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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 라이프

비정상회담 기미가요, 폐지 빌미 제공하고 말았다

비정상회담 기미가요 논란을 보면서 황당하다고 느꼈던 분들이 적지 않을 겁니다. 한국의 예능 프로그램에서 기미가요 울려퍼진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여론에서 질타가 끊이지 않으면서 어느 청원 게시판에 비정상회담 폐지 서명운동까지 등장했는데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까 싶지만 제가 봤을때는 비정상회담 폐지 되어도 할말은 없는 것 같습니다. 비정상회담 기미가요 논란은 심각한 사안이에요.

 

기미가요는 일본의 제국주의와 군국주의를 상징합니다. 전범기(욱일승천기)가 그것을 상징하는 깃발이라면 기미가요는 노래가 되는 셈이죠. 더욱이 기미가요는 일왕을 찬양하는 노래입니다. 문제의 노래가 한국의 예능 프로그램 비정상회담에서 일본인 출연자 배경음악으로 쓰인 것은 잘못된 일입니다.

 

[사진=비정상회담 제작진 사과문 (C) 비정상회담 페이스북 페이지(facebook.com/nonsummit)]

 

비정상회담 기미가요 논란에 대하여 프로그램 폐지에 대한 여론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기미가요가 울려퍼진 것을 석연치 않게 생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비정상회담 폐지 지나친 것이 아니냐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기미가요 의미 떠올리면 저는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비정상회담 폐지 찬성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폐지 반대하는건 아니에요. 비정상회담이 폐지 빌미를 제공하고 말았기 때문이죠.

 

향후 비정상회담이 계속 방영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번 논란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비저상회담 재미있게 봤던 분들이 많았으며 여론에서 다양한 화제거리를 모았죠. 그 프로그램에 등장했던 외국인 출연자 중에 여러 명은 시청자들의 인기를 얻은 끝에 광고에 출연하거나 다른 방송에 출연하며 자신의 가치를 높였습니다. 하지만 비정상회담 기미가요 논란은 기존 시청자마저 실망을 안겨줬던 프로그램이 되고 말았어요.

 

 

저는 축구를 좋아합니다. 예전부터 K리그(현 K리그 클래식)을 지켜보면서 전범기 논란을 잘 알고 있죠. AFC 챔피언스리그와 국가 대표팀 경기에서 한국과 일본팀이 맞붙었을 때 전범기 논란이 끊이지 않았죠. 일본팀을 응원하는 관중이 전범기를 휘날린 것이 문제가 되었죠.

 

더욱이 일본 축구 대표팀의 현 유니폼에는 전범기 모양의 디자인이 삽입된 안좋은 사례가 있었습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어느 일본 관중이 자신의 얼굴에 전범기 페인팅을 하면서 한국 여론이 따가운 눈총을 보냈죠. 이러한 전범기 논란을 보면 일본의 역사 인식이 얼마나 안좋은지 실감나더군요. 일본의 우경화까지 떠올리면 더욱 씁쓸하죠.

 

비정상회담 기미가요 논란의 파장은 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전범기 논란이 국내 여론에서 축구 분야를 중심으로 시끄러웠던 것 처럼 기미가요 논란도 다르지 않습니다. 여론 입장에서 더욱 불쾌했던 것은 한국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 일본인 등장 음악으로 쓰였다는 사실이죠. 그게 하필이면 기미가요라서 아쉬워요. 그 논란이 없었으면 28일 화요일과 29일 수요일에 걸쳐서 비정상회담과 관련된 재미난 이야깃거리들이 여론에서 화제가 되었을텐데 말입니다. 결국에는 프로그램 존폐 위기까지 몰리고 말았죠.

 

어쩌면 비정상회담 폐지 성사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다시는 기미가요 논란이 제기되지 않도록 우리나라 방송계에서 제대로된 대책을 세웠으면 좋겠어요. 비정상회담이 외국인 출연자들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끊임없이 재미를 안겨줬으면 하는 생각도 듭니다만 기미가요 논란 극복하기까지는 한동안 어려울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