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26년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바로 외국인 선수들입니다. 코리안 드림을 꿈꾸던 외국인 선수들은 막강한 실력과 넘치는 카리스마로 K리그 판도를 뒤흔들었습니다. 팀 전력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기본이며 득점 순위권에서도 외국인 선수의 이름은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특히 피아퐁, 라데, 사리체프, 샤샤 같은 특급 외국인 선수들은 팬들에게 K리그의 레전드로 인정받고 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 모두가 한국에서 성공한 것은 아닙니다. 화려한 경력을 무색케 하는 무기력한 경기력을 일관하다 퇴출된 선수가 있는가 하면 입단 초기부터 실력 부족으로 평가받거나 불의의 부상으로 소리없이 한국을 떠난 선수도 있습니다. 성공한 외국인 선수보다는 그저 그런 활약을 펼치거나 실패한 선수들이 더 많았습니다.

그리고 팬들의 배웅을 받으며 한국땅을 떠난 외국인 선수들은 극히 적었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선수들이 쓸쓸히 돌아가고 말았죠. 아무리 성공한 선수라도 소리 소문없이 공항을 떠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외국인 선수가 국내의 유명 선수보다 관심도가 떨어지기 때문이죠. 언론의 관심이 없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합니다. 그러나 외국인 선수가 K리그 발전을 도모했던 필수적인 존재였음을 상기하면 팬들과 이별의 자리를 갖는 풍토는 어색하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수원 서포터즈 그랑블루는 지난 3년 동안 수원의 공격수로서 맹활약을 펼쳤던 '수원의 짐캐리' 에두(28, 브라질 국적)를 공항에서 배웅하기로 했습니다. 13일 낮 1시 인천 공항에서 에두와 배웅하는 시간을 가지며 이별을 나누기로 한 것이죠. 에두가 수원을 위해 열심히 뛰었고, 우승까지 이끌었던 것을 보답하기 위해, 그리고 에두가 한국에서 마지막(이 될지모를)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지켜보기 위해 20여명의 수원팬들이 인천 공항을 찾아 이별의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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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두는 인천 공항 체크인 카운터 앞에 도착하자 20여명의 수원팬들의 사인 요구를 받았습니다. 평일 낮 1시였음에도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들이 인천 공항을 찾을 정도로, 에두는 많은 수원팬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았던 외국인 선수입니다. (C) 효리사랑]

에두는 수원에게 값진 것을 안기고 떠난 선수입니다. 2008년 정규리그와 하우젠컵 우승, 2009년 FA컵 우승을 이끌었기 때문이죠. 2008년에는 수원팬들이 목말라하던 정규리그 우승의 선봉장으로 활약한 것을 비롯 하우젠컵까지 포함해 더블의 주역으로 거듭났습니다. 그리고 얼마전에 끝난 성남과의 FA컵 결승전에서는 후반 막판에 페널티킥 동점골을 넣으며 벼랑끝 추락 위기에 몰렸던 수원을 구했습니다. 만약 에두의 페널티킥 골이 없었다면 지금쯤 FA컵 우승 트로피는 성남 구단 사무실에 있었을 것입니다.

우승 뿐만은 아닙니다. 에두는 수원을 위해서 다른 누구보다 열심히 뛰기 위해 노력했던 선수였습니다. 최전방 이곳 저곳을 빠르게 휘저으며 상대 수비수의 견제를 무너뜨리는데 독보적인 활약을 펼친 선수죠. 빠른 순간 스피드를 앞세운 돌파는 매우 저돌적이고 날카로웠습니다. 그래서 공간 침투에 능숙한 활약을 펼쳤습니다. 여기에 다부진 체격(180cm, 80kg)과 안정된 밸런스를 앞세워 상대 수비수와의 몸싸움에서 밀리는 법이 없었습니다. 이러한 에두의 플레이는 수원팬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리고 외모가 영화배우 짐캐리와 비슷했기 때문에 팬들의 친근함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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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수원 유니폼에 사인하는 에두. (C) 효리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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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효리사랑의 수첩에 사인한 에두. 에두는 자신의 왼손으로 에두라는 이름을 한글로 새기는 '센스'를 보여줬습니다. (C) 효리사랑]

사실, 에두가 한국에서 성공하리라 예상한 수원팬들은 드물었습니다. 에두가 한국에 진출하기 이전이었던 2006년에 이따마르-산드로-올리베라-실바 같은 남미 출신 공격수들이 연쇄 부진에 빠져 방출되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외국인 공격수를 향한 기대치가 낮았습니다. 더욱이 에두는 2005년과 2006년 독일 분데스리가 1부리그에서 뛰었던 시절에 보쿰과 마인츠에서 주전 확보에 실패하고 수원에 왔던 선수였습니다. 당시 마인츠의 동료였던 차두리(차범근 감독 아들)의 소개를 받아 한국에 왔지만 성공 여부를 확신할 수 없었습니다.

에두는 수원에서 첫 시즌을 보냈던 2007년에 34경기에서 7골 4도움을 기록했습니다. 외국인 공격수치고는 기대치가 모자란 공격 포인트입니다. 하지만 지난 시즌 38경기에서 16골 7도움 기록 및 수원의 더블 우승을 이끌면서 K리그의 정상급 외국인 공격수로 거듭났습니다. 올 시즌에는 부상 여파로 23경기에서 7골 4도움에 그쳤지만 수원이 성적 부진에 시달렸음을 상기하면 나쁘지 않은 기록입니다. 올 시즌 수원은 에두가 있을때와 없을때의 공격력에서 희비가 엇갈렸기 때문이죠. 에두의 존재감은 수원에서 각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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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인천 공항을 찾은 수원팬들과 사진촬영하는 에두. (C) 효리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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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번에는 에두를 정면에서 찍었습니다. 에두의 사인이 마친 뒤에는 곧바로 사진 촬영이 있었습니다. 한 팬이 에두와 함께 사진을 찍으면서 한동안 사진 촬영이 계속 되었습니다. 에두는 출국 시간이 얼마 안남았음에도 자신을 열렬히 응원했던 수원팬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자신과 사진찍고 싶은 팬들과 함께 사진 촬영했습니다. (C) 효리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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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사진을 보면 에두의 인기가 수원에서 어땠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커플티가 에두 유니폼인 분들의 모습을 보면서 수원의 축구 열기를 실감했습니다. 에두는 사진 촬영을 마친 뒤 "바쁜 시간에도 불구하고 저를 보기 위해 찾아주신 여러분들께 고맙습니다. 그동안 저를 응원해주셔서 고맙습니다"라며 자신을 배웅하기 위해 찾은 수원팬들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C) 효리사랑]  


[동영상=에두는 사진 촬영을 마친 뒤, 인천 공항을 찾은 수원팬들과 악수했습니다. 그리고 근처에 있던 가방을 들고 출입국으로 이동하여 팬들과 작별했습니다. 에두가 떠나자 팬들 사이에서 한 숨이 터져 나왔습니다. 에두가 한국을 떠난것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한 것이죠. 에두가 떠나기 전에는, 에두콜을 불러주자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현장 분위기가 숙연했기 때문에 응원을 하기가 어려웠습니다. (C) 효리사랑]

에두는 전문 공격수가 아닙니다. 2004/05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2부리그에 속했던 보쿰에 입단하기 전까지 브라질리그에서 왼쪽 풀백으로 뛰던 선수였습니다. 수비수에서 공격수로 전환한지 5년이 되었죠. 자신의 축구 인생에서 모험을 걸은 포지션 전환은 성공적으로 끝났으며 그것도 수원에서 빛을 발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독일에서 또 다른 도전을 하게 됐습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성공적인 활약을 펼치는 것이 그것이죠. 보쿰과 마인츠 시절에는 주전 경쟁에서 밀렸지만 이제는 수원에서 쌓은 공격수 경험이 더해졌기 때문에 분데스리가에서의 맹활약이 기대됩니다. 돈이 좋다면 일본 J리그로 이적했겠지만 분데스리가에서 성공하지 못했던 아쉬움이 있었기 때문에 자신의 행선지를 일본이 아닌 독일로 결정지었습니다. 에두는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향하는 비행기를 타고 수원팬들의 배웅과 함께 한국을 떠났습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