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축구

이라크 피파랭킹, 한국 상대팀 약점 드러났다

한국 이라크 아시안컵 4강은 2007년 대회를 떠올리게 한다. 한국이 8년 전 아시안컵 4강에서 이라크와 0-0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3-4로 패하면서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그 이전 국내에서 진행했던 한국 이라크 평가전에서는 염기훈, 이천수, 이근호 골에 힘입어 3-0으로 가볍게 이겼으나 정작 아시안컵 본선에서는 이라크에게 덜미를 잡혔다. 현재 이라크 피파랭킹 114위에 속했으나 만만히 바라볼 상대는 아니다. 8년 전 한국에게 아픔을 줬던 팀이다.

 

치열한 접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이는 한국 이라크 2015 아시안컵 4강전은 1월 26일 오후 6시 호주 시드니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진행된다. 두 팀의 피파랭킹은 각각 69위와 114위다. 이라크 피파랭킹 한국에 비해서 많이 떨어지는 편이다. 아시아에서는 피파랭킹이 13번째로 높다. 하지만 토너먼트는 피파랭킹으로 말하지 않는다.

 

 

[사진 = 이라크의 8강 이란전 승부차기 7-6 승리를 발표했던 아시안컵 공식 홈페이지. 한국 이라크 경기 결과가 과연 어떨지 주목된다. (C) afcasiancup.com]

 

이라크 피파랭킹 114위만을 놓고 보면 한국이 8강 우즈베키스탄전에 비해 쉬운 경기를 펼칠 것 같은 느낌을 가질 수도 있다. 비록 이라크가 2007년 아시안컵 우승팀이나 전통적인 아시아 강호가 아니라는 점에서 한국의 우세를 쉽게 예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 전망이 틀린 것은 아니다. 축구 경기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서로의 예상이 다르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라크는 수비형 미드필더 야세르 카심이 경고 누적으로 한국전 출전이 불가능하다. 한국이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이청용 구자철 부상에 의한 하차 공백에 시달렸다면 이라크는 카심 없이 한국전에 임해야 한다.

 

그러나 이라크 대표팀이면 몰라도 이라크 축구만을 놓고 보면 눈에 띄는 오름세가 돋보인다. 2012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챔피언십 결승에서 한국과의 승부차기 끝에 1-4로 졌으나(연장전까지 1-1) 2013년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8강 한국전에서는 승부차기에서 5-4로 이겼다.(연장전까지 3-3) 당시 이라크 최종 성적은 4위였다. 2014년 1월에 개최된 2013 AFC U-22 챔피언십에서는 우승했으며 한국은 4위에 머물렀다. 이라크 연령별 대표팀에서 두각을 떨쳤던 몇몇 선수들이 현재 아시안컵에서 이라크 국가 대표로 활약중이다.

 

 

이라크 연령별 대표팀 최근 성장세와 달리 이라크 피파랭킹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2015년 1월 피파랭킹 114위는 2000년대 이후의 최저 순위에서 두 번째다. 이라크 피파랭킹 역대 최저 순위는 1996년 7월 139위였으며 2000년대 이후에는 2014년 1월 115위가 최저 기록에 속한다. 2014년 10월 81로 뛰어올랐으나 그 이후 104위, 103위에 이어 현재 114위까지 떨어졌다. 이는 이라크 연령별 대표팀과 국가 대표팀의 동반 경기력 향상이 이어지지 않았음을 뜻한다. 근래에는 연령별 대표팀에서 잘했던 선수들이 국가 대표팀에 유입되면서 현재 아시안컵 4강을 경험했으나 그 이전까지는 국가 대표팀이 딱히 잘했다고 보기 어려웠다.

 

한국 이라크 피파랭킹 점수는 각각 487.02점, 268.97점이다. 이라크의 경우 소숫점 반올림에 의해 269점이 되며 한국은 487점이 된다. 두 팀의 지난 4년 동안의 피파랭킹 점수를 나열하면 한국 이라크 우열이 쉽게 드러난다. 점수에서는 한국의 압도적인 우세가 뚜렷하다.

 

한국 피파랭킹 : 2012년 89.45점, 2013년 92.44점, 2014년 113.22점, 2015년 191.91점
이라크 피파랭킹 : 2012년 59.32점, 2013년 49.01점, 2014년 44.77점, 2015년 115.87점

 

 

[사진=알리 아드난은 이라크의 2012년 AFC U-19 챔피언십 준우승, 2013년 FIFA U-20 월드컵 4강 공헌했던 멤버다. 특히 2013년 U-20 월드컵 8강 한국전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던 경험이 있다. 2013년에는 AFC 올해의 영 플레이어상을 수상했다. (C) 아시안컵 공식 홈페이지(afcasiancup.com)]

 

 

[사진=이근호는 2007년 6월 29일과 2009년 3월 28일 A매치 이라크전에서 골을 넣었던 경험이 있다. 특히 2007년 6월 29일 이라크전은 A매치 데뷔전 데뷔골이라는 값진 성과를 남겼다. 이라크와의 인연이 남다르다. 이근호가 아시안컵 4강 한국 이라크 경기에서 골을 넣는다면 진정한 '이라크 킬러'가 될 것이다. (C) FIFA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fifa.com)]

 

[사진=손흥민이 2경기 연속 골을 넣을지 주목된다. (C) 나이스블루]

 

이라크 2013년 A매치 전적은 18전 7승 2무 9패였으며 2014년에는 9전 2승 3무 4패였다. 2년 동안의 A매치에서 승리보다 패배 횟수가 더 많았다. 특히 2014년 2월 21일 북한전 2-0, 3월 5일 중국전 3-1 승리 이후의 A매치에서 7경기 연속 무승(3무 4패)에 그쳤다. 끝내 성적 부진으로 아시안컵을 앞둔 시점에 라디 세나이실 감독을 새로운 사령탑으로 앉혔다. 흔히 이라크 장점으로 선수들의 끈끈한 조직력을 떠올리기 쉬우나 감독 교체된지 얼마 안된 팀의 전술이 완성 궤도에 올랐다고 볼 수는 없다. 일례로 아시안컵 D조 본선 3경기에서는 1실점 내줬으나 8강 이란전에서는 3실점 허용했다. 전력이 어딘가 불안정하다.

 

따라서 이라크 약점은 경기력 완성이 아직 덜 되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이번 대회 아시안컵 4강 진출만을 놓고 보면 그들에게는 대단한 성과인 것처럼 보여질지 모를 일이다. 그러나 8강 이란전에서는 상대팀 선수가 전반 막판에 퇴장 당했음에도 연장전 끝에 3실점 내주는 수비 불안에 시달렸다. 이라크 피파랭킹에서 보듯 그동안의 국가 대표팀 침체 또한 뚜렷했다. 한국은 이라크를 상대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