대한 아쉬움을 살짝 내비쳤다.

지난해 11월 아시아 지역 예선전에서 주장을 맡았던 박찬호는 누구보다 올림픽 출전을 열망했었고 대표팀 코칭스태프도 박찬호의 합류를 잔뜩 기대했었다. 올해 LA 다저스에서 펄펄 나는 박찬호는 구위가 전성기 시절처럼 다시 살아나면서 불펜과 선발을 오가며 빅리거로서 확실하게 활동한 선수로서 베이징 올림픽에서 미국, 일본, 쿠바 같은 금메달 경쟁국에게 위압감을 줄 수 있는 존재였다.

박찬호가 없는 한국은 베이징 올림픽 본선에서 7전 7승의 성적을 거두었다. 겉으로는 박찬호 없이 잘 나가고 있지만 속 사정은 이와 다르다. 박찬호의 대표팀 보직이었던 마무리 투수쪽에서 불안한 모습을 노출한 것. 이번 본선에서 마무리 투수로 자주 등장했던 한기주(KIA)의 부진이 대표팀 전력의 약점으로 꼽힌 것.

한기주는 지난 13일 미국전에서 9회초 등판해 첫 타자에게 솔로 홈런을 내주는 등 3피안타 3실점으로 아웃 카운트 하나 잡지 못하고 강판됐다. 16일 일본전 9회말에서는 아라이 다카히로에게 3루트를 맞은 뒤 3루수 김동주의 실책으로 1실점 했다. 곧바로 무라타 슈이치에게 2루타를 맞아 한 번도 아웃을 잡지 못하고 마운드를 넘겼다. 대만전에서는 2이닝을 소화했지만 8-8 동점의 빌미를 제공하고 강판됐다.

특히 금메달 경쟁국이라 할 수 있는 미국과 일본전에 등판한 한기주는 아웃 카운트 없이 4실점, 평균 자책점 99.9를 기록하며 야구 팬들의 집중 포화를 맞고 있다. 직구가 한 가운데로 몰리고 제구력까지 떨어지면서 연일 맥을 못추는 것. 김경문 감독도 17일 경기에서 "이기는 경기에 투입하는 것은 힘들 것 같다"고 말해 한국의 마무리 투수진에 문제가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문제는 한기주의 부진 뿐만이 아니다. 대표팀의 유력한 마무리 투수로 거론되던 오승환(삼성)이 최근 구위 저하와 컨디션 난조로 자주 마운드에 등판하지 못한 것. 19일 쿠바전에서는 살아나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한 경기만으로 '완벽 부활'을 속단할 수는 없다. 또 다른 마무리 자원인 정대현(SK)은 왼손 타자에 유독 약한 문제점이 있는데다 당초 '한기주-오승환'에게 밀렸던 대표팀 마무리의 '차선 카드'로 여겨졌던 선수다. 

당연히 박찬호의 존재감이 떠오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박찬호는 1998년 방콕 아시안 게임과 2006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에서 선발과 마무리를 맡아 각각 금메달과 4강 신화를 이룬 주역이었다. 지난해 12월 대만과의 아시아 예선에서는 류현진에 이어 3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쳐 팀의 5-2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WBC에서의 활약이 경이적이었다. 박찬호는 4경기(선발 1회) 동안 10이닝 3세이브 평균 자책점 0.00의 특급 투구를 과시하며 마무리 투수로서 뒷문을 든든히 책임지는 에이스급 활약을 펼쳤다. 지난해 대만전에서도 마무리 투수로 뛰었고 올해 LA 다저스에서는 선발보다는 불펜 투수로서 더 많이 출전했기 때문에 베이징 올림픽 본선 무대에서 한국의 마무리 투수로 '완벽 피칭'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물론 한국 야구 대표팀은 투타 전반에 걸친 세대교체에 성공했다는 찬사를 받고 있다. 그러나 한기주와 오승환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마무리쪽은 그렇지 않았다. 어떤 상황 속에서도 절대 흔들리지 않으며 승리의 든든함을 더해가는 노련한 마무리 선수가 한국에게 필요했다. 한국의 마무리가 불안한 현 시점에서 어쩌면 '박찬호는 한국 야구의 대들보'라는 생각은 결코 무리는 아닐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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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율 4할2푼9리, 팀 내 1위...한국 7연승 이끌었다'

지난해 4월 25일 마산에서 열린 롯데-SK의 경기를 중계하던 이순철 MBC ESPN 해설위원(현 우리 히어로즈 코치)은 덩치 큰 거포를 향해 "정말 대단한 타자"라는 찬사를 보냈다. 롯데의 '빅 보이' 이대호(26)의 무서운 타격 감각이 그의 입을 쉴 새 없게 만들었던 것이다.

국내 프로야구를 평정한 이대호의 방망이가 베이징 올림픽 무대를 빛내고 있다. 이대호는 본선 7경기에서 21타수 9안타(타율 0.429)에 팀 내 타율 1위와 홈런 3개를 기록하는 '괴물같은' 타격을 과시하는 중이다. 특히 홈런 3방(미국, 일본, 네덜란드전) 모두 팀의 선취 득점으로 연결돼 한국 승리의 '영양가 만점' 역할을 해냈다.

그런 이대호는 한국의 본선 7연승에 큰 디딤돌로 자리매김 했음은 물론 한국 야구의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 달성을 위한 꿈과 희망을 국민들에게 선사했다. 2006년 타자 트리플 크라운(타격, 홈런, 타점)을 기록했던 그 괴력이 올림픽에서도 이어진 것. 타순도 6번에서 5번으로, 20일 네덜란드전에서는 4번 타자에 기용돼 '이승엽-김동주'보다 팀 내 입지가 단단해졌다.

이대호의 존재감은 '아마 야구 최강' 쿠바가 '국민 타자' 이승엽 보다 더 경계했을 정도다. 쿠바 선수들은 19일 한국과의 5회 도중 4번 타자 이승엽을 삼진으로 돌려 세운 뒤 이대호를 고의 사구로 1루에 보냈다. 쿠바 배터리 또는 해당 투수가 이대호와 정면 승부하면 크게 얻어맞을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속에 그를 고의사고로 내보냈던 것이다.

특히 이대호의 방망이는 '미국-일본-쿠바' 같은 금메달 후보 팀들과의 경기에서 빛을 발했다. 강팀과의 경기에서 한국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기 때문에 '강팀 킬러 이대호'라는 새로운 수식어도 등장했다.

13일 미국과의 첫 타석에서 역전 투런 홈런을 날렸고 3일 뒤 일본전에서는 0-2로 뒤진 7회초 '한국 킬러' 와다 쓰요시를 상대로 동점 투런 홈런을 작렬하며 결정적인 순간에 한 방을 터뜨리며 한국 승리에 결정적인 공헌을 한 것. 19일 쿠바전에서는 4타석 1타수1안타 3사사구로 100% 출루율을 과시했는데 그 1안타가 7회에 터진 것이며 이것이 후속 타자 이종욱의 1타점 적시타로 이어졌다. 쿠바전에서 방망이의 매운맛을 선보이지 않고도 득점에 공헌했던 것.

불과 올림픽 이전까지만 해도 이대호의 대표팀 합류에 대해 일부 팬들의 불안한 시선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이대호가 올해 프로야구에서 부진한 것과 대조적으로 라이벌 김태균(한화)이 펄펄 날았기 때문. 그러나 김경문 감독은 이대호를 중용해 한 방 터뜨릴 것을 기대하는 '믿음'을 주었고 그런 이대호는 감독의 믿음에 보답해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 누구도 당할 자 없는 '사기 유닛'의 진가를 뽐내고 있다.

불방망이의 괴력을 선보이는 이대호는 준결승전에서도 이러한 기세를 이어가 한국의 결승 진출을 이끌겠다는 각오다. 대표팀의 실질적인 4번 타자로 자리 잡은 이대호의 타격 본능이 베이징 올림픽에서 계속 꽃을 피울지 여부에 국민들의 시선이 이대호의 방망이를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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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 한국 야구 대표팀 감독이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위해 꺼내든 카드는 ´본선 1위 확정´이었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18일 대만전 승리(5연승)로 일찌감치 4강 진출을 확정지으며 본선 1위 또는 2위가 예상됐다. 한국과 함께 5연승을 기록했던 19일 쿠바와의 일전에 따라 순위가 결정되기 때문에 이 경기를 이겨야 할지 여부가 관건이었기 때문.

´아마 야구의 최강´ 쿠바의 전력이 객관적인 전력상 한국을 앞서지만 김경문호는 막강한 쿠바와 정면 승부를 펼쳤다. 한국은 19일 오후 12시 30분(한국 시간) 베이징 우커송 야구장에서 열린 쿠바와의 본선 6차전에서 7-4로 승리했다. 20일 맞붙는 네덜란드의 전력이 약하다는 점에서 한국은 쿠바전 승리를 발판으로 본선 1위 확정과 함께 준결승에서 본선 4위 팀을 상대로 결승행을 바라보게 됐다.

쿠바전 승리는 김경문 감독이 짜여진 시나리오를 실행한 것 처럼 벼르고 있던 계획. 당초 야구 전문가들은 이미 4강 진출을 확정지은 한국이 쿠바전과 네덜란드전에서 승패에 관계없이 힘을 소모하지 않는 경기를 펼칠 것으로 예상했다. 물론 쿠바전 선발 투수가 경기 당일까지 정해지지 않아 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윤석민 또는 장원삼의 깜짝 선발 등판을 예측하기도.

그러나 김경문 감독은 쿠바전서 송승준을 선발 투수로 기용하며 ´봉중근-송승준-류현진-김광현´으로 짜인 선발 로테이션 흐름을 바꾸지 않았다. 송승준 카드는 쿠바를 반드시 잡겠다는 김 감독의 전략과 맞물렸다. 송재우 엑스포츠 해설위원은 19일 네이버 문자중계를 통해 "송승준은 마이너리그에서 남미 선수들과 많이 상대 했을 것이다. 경기를 보니 (공을) 최대한 낮게 가져가기 위해 노력한다"며 송승준이 4명의 선발 투수중에서 쿠바전에 투입하기 적절한 존재임을 강조했다.

김경문 감독의 송승준 투입은 적중했다. 송승준은 쿠바전에서 6.1이닝 5안타 4볼넷 3실점의 성적으로 호투하며 한국의 승리를 도왔다. 2회초 쿠바에 3점을 내주는 불안함이 있었지만 3회초 자신의 ´주 무기´인 스플리터로 병살타를 유도하면서 7회초까지 무난한 피칭을 했다. 직구와 스플린터에 의존했던 롯데에서의 모습과는 다르게 몸쪽 위주로 파고드는 정교한 피칭을 앞세워 쿠바 타선을 잠재웠다.

득점을 올리려는 타자들의 의지도 한 몫을 했다. 4회말 2사 만루 상황에서 강민호-고영민-이용규의 3연속 적시타로 5점을 올리며 역전에 성공했다. 6회말에는 고영민의 도루와 이용규의 안타로 1점을 냈고 7회말에는 이종욱이 안타로 추가 득점을 얻으며 4-7 승리를 확정지었다.

한국은 쿠바전 승리로 본선 1위 확정과 함께 준결승에서 본선 4위팀과 맞붙게 됐다. 미국 또는 일본이 4위로 한국과 맞붙을 것으로 보이지만 한국이 본선에서 두 팀을 이겼기 때문에 본선 2위로서 3위 팀과 상대하기 보다는 1위로서 4위팀과 대결하는 것이 ´결승 진출을 위해´ 더 수월하기 때문이다. 미국과 일본의 전력이 올림픽 본선 무대에서 기대 이하의 모습이었던 것도 한 몫을 했던 상황.

준결승 대진표를 보더라도 본선 1위로 진출하는 것이 앞으로의 일정 소화에 걸림돌이 없다. 1위와 4위팀은 오는 22일 오전 11시 30분(한국시간) 준결승전을 치르고 2위와 3위팀은 그날 오후 7시에 대결한다. 3-4위전이 다음날 오전 11시 30분에 열리고 결승전이 그날 오후 7시에 펼쳐져 본선 1위로 진출하는 팀의 일정이 체력적으로 더 유리한 대진표다. 이미 본선 1위가 확정된 한국이 낮경기인 준결승을 치르기 때문에 3-4위전 또는 결승전을 앞두고 쉬는 시간이 충분해졌다.

중국과 대만전에서 부진했던 원인 역시 한 몫을 했다. 한국은 밤 경기를 치르면 다음 날 낮경기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는데 대표적인 예가 중국과 대만전이었다. 한국이 2위로 본선에 진출해 준결승에서 떨어지면 ´22일 밤 경기-23일 낮 경기´의 흐름이 되기 때문에 자칫 3-4위전에서 무기력한 경기를 펼칠 가능성이 크다. 본선 1위로 진출하면 이 같은 걱정을 하지 않기 때문에 김경문 감독이 쿠바를 꺾은 것은 의미있는 소득이라 할 수 있다.

어찌되었건 김경문 감독의 한국 야구 대표팀은 사실상 본선 1위를 확정지으며 준결승을 대비하게 됐다. 마지막 본선 경기인 네덜란드전은 무리없는 경기를 펼칠 것으로 보여 준결승에서 모든 힘을 다하여 결승 진출과 금메달 획득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준결승에서는 본선 4위팀의 전력에 따라 ´원투펀치´ 류현진 또는 김광현 카드를 쓸 것으로 보여 본선 1위팀 답게 최상의 경기를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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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대표팀의 목표, 동메달에서 금메달로 상향 조정?´

한국 야구 대표팀의 파죽지세가 하늘을 찌를 듯 하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17일 중국과의 승부치기 경기 끝에 1-0 승리를 거두고 4연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 미국과 캐나다, 일본, 중국을 차례로 꺾고 4강 진출을 확정지은 한국 야구의 저력이 빛나고 있다. 그것도 ´아마 야구 최강´ 쿠바와 함께 올림픽 본선 1위에 당당히 이름을 내민 것.

한국은 그동안 올림픽 무대에서 이기지 못했던 ´야구 종주국´ 미국을 상대로 8-7의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으며 ´난적´ 캐나다를 1-0으로 꺾었고 ´라이벌´ 일본 마저 5-3으로 요리했다. 특히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거론되던 미국과 일본을 제압한 것은 의미가 크다는 평가. 이제 쿠바만 넘으면 본선 1위 등극은 물론 내친김에 9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노려볼 수 있어 앞으로의 승승장구에 야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인식 한화 감독은 16일 포털사이트 네이버 문자중계에 해설가로 참가하며 "한국 야구가 시드니 올림픽 3~4위전에서 일본을 꺾고 동메달을 땄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메달 색깔이 무엇이냐 궁금한데 뭔가 따긴 딸 것 같다"며 한국 야구 대표팀이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동메달과 2006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4강 진출에 이어 베이징 올림픽에서 또 한번의 ´기적 같은 영광´을 재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원동력으로 김인식 감독은 "김광현 같이 많은 선수들이 성장했기 때문에 (한국의 전력이) WBC 때보다 더 낫다"며 젊은 선수들의 패기와 실력이 베이징 올림픽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실제로 시드니 올림픽과 WBC 4강을 이끌었던 해외파 투수들의 이름은 봉중근(전 신시내티, 현 LG)을 제외하면 찾아볼 수 없어 한국 투수진의 ´세대 교체´가 성공했음을 확인 시켰다.

그 주역이 대표팀의 ´원투 펀치´ 류현진(21, 한화)과 김광현(20, SK) 이다. 현역 최고의 프로야구 투수로 군림중인 류현진은 그동안 국제대회에서의 부진으로 ´국내용´이라는 비아냥을 받았으나 15일 캐나다전서 9이닝 동안 5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해 한국의 1-0 완봉승을 이끌며 ´국제용 괴물´로 업그레이드 됐다.

류현진은 이 경기에서 자신감 넘치는 ´배짱 피칭´과 상황에 따른 적절한 변화구를 앞세워 캐나다를 거침없이 농락했다. 지난 14일 쿠바전에서 9안타 3홈런 6득점을 뽑았던 캐나다의 강타선을 한국의 ´괴물 투수´ 류현진이 9이닝 완봉승으로 꽁꽁 묶은 것이었다.

지난 16일 일본전에 선발 등판했던 김광현은 5.1이닝 3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의 기록으로 호투하며 ´新 일본 킬러´로 자리매김 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4차전과 코나미컵 주니치전에서의 역투처럼 베테랑 선수를 보는 듯한 호투로 큰 무대에서 강인한 모습을 보이는 승부사 기질을 발휘하며 어린 나이를 무색케 했다. 1회말부터 4회 2사까지 11타자 연속 완벽한 퍼펙트를 기록하는 인상적인 역투를 하기도.

"이젠 박찬호를 잊어야 한다"는 김경문 감독의 지난 3월 5일 기자회견 인터뷰 처럼 류현진-김광현의 성공적인 '원투 펀치' 정착은 해외파와 노장 선수에 의존하던 한국 대표팀 마운드의 중심축이 바뀌었음을 의미한다. 두 명의 좌완 에이스는 자신의 몫을 100% 이상 해내며 한국의 연승을 이끌었고 앞으로 실전 무대에서 많은 경험을 쌓는다면 한국 야구의 밝은 미래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승엽-이병규-박재홍 등이 핵심이었던 타선의 주역도 '젊은 피'로 바뀌었다. 대표팀의 1~3번을 맡는 이종욱(28, 두산)-이용규(23, KIA)-정근우(26, SK)는 필요할 때 한방 해주는 적시타 능력과 특유의 빠른 발을 앞세워 김경문호의 핵심인 '발야구'를 주도하며 팀의 4연승 행진을 이끌었다. 올해 프로야구 타율 1위 김현수(20, 두산)의 대타 작전은 연일 성공적이며 이택근(28, 우리) 고영민(24, 두산)은 대표팀 타선의 조역 역할을 묵묵히 해냈다.

'국민 타자' 이승엽의 극심한 타격 부진 속에서 이대호(26, 롯데)는 중심 타자 역할을 거뜬히 해내고 있다. 13일 미국과의 첫 타석에서 역전 투런 홈런을 날렸고 3일 뒤 일본전에서는 0-2로 뒤진 7회초 '한국 킬러' 와다 쓰요시를 상대로 동점 투헌 홈런을 작렬하며 결정적인 순간에 한 방을 터뜨리며 한국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2006년 '타자 트리플 크라운(타격, 홈런, 타점)'을 기록하며 '롯데의 4번 타자'로 맹위를 떨친 이대호는 동갑내기 라이벌 김태균과 더불어 한국 프로야구를 지배한 거포로 우뚝 섰다. 2006~2007년 한국 프로야구 타자 중에서 가장 뛰어난 기록을 올렸던 그의 재능이 베이징 올림픽 무대에서 한껏 발동하며 이승엽을 이을 차기 '아시아의 4번 타자'로 발돋움 했다.

물론 한국의 베이징 올림픽 선전이 '세대 교체' 뿐만은 아니다. 한국 대표팀은 어느 대회를 가리지 않고 선후배간의 엄격한 위계 질서 속에서 끈끈한 팀 워크를 자랑했다. 그 결속력이 젊은 선수들의 병역 혜택과 20억원의 올림픽 포상금,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동기부여까지 더해져 선수들의 사기를 높이며 베이징 올림픽 4연승의 결과로 이어졌다. 한국 프로야구의 질적인 발전 역시 간과할 수 없는 부분.

한국의 향후 전망은 밝다. 앞으로 경기하게 될 대만과 네덜란드는 한국의 한 수 아래 상대로 여겨지고 있으며 지난 6일 쿠바와의 연습 경기 2차전에서는 15-3의 대승을 거둔 전적이 있어 '강력한 금메달 후보' 쿠바가 더 이상 두렵지 않다.

이 기세라면 당초 목표였던 최소 동메달 획득이 '금메달' 그리고 9전 전승 우승까지 노려볼 수 있다. 그 꿈이 현실이 되려면 4연승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적시적소에 맞게 보완하는 것과 매 경기 방심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 미국과 일본을 꺾고 8강 진출을 확정지은 한국 야구 대표팀의 금메달 가능성은 올림픽 이전보다 더 높아졌다.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