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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박지성의 골, 후반기에 대폭발?


지난 11일 이란 원정에서 절묘한 헤딩골로 극적인 동점골을 넣은 '산소 탱크' 박지성(28,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몰아치기 골을 기대할 수 있는 시점입니다.

박지성은 16일 오전 1시 30분(이하 한국시간) 프라이드 파크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챔피언십(2부리그) 더비 카운티와의 2008/09시즌 잉글랜드 FA컵 5라운드(16강전) 출격을 앞두고 있습니다. 맨유는 지난달 더비 카운티와의 칼링컵 1~2차전에서 3골을 허용했고 1차전에서는 0-1 패배를 당하는 등 더비 카운티전에 뭇매를 맞았던 추억이 있습니다. 이번 경기에서는 가용할 수 있는 선수들을 총출동 시킬 것으로 보여 팀의 주축 선수 중 한 명인 박지성의 선발 출장이 조심스럽게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박지성은 알렉스 퍼거슨 감독으로부터 골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이는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18인 엔트리 탈락 요인이 되었죠. 그는 지난해 9월 21일 첼시전 이후 5개월째 잉글랜드 무대에서 골맛을 보지 못해 어느 때보다 골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이란전의 기세를 몰아 더비 카운티전에서 골을 넣는다면 그동안 가라앉았던 자신의 킬러 본능을 만천하에 떨칠 절호의 기회라 할 수 있습니다.

비단 더비 카운티전 뿐만은 아닙니다. 18일 풀럼전, 22일 블랙번전 그리고 24일 '대망의' 인터 밀란전 등등 골을 넣을 수 있는 기회는 더 남아 있습니다. 강팀을 상대로 골을 넣은 경험이 있을 만큼 중요한 상황에서 골을 기록했던 그였기에 올 시즌 쿼트러플(4관왕)을 노리는 맨유에 결정적으로 공헌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할 때입니다.

한 가지 눈여겨 볼 것은, 박지성이 지금까지 맨유에서 기록한 9골 중에 7골이 시즌 후반에 기록한 것입니다. 1월에 1골, 2월에 1골, 3월에 4골, 4월에 1골을 넣으며 후반기에 강한 면모를 나타낸 것이죠. 그중에는 2007년 1월 14일 아스톤 빌라전 부터 3월 31일 블랙번전까지 리그 4경기에서 5골 2도움을 몰아 넣은 것과 멀티골(2007년 3월 17일 볼튼전)을 넣은 경험이 있어 이번 시즌 신들린 골 감각을 발휘할 수 있을지 기대감을 가지게 합니다.

특히 박지성이 골을 넣으면 팀 승리로 이어진 경우가 많았습니다. 골을 넣은 8경기 중에서 7경기가 맨유의 승리로 끝났고 나머지 1경기였던 첼시전은 후반 36분 살로몬 칼루의 동점골까지 맨유가 1-0으로 앞선 상황이었습니다. 지난 2004/05시즌 AC밀란과의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넣은 골이 자신의 맨유 이적에 결정적 토대를 마련했을 만큼, 그의 골은 항상 단순한 1골 이상의 의미를 제공했습니다.

올 시즌 박지성의 골이 저조했던 이유는 아홉수에 걸렸기 때문입니다. 맨유 통산 9골을 기록했기 때문에 10골 넣기까지 단 1골이 부족하나 오랜 기간동안 침묵을 지키고 있는 것이죠. 지난해 9월 21일 첼시전 골 이후 많은 슈팅을 날렸음에도 골을 넣지 못한 것에 여러 이유를 제기할 수 있겠지만, 가장 결정적으로는 운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지난해 12월 30일 미들즈브러전에서는 골문 정면 가까이에서 게리 네빌의 크로스를 받아 골을 시도하다 허공을 가른 장면이 있었습니다. 그런 만큼 골을 넣기 위해서는 반드시 아홉수를 떨쳐야 합니다.

특히 이란전에서는 A매치 통산 10골을 넣으며 대표팀 득점 두 자릿수 고지에 올라섰습니다. 이는 맨유에서 아홉 수를 떨칠 수 있는 '좋은 징조'에서 시즌 후반의 킬러 본능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박지성이 치열한 생존 경쟁의 장인 맨유의 주전으로 오랫동안 살아남으려면 뚜렷한 오름세가 필요합니다. 퍼거슨 감독이 지적하는 골을 더 많이 넣어야 그동안 쌓아왔던 가치를 꾸준히 빛낼 수 있는 것이죠. 일부에서는 '미드필더 박지성이 골을 넣어야 하냐?'는 반론을 제기하고 있지만, 맨유의 사령탑이 퍼거슨 감독이고 자신의 출장 권한 역시 퍼거슨 감독에게 주어져 있기 때문에, 박지성으로서는 감독의 기대에 걸맞는 활약을 펼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인지, 박지성은 그동안 여러 인터뷰에서 골을 넣겠다는 의지를 불태웠습니다. "20골은 무리지만 적어도 10골은 넣어야 하지 않겠느냐", "골을 못넣어서 아쉽다" 등등 말이죠. 특히 지난해 9월 21일 첼시전 이후에는 골을 넣기 위해 상대팀 문전을 활발히 휘저으며 골을 시도하는 움직임이 많이지면서 '골을 넣겠다'는 의욕을 발휘했습니다. 골을 넣으려는 집념 만큼은 지난 이란전에서 증명했던 것 처럼 여전히 최고조 입니다.

박지성은 그동안 올레 군나르 솔샤르 코치의 특훈속에 골 결정력 향상을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특히 시즌 후반은 모든 대회 우승을 꿈꾸는 맨유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시점이기 때문에 골을 넣을 필요가 있으며, '그라운드는 내가 지배한다'는 자신감을 단단히 품어야 할 것입니다.

그가 지난해 5월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18인 엔트리 제외 속에서도 올 시즌 주전급 선수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것은 '쓰러질지언정 쓰러지지 않겠다'는 자신의 불굴한 마음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이러한 정신력이라면 언제든지 국내 축구팬들에게 반가운 골 소식을 전하기에 충분합니다. 지난 첼시전에서 자신의 진면목을 발휘했던 것 처럼 시즌 후반 킬러 본능이 제대로 폭발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