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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구자철 해트트릭, 그가 실망감 느꼈던 이유는?

구자철 해트트릭 달성했으나 아우크스부르크 레버쿠젠 경기를 끝까지 시청했던 사람이라면 불편한 마음을 느끼기 쉬웠을 것이다. 아우크스부르크가 이겼어야 할 경기에서 비겼기 때문이다. 3-0 또는 3-1로 이겼어야 할 경기를 3-3으로 비기고 말았다. 축구가 개인 종목이 아닌 팀 스포츠임을 놓고 보면 구자철 해트트릭 결과적으로 빛바랜 활약이 되었다. 해트트릭 구자철 조차도 팀이 아쉽게 비긴 거에 대하여 아쉬워한 것을 보면 아우크스부르크 경기력에 씁쓸함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사진 = 구자철 (C) 아우크스부르크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fcaugsburg.de)]

 

구자철은 2015/16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25라운드 레버쿠젠과의 홈 경기에서 4-2-3-1 포메이션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풀타임 출전하여 자신의 프로 데뷔 첫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전반 5분과 전반 44분, 후반 12분에 골을 터뜨리며 1경기에서만 3골이나 넣었다. 하지만 아우크스부르크의 뒷심이 좋지 못했다. 후반 15분 카림 벨라라비, 후반 35분 폴 베르헤흐 자책골, 후반 47분 하칸 칼하노글루 페널티킥 골에 의해 3-3으로 비겼다. 아우크스부르크는 승점 3점이 아닌 1점 획득에 그쳤으며 분데스리가 14위를 기록하게 됐다.

 

 

구자철 해트트릭 상황은 이랬다. 전반 5분 알렉산더 에스바인이 상대 진영 오른쪽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파고들면서 왼발 슈팅을 날렸던 것이 골대를 맞고 나오자 근처에 있던 구자철이 오른발 발리슛으로 꽂아 넣었다. 전반 44분에는 알프레도 핀보가손이 박스 오른쪽 안에서 시도했던 왼발 슈팅이 골대를 맞췄을 때는 재빨리 문전 가까이에 접근하면서 오른발로 득점포를 쏘아올렸다. 후반 12분에는 박스 안쪽 중앙에서  핀보가손의 패스를 오른발 발리 슈팅으로 밀어 넣으면서 자신의 프로 첫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이날 해트트릭 구자철 활약상이 빛났던 것은 아우크스부르크 역사에 남을 기록을 수립했기 때문이다. 아우크스부르크 역사상 분데스리가 첫 해트트릭을 달성했던 주인공이 바로 구자철이었다. 향후 구단 역사에 회자 될 긍정적인 기록을 세웠다는 점에서 이날 활약상이 다른 때보다 더욱 좋았음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게 됐다.

 

 

[사진 = 레버쿠젠전 3-3 무승부를 발표한 아우크스부르크 공식 홈페이지 메인 (C) fcaugsburg.de]

 

그러나 구자철 해트트릭 달성은 해피엔딩이 되지 못했다. 아우크스부르크가 3-0에서 3-3으로 비기고 말았던 것. 3-0이 되면서 수비 불안에 빠졌던 것이 승점 3점에서 2점이 날라가는 안좋은 시나리오가 연출되고 말았던 것이다. 구자철 해트트릭 기록한지 3분 뒤였던 후반 15분 벨라라비에게 실점했던 상황을 봐도 수비 대응이 안일했다. 벨라라비 앞에 2명이 있었음에도 누구도 철저하게 압박을 하지 않았다. 그 이후 아우크스부르크는 3-1 리드를 지키려 했으나 폴 베르헤흐 자책골에 의해 3-2가 되면서 점점 위축됐다. 그러더니 추가시간 2분을 지키지 못하고 동점골을 얻어 맞았다.

 

 

경기 종료 후 구자철 해트트릭 소감은 자신의 기쁨보다는 팀의 무승부 향한 실망이 컸음을 알 수 있다. 아우크스부르크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되었던 구자철 소감은 이랬다. 그의 인터뷰를 들어보면 팀의 무승부를 얼마나 씁쓸하게 여기는지 알 수 있다.

 

"나는 매우 실망했다. 무승부는 패배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우리는 첫 번째와 두 번째 이후로 (전반전과 후반전을 말하는 듯) 100% 이길 수 있었다. 나의 해트트릭이 승점 3점을 얻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던 것이 참으로 애석했고 그렇기 때문에 내 목표를 즐기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알았다."

 

[사진 = 레버쿠젠과 아우크스부르크 현재 분데스리가 순위는 각각 8위와 14위다. 두 팀 모두 지난 시즌에 비해서 성적이 저조하다. (C) 분데스리가 공식 홈페이지(bundesliga.de)]

 

구자철 해트트릭 달성했던 레버쿠젠전 평점은 다른 누구보다 더욱 빼어났다. 해외 축구 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을 통해 평점 9.4점을 기록하며 양팀 최고 평점을 기록했다. 그 외에 평점 8.0점 이상을 기록했던 선수가 없는 것을 보면 이날 구자철 활약상이 독보적이었다. 그러나 팀의 수비가 자멸하면서 홈에서 승리하지 못했고 구자철이 실망스러운 기분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만약 팀이 이겼다면 구자철 인생 경기가 화려하게 완성될 수 있었다.

 

이날 경기에서는 구자철과 함께 같은 팀에서 활약중인 홍정호가 전반 45분을 뛰면서 부상 회복 후 실전 감각을 되찾기 시작했다. 반면 지동원은 아직 부상이 완치되지 않았기 때문인지 경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또 다른 유럽파인 도르트문트 박주호는 바이에른 뮌헨전에 결장했으며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에서 뛰는 손흥민은 라이벌 아스널전에 후반 36분 교체 투입했으나 부진을 면치 못하는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