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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러시아 크로아티아, 모드리치 동기부여 커지는 까닭

러시아 크로아티아 둘 중에 한 팀은 월드컵 4강의 영광을 누린다. 과거에도 월드컵 4강을 경험했던 때가 있었으나(러시아는 구 소련 시절 포함) 이번에 4강 진출하면 거침없이 월드컵 결승 진출에 도전해 볼 수 있다. 러시아 크로아티아 맞대결에서 가장 주목할 인물로 꼽히는 루카 모드리치 경기력은 최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크로아티아가 러시아 수비 공세를 무너뜨리는데 있어서, 러시아가 동유럽 강호 크로아티아를 꺾는데 있어서 모드리치의 존재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사진 = 러시아 크로아티아 맞대결이 펼쳐진다. 역대 월드컵 본선에서는 맞붙은 적이 없으나 역대 전적에서는 3전 1승 2무로 크로아티아가 우세다. 피파랭킹에서도 크로아티아가 러시아보다 더 좋다. 크로아티아 피파랭킹 20위, 러시아 피파랭킹 70위다. 다만, 러시아 크로아티아 맞대결 장소가 러시아라는 점은 두 팀의 경기 향방을 더욱 알 수 없게 하는 변수로 작용한다. (C)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홈페이지(fifa.com)]

 

 

러시아 크로아티아 2018 러시아 월드컵 8강 경기가 한국 시간으로 7월 8일 일요일 오전 3시 러시아 소치에 있는 피시트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진행된다. 러시아는 A조 2위(2승 1패) 및 16강 스페인전 승부차기 4-3(1-1) 승리를 거두고 8강에 올랐다. 특히 스페인전에서는 선수들의 총 이동거리가 146Km로서 137km의 스페인보다 더 많이 뛰었다. 크로아티아는 D조 1위(3승) 및 16강 덴마크전 승부차기 3-2(1-1) 승리 속에 8강에 직행했다. D조 2차전 아르헨티나전 3-0 승리는 크로아티아가 월드컵 임하는 전력이 상당히 좋다는 것을 알 수 있다.

 

8강에서 격돌하는 러시아 크로아티아 공통점은 지난 16강에서 연장전 및 승부차기를 치렀다는 점이다. 두 팀 모두 주력 선수들의 체력적인 부담이 크다. 8강에서는 백업 선수들의 출전 빈도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백업 선수층이 두꺼운 팀이 이번 경기에서 유리할 것으로 보이나 주전과 백업의 호흡이 유기적으로 잘 맞는 것도 중요하다. 다만, 러시아 선발 출전 선수 변화의 폭이 얼마나 될지 여부를 알 수 없다. 크로아티아에 비해 선수층이 다소 밀리는 특성상 주력 선수들의 비중이 크다. 이들의 상당한 체력 회복이 절실하나 그렇지 않다면 크로아티아전을 힘겹게 치를 가능성에 무게감이 실린다.

 

 

[사진 = 러시아의 16강 스페인전 승부차기 승리는 마치 2002 한일 월드컵 8강 한국 스페인 맞대결을 떠올리게 한다. 스페인을 상대로 경기 내내 쉴새없이 움직이며 압박 및 역습을 펼치는 한국 선수들, 스페인과의 승부차기에서 승리했던 개최국 한국의 저력과 비슷한 점이 있다. 스페인은 2000년대 이후 월드컵 개최국과 토너먼트에서 격돌했으나 두 번 모두 승부차기 패배로 탈락했다. (C)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홈페이지(fifa.com)]

 

 

변수는 러시아가 월드컵 개최국이라는 점이다. 그동안 월드컵 개최국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나타냈던 경우가 많았으며 러시아는 16강에서 스페인을 꺾고 8강에 올랐다는 점에서 러시아 크로아티아 결과를 더욱 알 수 없게 한다. 러시아 홈 버프는 지금까지 잘 통했다. 크로아티아전에서도 선수들이 상대 팀보다 부지런히 움직이며 압박할 경우 모드리치, 안테 레비치, 이반 페리시치를 앞세운 크로아티아 2선 미드필더들의 공격 전개가 잘 통할지 알 수 없다.

 

이럴수록 크로아티아는 모드리치 동기부여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세계 최정상급 플레이메이커로서의 위상을 얻는데 있어서 크로아티아의 월드컵 4강 진출을 이끄는 저력이 꼭 필요하다. 레알 마드리드에서의 모드리치는 명실상부한 최고의 중앙 미드필더다. 하지만 크로아티아 대표팀에서의 모드리치는 달랐다. 지금까지 팀 전력이 토너먼트에서 뚜렷한 성과를 달성할 만한 수준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러시아 월드컵은 다르다. 개최국 러시아를 이길 경우 1998 프랑스 월드컵 이후 20년 만에 4강 진출한다. 모드리치 존재감이 세계 무대에서 돋보일 결정적 기회다.

 

 

[사진 = 루카 모드리치 현재 나이는 32세다. 현실적으로 러시아 월드컵이 자신의 커리어를 세계적으로 돋보이게 할 마지막 기회가 될지 모른다. 지네딘 지단(프랑스) 사비 에르난데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이상 스페인) 같은 세계적인 플레이메이커들이 월드컵 우승을 이루었다는 점에서 과연 모드리치가 반열에 오를 사실상 마지막 기회가 바로 러시아 월드컵이다. 지금까지 크로아티아는 월드컵 우승 후보로 불리지 않았으나 모드리치가 상당한 맹활약을 펼치면 앞으로의 이야기가 달라질지 모를 일이다. (C)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fifa.com)]

 

 

 

 

[사진 = 한국 시간으로 2018년 7월 8일 오전 3시 러시아 크로아티아 맞대결이 펼쳐진다. 사진은 글쓴이 스마트폰 달력이며 2018년 7월 8일을 가리킨다. (C) 나이스블루]

 

모드리치가 크로아티아의 러시아 월드컵 4강 진출을 공헌할 경우 2018 FIFA 올해의 선수상 및 2018 발롱도르 유력 후보로 떠오를 가능성이 점차 생길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은 두 개인상의 유력 후보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를 떠올렸다. 호날두가 2017/18시즌 레알 마드리드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및 대회 3연패 주역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모드리치도 호날두와 더불어 레알 마드리드의 챔피언스리그 우승 주역이다. 호날두의 포르투갈이 러시아 월드컵 16강 진출에 만족했다면 크로아티아는 8강을 앞두고 있다. 만약 크로아티아가 러시아 월드컵 4강 이상의 성적을 거두면 모드리치가 FIFA 올해의 선수상 및 발롱도르 유력 후보로 떠오를 명분이 어느 정도 갖춰진다. 그동안 세계 축구는 호날두 시대였으나 모드리치가 과소평가된 경향이 없지 않다. 이전의 메시 시대에서 사비와 이니에스타가 FIFA 올해의 선수상 및 발롱도르를 수상한 경험이 없듯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