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지난달까지 ´먹튀´라는 비아냥을 받던 디미타르 베르바토프(28,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필요한 것은 시간이었습니다. 지난해 여름 이적시장에서 3000만 파운드의 이적료로 올드 트래포드에 입성했던 그가 최근 맨유에서 자신의 뛰어난 가치를 증명하고 있죠.
베르바토프가 최근 맨유에서 놀라운 활약을 펼치고 있습니다. 최근 4경기에서 2골 2도움을 기록했고 유일하게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던 지난 4일 사우스 햄튼전에서는 맨체스터 지역 언론 <맨체스터 이브닝뉴스>로부터 양팀 최고 평점인 8점을 받을 만큼 뛰어난 경기력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가장 놀라운 것은 프리미어리그 도움 부문인데요. 베르바토프는 리그 17경기 8도움(4골)으로 스티드 말브랑크(선더랜드, 21경기 8도움)를 제치고 도움 1위에 올랐습니다. 지난 12일 첼시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면서 자신보다 출장횟수가 많은 말브랑크를 밀어내고 1위 진입에 성공한 것이죠. 지금의 페이스를 계속 유지할 경우 도움 1위를 계속 유지할 전망입니다.
이미 베르바토프는 맨유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최전방과 미드필더진 사이에서 공을 잡아 팀 공격을 주도하는 장면이 부쩍 늘었죠. 불과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최전방에서 고립되는 장면이 많았지만 이제는 웨인 루니의 밑선에서 패스 위주의 플레이로 팀 공격을 살리고 있습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부진하면서(지난 첼시전에서는 모처럼 살아났지만) 이제는 팀 공격의 중심인 플레이 메이커 역할을 소화하고 있다는 것이죠.
베르바토프가 플레이 메이커 역할을 수행한 것은 자신의 창의적인 패스를 극대화시키려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용병술을 칭찬해야 합니다. 퍼거슨 감독은 베르바토프를 두고 "에릭 칸토나와 비슷한 부드러운 볼 재간을 가졌다"며 공을 다루는 패싱 능력을 베르바토프의 최대 장점으로 꼽았습니다. 그동안 타겟맨으로서 맨유 공격을 끊는 장본인이자 먹튀로 전락하는 벼랑끝 운명에 있었지만 이제는 플레이 메이커로서 자신의 숨겨진 재능을 마음껏 뽐내고 있습니다.
[사진=베르바토프의 첼시전 움직임. 미드필더진에서 공을 잡는 빈도가 늘었을 뿐만 아니라 활동폭까지 넓어졌습니다. (C) ESPN 사커넷]
특히 첼시전에서는 베르바토프가 맨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졌음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ESPN 사커넷이 제작한 도표에 의하면 베르바토프의 활동폭이 예전보다 넓어졌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는데요. 전반 47분에는 네마냐 비디치의 헤딩골을 어시스트했고 후반 초반과 중반에는 왼쪽 측면과 중앙을 휘저으며 첼시 수비진을 교란하는 등 매서운 공격력을 과시하며 ´게으르다´는 외부의 편견을 깼습니다. 후반 42분에는 헤딩골까지 넣으면서 '먹튀 탈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는데 성공했습니다.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베르바토프를 바라보는 시선은 부정적이었습니다. 시즌 전반기를 보내면서 둔한 움직임과 동료 선수와의 연계 플레이 부족, 지난달 26일 스토크 시티전까지 리그 15경기에서 단 2골에 그치는 등 현지 팬들로부터 '디미타르 베론'이라는 비아냥을 받았습니다. 이렇다 보니, 역대 프리미어리그 최고 이적료인 3000만 파운드의 몸값을 다하지 못해 '먹튀'로 낙인 찍혔죠.
그러나 베르바토프는 최근 호날두가 2개월 넘게 유럽 무대에서 골을 넣지 못하면서 맨유의 실질적 에이스로 자리잡아가는 중입니다. 이제는 루니, 캐릭, 긱스, 박지성 등 동료 선수들과의 호흡까지 잘 맞아 떨어지면서 자신의 출중한 공격 재능을 발휘하게 되었죠. 비록 최전방이 아닌 루니의 밑쪽에서 활약합니다만 마치 '물 만난 물고기 처럼' 자신의 우아한 패스로 연일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며 맨유 공격에 없어선 안 될 중심축으로 거듭났습니다.
물론 아직까지 베르바토프의 부진 탈출에 대한 평가는 신중을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지만 적어도 최근 경기를 통해 단순한 '먹튀'가 아님을 스스로 증명했습니다. 맨유의 플레이메이커로 굳히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베르바토의 팀 내 입지가 강화되었음을 읽을 수 있을 뿐더러 그동안 잘 드러나지 않았던 자신의 또 다른 공격 본능을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었죠. 그는 전 소속팀인 토트넘에서 두 시즌 동안 98경기 45골 28도움 기록하면서 도움보다 골에 더 익숙한 타겟형 공격수였으니까요.
베르바토프에 대한 퍼거슨 감독의 믿음은 확고합니다. 퍼거슨 감독은 지난 4일 잉글랜드 일간지 <데일리 미러>를 통해 "베르바토프는 에릭 칸토나 처럼 영리하다. 베르바토프는 묵직한 패스를 할 줄 아는데 맨유에서는 칸토나 이후 그런 패스를 하는 선수가 없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맨유팬들은 퍼거슨 감독의 거듭된 베르바토프 선발 기용에 난색을 표했지만 이제는 베르바토프가 퍼거슨 감독의 믿음을 '실력'으로 보답하면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만약 베르바토프의 순항이 계속된다면 올 시즌 도움 1위 수성은 물론 맨유의 프리미어리그 3연패 주역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드디어 이적료 3000만 파운드의 몸값을 다하기 시작한 베르바토가 '칸토나와 흡사한' 자신의 우아한 패스로 맨유 공격을 빛낼 슈퍼 스타로 오랫동안 이름을 떨칠지 앞으로가 기대됩니다.
By. 효리사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