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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FIFA 발롱도르, 호날두 2연패 유력한 이유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를 상징하는 FIFA 발롱도르 남자 부문과 여자 부문 최종 후보가 얼마전에 공개됐다. 남자 부문에서는 23명, 여자 부문에서는 10명이 포함되었는데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2014 FIFA 발롱도르 수상자가 과연 누구냐는 것이다. 시상식은 현지 시간 기준으로 2015년 1월 12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펼쳐질 예정. 현 시점에서는 2013년 수상자였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2연패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 한다.

 

호날두 발롱도르 2연패 전망이 밝은 것은 기본적으로 그의 기량이 여전히 세계 최정상급이라는 점이다. 2013/14시즌 레알 마드리드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의 일등공신이면서 2014/15시즌 현재까지 무서운 득점 실력을 과시중인 것이 호날두 FIFA 발롱도르 수상에 있어 유리하게 작용한다.

 

[사진=크리스티아누 호날두 (C) 유럽축구연맹(UEFA)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uefa.com)]

 

호날두 2014년 현재까지의 활약상을 좀 더 구체적으로 바라보자. 그는 2013/14시즌 후반기 레알 마드리드의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및 득점왕을 달성했다. 특히 챔피언스리그에서 17골 터뜨리며 역대 대회 최다 골 기록을 경신했던 것이 지난 8월말 진행되었던 2013/14시즌 UEFA 최우수선사 상을 받았던 결정타가 됐다. 17골이 2013년 하반기 기록이 포함된 것은 분명하나 2014년 전반기에 펼쳐졌던 토너먼트 6경기에서 8골 넣은 것은 대단한 일이다. 결승전이었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전에서는 1골 1도움 기록하며 레알 마드리드의 4-1 승리를 공헌했다.

 

레알 마드리드의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라 데시마'로 불리는 통산 10회 제패라는 상징성이 있다. 사상 첫 챔피언스리그 10회 우승은 지금까지 어느 유럽팀도 이루지 못했던 기록이다. 2013/14시즌에는 호날두의 득점력이 빛났음에 레알 마드리드의 유럽 챔피언 등극이 가능했다. 또한 호날두는 2013/14시즌 프리메라리가 득점왕(31경기 34골)까지 달성했다. 유럽 최고의 리그로 손꼽히는 프리메라리가 득점왕에 챔피언스리그 득점왕 커리어까지 자랑하는 호날두 FIFA 발롱도르 2연패는 당연히 성사되어야 할 시나리오다.

 

 

한편으로는 호날두 발롱도르 2연패 수상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기 쉽다. 세계 축구팬들의 커다란 주목을 끌었던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세계 최고의 선수에 걸맞지 않은 행보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자신의 조국 포르투갈이 조별 본선 탈락의 수모를 겪었던 것이 호날두 FIFA 발롱도르 2연패 달성의 악재로 작용한다. 그의 월드컵 개인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팀의 수준이 뒷받침하지 못하면서 유럽 강팀 답지 않은 참담한 성적에 만족했다. 오히려 브라질 월드컵에서 독일의 우승을 이끌었던 토니 크로스(레알 마드리드)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필립 람, 토마스 뮬러, 마리오 괴체, 마누엘 노이어(이상 바이에른 뮌헨)이 FIFA 발롱도르에서 호날두 2연패를 저지할 인물로 꼽을 수도 있다.

 

그러나 2014 브라질 월드컵 최우수 선수는 독일 국적의 인물이 아님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르헨티나의 브라질 월드컵 준우승을 공헌했던 리오넬 메시는 대회 최우수 선수로 선정되며 2014 FIFA 발롱도르 수상할 기회를 잡았다. 비록 2013/14시즌 후반기, 2014/15시즌 전반기 활약상이 호날두에 비하면 파괴력이 미미하나 브라질 월드컵 준우승 및 대회 최우수 선수의 경력을 놓고 보면 호날두와 충분히 경쟁할 만하다. 2014 FIFA 발롱도르는 2013년처럼 '호날두 vs 메시' 수상 여부가 치열할지 모를 일이다. 이런 점에서 독일 선수의 2014 FIFA 발롱도르 수상은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런데 메시의 경기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이 FIFA 발롱도르 획득의 악재로 작용한다. 냉정하게 말해서 메시의 현재 실력은 호날두보다 더 부족하다. 올 시즌 프리메라리가 및 챔피언스리그 포함한 득점 기록에서도 호날두(11경기 19골) 메시(12경기 9골, 2014년 11월 1일 오후 기준)의 차이는 크게 두드러진다. 여전히 메시를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로 인식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나 2010년대 초반까지만 유효했을 뿐이다. 2013 FIFA 발롱도르 호날두 수상을 계기로 '호날두 시대'가 2008년 이후로 다시 시작되었으며 지금도 그가 세계 최고의 축구 실력을 과시하는 중이다.

 

호날두는 2014년 8월 25일 코르도바전부터 가장 최근 경기인 10월 25일 FC 바르셀로나전까지 레알 마드리드에서 11경기 연속 골(19골) 기록을 경신했다. 언젠가 연속 골 기록이 중단 될 수도 있으나 거의 매 경기 골을 터뜨리는 그의 득점 페이스가 오랫동안 지속된다면 2014 FIFA 발롱도르 수상은 사실상 확정된 분위기라고 봐야 할 것이다. 그의 수상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관점에서 브라질 월드컵을 운운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나 2010 FIFA 발롱도르 수상자 메시는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무득점에 그쳤으며 아르헨티나가 8강에서 탈락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월드컵 우승이 FIFA 발롱도르의 필수 조건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