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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위기의 남자' 호나우지뉴, 이대로 끝나는가

 

"AC밀란은 이적 시장에서 최고의 선수 보강을 했다. 잠브로타와 플라미니 영입에 이어 괴물이라 할 수 있는 호나우지뉴까지 데려왔기 때문이다."

카를로 안첼로티 첼시 감독은 AC밀란 사령탑을 맡던 지난해 7월 23일 이탈리아 SKY와의 인터뷰에서 이적생 호나우지뉴(29)를 ´괴물´이라 치켜 세웠습니다. 2000년대 중반 ´세계 최고의 선수´로 명성을 떨쳤던 호나우지뉴의 가치를 괴물로 표현했죠. 당시에는 AC밀란 팬들의 기대감이 컸습니다. 그의 AC밀란 이적식 당시 수천명의 팬들이 그의 모습을 보기 위해 몰려들 정도로 열기가 대단했습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호나유지뉴는 AC밀란의 괴물이 아닌 팀의 계륵이자 골칫거리로 전락한 상태입니다. FC 바르셀로나와 브라질 대표팀에서 발휘했던 화려한 테크닉과 빠른 스피드, 상대 수비수를 유린하는 민첩성은 온데간데 없고 끝없이 부진한 경기력을 일관하며 많은 축구팬들을 실망 시켰습니다. 그러더니 최근에는 프랑스 파리로 날아가 파티에 참가한 사실이 밝혀져 파문이 일어났습니다.

호나우지뉴는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 아탈란타전에서 골을 넣은 직후에 프랑스 파리로 떠나 파티에 참가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오른손으로 북을 직접 두드리며 삼바 음악을 즐겼고 흥겨워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그 모습이 유투브 동영상을 통해 전파되면서 일이 커졌습니다.(동영상은 본문 뒷쪽에 있습니다.) 그래서 AC밀란은 이 사실을 알게 된 뒤, 그에게 벌금을 부여했습니다.

그런 호나우지뉴는 파티 파문으로 팀 내에서의 입지가 대폭 축소될 전망입니다. 올 시즌 실망스런 활약으로 레오나르도 감독의 신임을 얻지 못해 벤치멤버로 전락했고 이제는 파티로 물의를 일으켜 팀에서의 신뢰도가 깎였습니다. 최근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구단주로부터 기량 저하에 대한 쓴소리를 들었던 그의 부활 가능성은 점점 어두워지게 됐습니다.

호나우지뉴가 소속된 AC밀란은 올 시즌 최악의 행보를 걷고 있습니다. 세리에A 7경기에서 2승3무2패의 성적으로 12위에 처진것을 비롯 4골에 그친 빈약한 득점력을 일관하고 있습니다. 지난 여름 카카를 레알 마드리드에 내주면서 그 공백을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했던 것이 성적 부진의 주 원인입니다. 문제의 장본인이 바로 호나유지뉴입니다. 그는 베를루스코니 구단주로부터 카카의 대체자로 낙점받았으나 여전히 극심한 슬럼프에서 탈출하지 못했습니다.

AC밀란 부진의 또 다른 장본인은 베를루스코니 구단주입니다. 슬럼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선수의 부활을 지나치게 믿었던 것이 그 원인이죠. 호나유지뉴는 카카처럼 공수 양면에 걸쳐 점유율을 끌어올리는데 주력하거나 경기 템포를 조절하는 유형의 선수가 아닌데다 움직임과 기교가 예전같지 않은 선수였습니다. 그럼에도 베를루스코니 구단주는 호나유지뉴의 부활을 믿으며 자신의 도박에 성공 예감을 나타냈지만 결과는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이제 그는 '파티 파문과 맞물려' 팀 전력에서 제외 될 처지에 몰렸습니다.

호나유지뉴의 문제점은 나태함입니다. 그라운드에서 몸을 사리는 경기력과 소극적인 수비 가담, 문전으로 침투하는 적극적인 움직임이 아닌 특정 공간에 머무르려는 경기력은 팬들에게 '열심히 안한다'는 인상을 심어줬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프랑스 파리로 날아가 파티를 즐기는 나태함에 취해 '사생활이 문란한 선수'라는 덫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한때 외계인으로 불렸던 호나우지뉴는 지금의 카카-호날두-메시처럼 한때 세계 축구를 지배했던 선수였습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우승과 2004~2005년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상, 2005년 발롱도르 수상 등 화려한 나날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그의 행보는 2006년 독일 월드컵 이후 끝없는 내리막길로 빠졌습니다. 심야 음주 파티와 무절제한 생활에 따른 과체중으로 전성기 시절의 감각을 잃더니 친정팀 바르셀로나의 외면을 받았고 이제는 AC밀란에서 도돌이표 될 위기에 몰렸습니다. AC밀란으로 팀을 옮긴 지난 시즌에는 다이어트에 매진해 재기를 노렸지만 적은 활동량과 소극적인 수비 가담으로 팀 전술에 이렇다할 보탬이 되지 못했고 이제는 주전 경쟁에서 밀려 레오나르도 감독의 신임을 얻지 못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자신의 나태한 마인드가 기량까지 영향을 끼쳤습니다.

호나유지뉴의 올해 나이는 29세이며 내년에는 30대가 됩니다. 축구선수의 전성기가 27~28세 무렵임을 상기하면 최고의 클래스를 발휘할 수 있는 시기가 지났습니다. 하지만 특출난 기량을 자랑하는 선수들은 오랫동안 다져졌던 탄탄한 자기 관리속에 30대가 넘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의 클래스를 발휘합니다. 하지만 호나유지뉴는 26세였던 2006년 독일 월드컵부터 몰락의 길에 빠지면서 이제는 자신만의 현란한 공격력도 폭발력을 잃고 말았습니다.

현 시점에서는 호나우지뉴가 잃어버린 명성을 되찾을 명분과 기회가 보이지 않습니다. AC밀란에서 예전의 기량을 되찾지 못한 것을 비롯 카카의 공백을 메우는데 실패해 주전 경쟁에서 밀렸습니다. 여전히 파티의 향락에 흠뻑 취한 그의 마인드는 자신의 재기 성공을 바랬던 팬들에게 실망을 안겨줬습니다.

호나유지뉴가 예전의 괴력을 되찾으려면 만만찮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팀 전술에 융화되어 남들보다 열심히 뛰기 위해 사력을 다하거나, 파티로 흐트러진 마음을 바로 잡고 축구에 전념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을 이겨내는 것 밖에 없습니다. 나태함을 떨쳐내지 못하면 예전의 화려했던 영광은 더 이상 주어지지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