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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베트남 축구감독, 필립 트루시에 주목받는 이유

베트남 축구감독, 필립 트루시에 주목받는 이유

 

-한국 축구 대표팀 10월 A매치 두 번째 상대 팀 사령탑, 추억의 축구 지도자로 회자되는 인물

-박항서 감독 후임, 재기 성공할까?

 

 

어쩌면 한국 베트남 축구 A매치에서 대중들에게 관심을 끌게 될 인물 중에 한 명을 꼽는다면 베트남 축구감독 맡고 있는 인물이다. 프랑스 출신의 필립 트루시에 한국 축구팬들에게 높은 주목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최소 30대 이상의 한국 축구팬들에게는 아주 오랜만에 듣는 이름이다. 그는 2002 한일 월드컵 당시 일본 축구 대표팀의 첫 16강 진출을 이끌었던 감독이다. 이때가 그의 축구 인생 전성기였으며 그 이후에는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에 걸쳐 여러 팀을 전전하며 지도자 생활을 이어왔으나 일본 대표팀에서 4년 동안 지휘봉 잡았던 이후 한 팀에서 오랜 기간 정착하지 못하는 패턴을 보였다.

 

 

한국 축구 국가 대표팀의 다음 A매치 상대는 필립 트루시에 감독이 지휘하는 베트남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이들의 전력이나 선수보다는 지도자가 더 많은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20여 년 전 일본 대표팀 감독으로서 한국 축구와 끊임없이 접전을 이어왔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비록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의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에 묻혔으나 트루시에 감독이 일본 대표팀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것은 분명하다. 일본의 사상 첫 월드컵 16강 진출을 지휘했으며 그 이전이었던 2000 아시안컵에서 일본의 우승을 주도했다. 아시안컵과 월드컵에 걸쳐 일본 대표팀에서 좋은 성과를 냈으며 되돌아보면 이 시기가 일본 축구의 전성기 서막을 여는 계기가 됐다. 그 이후 일본 축구 행보는 모두가 다 알고 있다.

 

 

베트남 축구감독 필립 트루시에 일본에서의 성과는 국가 대표팀에서만 빛나지 않았다. U-20 대표팀 및 올림픽 대표팀 겸임을 맡았다. 그 시절에는 국가 대표팀 감독이 한 단계 아래의 대표팀 감독도 겸임으로 맡을 수 있었다. 그는 일본의 1999 U-20 월드컵 준우승(한국 : 조별본선 탈락), 2000 시드니 올림픽 8강 진출(한국 : 조별본선 탈락)이라는 좋은 성과를 냈다. 두 대회 모두 한국보다 월등한 성과였다. 당시의 한일 축구 레벨이 '한국 > 일본'이었음을 상기하면(현재는 역전됨) 필립 트루시에 감독 존재감이 한국 축구 입장에서 어마어마했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도 그의 이름을 기억하는 최소 30대 이상의 축구팬이 적지 않을 수도 있다.

 

다만, 그 이름이 20여 년 지난 현재 시점에서는 대단하다는 형용사보다는 추억이라는 단어가 더 익숙하다. 필립 트루시에 프로필 살펴보면 일본 대표팀 감독 이후로 여러 팀을 떠돌아다녔으나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러다가 2019년 베트남 U-18 대표팀 감독을 맡더니 올해 초 박항서 감독의 후임으로 베트남 국가 대표팀 및 올림픽 대표팀 감독을 맡게 됐다.

 

 

[사진 = 베트남 축구 대표팀은 이번달에 A매치 3경기 치른다. 이미 중국에서 지난 10일 중국전, 13일 우즈베키스탄전을 치렀으며 두 경기 모두 0-2로 패했다.(우즈벡전은 비공식 A매치) 오는 17일에는 한국의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한국과 격돌한다. 베트남 축구선수 전원 국내파다. 이들 중에는 올해 상반기 한국의 K리그2 서울 이랜드 FC에서 뛰었던 공격수 응우옌 반 또안 이름이 포함됐다. 하지만 9경기 출전 0골에 그치며 지난달 자국 리그로 돌아갔다. (C) 베트남 축구협회 공식 페이스북, 서울 이랜드 FC 공식 인스타그램]

 

 

베트남 축구감독 필립 트루시에 20여 년 전 한국의 라이벌 팀 사령탑으로서 좋은 성과를 냈다면 지금은 한국 지도자가 성공했던 팀에서 재기 성공에 나섰다. 그 한국 지도자가 바로 박항서 감독이다. 베트남의 연령별 대표팀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신화를 이루어냈던 것은 한국과 베트남 양국에서 매우 잘 알려진 일이다.

 

오는 10월 17일 한국 베트남 축구 A매치 맞대결은 트루시에 감독에게 초점이 모아지기 쉽다. 이 경기가 평가전임을 감안해도 과연 그가 베트남 대표팀의 경기력을 박항서 감독 시절보다 더 업그레이드 시킬지 아니면 퇴화되었는지 여부를 어느 정도 살펴볼 수 있다. 물론 베트남 입장에서도 2024 아시안컵이 중요하다. 조별 본선에서는 일본, 인도네시아, 이라크와 격돌한다. 베트남 입장에서는 모두 쉬운 상대가 아니다. 하지만 한국 원정에서 예상외로 선전하면 아시안컵에 대한 작은 자신감을 얻을지 모를 일이다. 반대로 한국 입장에서는 지난 13일 튀니지 상대로 4-0 승리를 거두었던 기세를 베트남전에서 다시 재현하지 못하면 경기력에 대한 물음표가 따라올 것으로 보인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 공식 인스타그램에서는 튀니지전 4-0 대승과 더불어 오는 10월 17일 베트남전 예고하는 게시물을 올렸다. (C) 대한축구협회 공식 인스타그램]

 

 

[사진 = 2023년 10월 17일 한국 베트남 축구 A매치 맞대결이 펼쳐진다. 사진은 글쓴이 스마트폰 달력이며 해당일을 가리킨다. (C) 나이스블루]

 

현실적으로 베트남 축구 전력은 한국과의 격차가 크다. 두 나라 축구가 지금까지 국제 무대에서 이루어냈던 성과도 대조적이다. 현재 피파랭킹 또한 한국이 크게 앞선다. 한국 26위, 베트남 95위다. 그나마 베트남은 박항서 감독 시절에 좋은 성과를 냈기 때문에 95위의 성적을 낼 수 있었다. 이 부분은 현 대표팀 사령탑 필립 트루시에 감독이 넘어야 할 과제라고 볼 수 있다. 그가 20여 년 전 일본에서 성공했던 기세를 베트남에서 다시 재현할지 아니면 안좋은 행보가 되풀이되는지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