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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조원희, 허정무호 중원의 '보증수표'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오는 28일 이라크와의 친선전과 다음달 1일 북한과의 2010 남아프리카 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5차전을 치릅니다.

대표팀은 17일 이라크와 북한전에 합류할 일곱 명의 해외파 선수들을 우선 선발 발표 했습니다. 주장 박지성(28,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비롯해 이영표(32,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김동진(27, 제니트) 오범석(25, 사마라) 조원희(26, 위건) 박주영(24, AS 모나코) 이정수(29, 교토 상가FC)입니다. 이들은 오는 주말인 21일과 22일 경기가 끝난 뒤 국내 입국 후 대표팀에 합류하여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중요한 무대인 북한전을 대비하게 됩니다.

그중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는 선수가 바로 조원희 입니다. 지난해 11월 20일 사우디 아라비아전 이후 4개월 만에 A매치에 뛰게 된 것이죠. 그동안 유럽리그 진출을 위해 톰 톰스크(러시아) AS 모나코(프랑스) 입단을 추진했지만 여러 문제에 부딪치면서 대표팀에 합류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위건에 입단하면서 소속팀을 구하는데 성공했고 '포지션 경쟁자' 김정우가 경고 누적으로 북한전에 빠지면서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조원희가 발탁되었다는 것 자체로도 '허정무호 약점인' 중원이 든든해질 것임엔 분명합니다.

허정무호, 조원희 합류가 반가운 이유

사실 조원희의 대표팀 발탁 타이밍은 이른감이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7일 FC서울과의 챔피언결정전 2차전 이후 백일 넘게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에 비해 실전 감각이 많이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지난 14일 선더랜드전 이전까지는 스티브 브루스 위건 감독으로부터 출격 명령을 받았지만 결국 18인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습니다. 이는 자신의 컨디션이 정상 궤도에 올라오지 못한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무적 위기가 될 뻔한 상황에서 소속팀을 구하는데 성공한 것이죠.

그런 조원희가 대표팀에 포함된 것은 허정무호의 중원이 얼마만큼 취약한지를 읽을 수 있습니다. '기성용-김정우'로 짜인 중앙 미드필더 조합이 올림픽 대표팀에 이어 국가대표팀에서도 최상의 호흡을 과시했지만 문제는 김정우의 출중한 능력이 좀처럼 대표팀에 녹아들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근처에 있는 기성용과 박지성의 공격력을 보조하기 위해 수비에 치우치는 활약을 펼치다보니 자신의 주무기인 공격력에 힘을 쏟지 못하고 있는 것이죠.

아무리 김정우가 수비에 무게를 두더라도, 피지컬이 약한 단점이 있기 때문에 과격한 몸싸움에서 여러차례 밀리는 불안한 모습들이 있었습니다. 그동안 절묘한 태클로 여러차례 공격을 저지하며 단점을 메우기 위한 고군분투를 펼쳤지만 대표팀의 허리가 튼튼해지려면 수비에서의 퍼즐을 제대로 완성시킬 수 있는 선수가 필요했습니다. 그 선수가 바로 조원희이며 박지성-기성용-이청용이 공격에 전념할 수 있도록 수비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조원희 외에도 김남일이라는 또 다른 해외파가 있었지만 허정무 감독은 '김남일 카드'에 대한 미련을 완전히 버린 것으로 여겨집니다.

조원희는 북한전 승리를 노리는 허정무호 전력의 '보증수표'나 다름 없습니다. 역습 공격을 펼치는 북한에게 실점을 허용하지 않으려면 중원장악력에서 우위를 점해야 하며 북한의 플레이메이커 홍영조로 연결되는 상대팀의 물줄기를 중앙 미드필더들이 단단히 끊어야하기 때문이죠. 조원희는 '아시아의 가투소'로 불릴만큼 넓은 활동량과 빠른 순발력, 악착같은 대인마크를 자랑하는 홀딩맨으로서 위험 지역에서 홍영조를 필두로 하는 북한 중앙 미드필더들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저지할 수 있는 '믿을맨' 입니다.

그런 조원희는 기성용과 함께 북한전에서 허리진을 구축하여 놀라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기성용이 대표팀에서 적극적인 공격 가담으로 골을 넣거나 동료 선수들의 골을 이끌어내는 장면, 위력적인 중거리슛으로 상대팀의 간담을 서늘케하는 모습들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조원희가 홀딩 역할을 충실하게 하여 기성용의 공격력을 뒷받침해야 합니다. 만약 조원희가 제 몫을 다할 경우 한국이 중원을 확실하게 장악하여 쉴세없는 공격 전술로 북한의 밀집 수비를 뚫을 수 있는 이점을 안게 됩니다.

하지만 조원희가 허정무호의 확실한 중심으로 발돋움하려면 공격력에서 두각을 나타내야 합니다. 허정무호의 트렌드인 4-4-2 포메이션은 중앙 미드필더들의 넓은 활동 반경이 뒷받침되는 가운데 동료 선수와의 협력과 조화가 중요한 전력의 요충지 입니다. 그동안 중원에서의 잦은 패스미스와 부정확한 전진패스의 약점을 안고 있던 그가 공격력에서 두각을 나타내려면 경기에 몰입할 수 있는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중원에서의 패스미스는 '역습에 능한' 상대팀에게 실점을 허용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하기 때문에 좀 더 책임감을 가지고 경기에 임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박지성의 존재가 조원희에게 천군만마가 될 것입니다. 박지성은 왼쪽 측면과 중앙을 부지런히 오가는 윙어라는 점에서 조원희의 부정확한 패싱력을 보완할 수 있는 확실한 카드입니다. 조원희는 지난해 수원에서 전방으로 띄우는 패스보다 김대의와 홍순학에게 연결되는 측면 패스를 많이 시도했던 선수이기 때문에 박지성과의 절묘한 호흡까지 기대할 수 있는 시점입니다.

조원희가 서게 될 중원은 대표팀 공수의 연결고리이자 전술 거점 지역, 즉 전력의 요충지 입니다. 중원이 강하면 대표팀의 조직력이 물흐르듯 원만하게 돌아가는 것이며 허약하면 상대팀에 와르를 무너지는 악순환을 초래하는 중요한 곳입니다. 항상 성실한 모습으로 최선을 다했던 그가 기성용의 파트너로서 믿을맨의 진면목을 발휘하여 북한전 승리의 주역으로 거듭날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