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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아스날의 공격력 부진, 샤막 영입하나?

 

지난달 A매치 데이 이전까지 첼시-맨유와 함께 선두 경쟁을 벌였던 아스날이 휘청거리고 있습니다. 지난달 22일 선더랜드전과 30일 첼시전에서 무득점 패배하면서 4위(승점 25)로 추락해 1위 첼시(승점 36)와의 승점 차이가 11점으로 벌어졌습니다. 5위 리버풀(승점 23)과의 승점 차이도 2점으로 좁혀지면서 리그 4위 수성마저 위태롭게 됐습니다.

한 가지 주목할 것은, 아스날은 선더랜드전과 첼시전에서 공격적인 축구를 했습니다. 선더랜드전에서는 슈팅 12-8, 점유율 65-35(%), 패스 497-243개로 앞섰으며 첼시전에서는 슈팅 12-10, 점유율 56-44(%), 패스 467-338개로 확고한 우세를 점했습니다. 경기 결과는 졌지만 내용에서는 상대팀을 압도했습니다. 두 경기에서 공격적인 경기 흐름을 골 기회로 제대로 살리지 못했음을 의미합니다. 선더랜드전 이전까지 프리미어리그 1경기당 3.27골을 기록했던 것을 상기하면 2연패 무득점 부진의 원인은 공격력으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아스날의 득점력 부진은 중앙 공격수를 맡았던 로빈 판 페르시의 부상에서 시작된 문제입니다. 판 페르시는 올 시즌 리그 11경기에서 7골 7도움 기록했고 지난달 7일 울버햄튼전까지 리그 6경기에서 6골 3도움의 오름세를 달렸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14일 A매치 이탈리아전에서 발목 부상을 당해 4개월 동안 결장합니다. 니클라스 벤트너는 사타구니 부상에 스포츠 헤르니아(탈장) 수술까지 겹쳐 내년에 그라운드에 복귀할 전망입니다. 판 페르시와 벤트너가 없는 아스날의 중앙 공격 약화는 최근 리그 2경기에서 무득점 연패를 당하는 원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아스날은 최근 판 페르시의 부상 공백을 메우기 위한 방안으로 에두아르두 다 실바를 윙 포워드에서 중앙 공격수로 끌어 올렸습니다. 하지만 에두아르두는 선더랜드전과 첼시전에서 후방 옵션들의 패스를 받는 과정에서의 위치선정 미스로 팀의 공격을 끊어뜨린 문제점을 노출하고 말았습니다. 특히 첼시전에서는 테리-카르발류의 압박에 막혀 골을 넣거나 동료 선수의 침투를 도울 수 있는 공간을 창출하지 못했습니다. 그로인해 아르샤빈-파브레가스-나스리의 공격 부담이 커진데다 아스날이 우세한 공격 흐름 속에서도 골 기회를 번번이 놓치는 문제점이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아스날은 첼시전에서 후반 시작과 동시에 송 빌롱을 빼고 테오 월컷을 교체 투입하면서 '아르샤빈-에두아르두' 체제의 4-4-2로 전술을 변경했습니다. 하지만 물은 이미 엎질러 졌습니다. 에두아르두는 중앙과 측면 공격수 사이에서 길을 잃으면서 자신의 출중한 공격 재능을 살리지 못해 후반 12분에 교체되고 말았습니다. 판 페르시의 부상이 아스날에게 재앙이 된 순간 이었습니다.

아스날은 앞으로 4개월 동안 판 페르시 없이 경기를 치러야 합니다. 벤트너도 당장 복귀할 선수는 아닙니다. 판 페르시의 또 다른 대안이라 할 수 있는 잭 웰셔는 나이가 어리고 1군 경기 출전 경험도 많지 않습니다. 여기에 에두아르두까지 제 몫을 다하지 못하면서 중앙 공격수 부재에 울고 말았습니다. 만약 아스날이 지금의 고비를 넘지 못하면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 가능성이 어려워진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판 페르시 부상 공백으로 어려움을 겪는 아스날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내년 1월 이적시장입니다. 이적시장에서 기존 선수의 공백을 메우고 스쿼드의 질을 탄탄하게 구축하기 위해 새로운 선수를 영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판 페르시가 부상이 많은 선수고 벤트너가 미완의 대기임을 상기하면 중앙 공격수 자원에서 믿음직한 존재가 한 명 더 필요했던게 사실입니다.

만약 아스날이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모로코 출신 공격수 마루앙 샤막(25, 지롱댕 보르도)을 영입했다면 공격력 문제는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샤막의 소속팀인 보르도가 아스날이 낮은 이적료(600만 파운드)를 제시했다는 이유로 영입 제안을 거절하면서 아스날의 샤막 영입 작업이 철회 됐습니다. 그런데 아르센 벵거 감독이 샤막 영입에 다시 관심을 가지면서 그의 아스날 이적 여부가 주목받게 됐습니다.

벵거 감독은 지난달 30일 잉글랜드 일간지 <인디펜던트>를 통해 "샤막은 아스날 영입이 가까웠던 선수였지만 결국 영입이 성사되지 못했다. 1월 이적시장에서 공격수 보강이 필요하면 샤막 영입을 생각해볼 수 있다"며 샤막을 영입할 의사가 있음을 언급했습니다. 판 페르시의 부상과 에두아르두의 부진으로 공격 작업에 어려움을 겪는 아스날이기에 공격수 보강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만약 아스날의 12월 성적이 좋지 못할 경우 샤막 영입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을 것입니다.

샤막은 지난 시즌 보르도의 프랑스 리그 우승을 이끈 공격수입니다. 지난 시즌 34경기에서 팀내 최다 득점인 13골 6도움을 기록해 프랑스 리그에서 독주를 달리던 리옹의 7연패 시대를 무너뜨렸습니다. 올 시즌에는 프랑스 리그 13경기 4골 1도움을 기록해 팀의 리그 선두를 견인했고 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였던 지난달 3일 바이에른 뮌헨전과 25일 유벤투스전에서 골을 넣으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바이에른 뮌헨과 유벤투스가 챔피언스리그에서 기대 이하의 행보를 나타낸 것은 보르도전 패배가 원인이었고 그 중심에는 샤막이 있었습니다.

아스날의 영입 관심을 받는 샤막은  지난 시즌부터 프랑스 리그에서 급성장한 선수입니다. 2007/08시즌까지 로테이션 플레이어였으나 지난 시즌부터 팀의 주전으로 자리잡으면서 '포스트 지단' 요한 구르퀴프의 지원 사격을 받아 공격력 업그레이드에 성공했습니다. 지난 시즌에 넣은 13골 중에 9골이 헤딩골이었을 정도로 공중볼을 잘 따내며 문전으로 치고드는 스피드가 제법 빠릅니다. 그리고 상대 수비진을 끌고 다니며 카베나기-구르퀴프-마네가조 같은 후방 공격 옵션들의 문전 침투 공간을 열어주는 역할에 강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래서 샤막은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아스날을 비롯한 프리미어리그 여러 클럽들과 이탈리아 명문 유벤투스의 영입 관심을 받았습니다. 최근에는 맨유까지 그 대열에 동참 했습니다. 무엇보다 보르도와의 계약 기간이 올 시즌에 끝나기 때문에 앞으로 2개월 뒤에는 다른 클럽과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는 권리가 있습니다. 보르도가 샤막의 이적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는 내년 1월 이적시장이 마지막 입니다. 보르도를 떠날 것으로 보이는 샤막이 공격력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는 아스날의 고민을 해결할 재목으로 거듭날 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