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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 라이프

해적 후기, 명량 보다 인상 깊었던 이유

어제 개봉했던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이하 해적)을 봤습니다. 많은 분들이 해적 명량 중에서 어느 영화가 가장 좋을까라는 궁금증을 가지실텐데요. 저의 해적 후기 보면서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는 분들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현재 명량 관객이 개봉한지 10일 되지 않았음에도 700만 명 돌파했습니다. 극장을 찾는 분들이 많을텐데 손예진 김남길 주연의 영화에 관심을 가지는 분들도 많을겁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저는 해적이 명량보다 더 나았습니다. 명량이 좋은 영화이자,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면서, 최민식 연기력 빛났던 영화인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저는 해적을 더 좋게 봤습니다. 해적 단점은 명량보다 일주일 늦게 개봉하면서 대진운이 따르지 않았던 것이죠. 그럼에도 해적 명량 쌍끌이 흥행 가능성 있다고 봅니다.

 

[사진=저의 해적 관람 인증샷]

 

여름철에는 스트레스를 받기 쉽습니다. 무더운 날씨 때문에 불쾌지수가 높으면서 짜증이 쉽게 나게되죠. 극장에서 재미있는 영화를 찾는 분들이 많을텐데 군도는 재미있는 장면이 여럿 있었음에도 잔인한 설정들에 묻혔고 강동원 비쥬얼외에는 볼 만한 것이 없습니다. 명량은 재미를 떠나서 한국인이라면 꼭 봐야 할 영화라고 추천합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정말 재미있게 봤는데 이상하게도 한국에서는 잘 안뜨네요. 해적은 올해초 개봉했던 수상한 그녀처럼 '재미있는 영화'라는 사람들의 인식이 생기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말 웃기면서 스토리도 좋았습니다.

 

극장에서 해적을 재미있게 보면서 '해적은 유해진을 위한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해진이 끊임없이 재미를 선사하면서 자신의 연기력 특색을 잘 보여주더군요. 이 영화의 주연은 손예진, 김남길이나 실질적인 주연은 유해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작품에서 가장 비중이 큰 배우였죠. 그렇다고 손예진과 김남길이 유해진 존재감에 묻히지는 않았습니다. 군도에서 하정우가 강동원에게 묻혔던, 명량에서 류승룡 캐릭터가 갈수록 힘을 잃으면서 진구-이정현 비중까지 적었던 문제점이 해적에서는 없었죠. 손예진-김남길-유해진 균형이 잘 맞았습니다.

 

 

 

 

유해진은 '해적' 손예진과 '산적' 김남길을 뭉치게 하는 역할입니다. 손예진과 김남길이 무언가의 이유로 대립하는 관계였으나 어떠한 상황 때문에 서로의 이해 관계가 맞게 됩니다. 두 사람, 그리고 해적과 산적의 연결고리가 바로 유해진이었죠. '해적 vs 산적'의 대립도 재미있었고요. 특히 산적이 바다에서 무언가를 하는 과정은 마치 우리들의 인생을 보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정한 목표를 이루고 싶은데 자신이 기대했던 것과 현실이 전혀 다르면서 고생하게 됩니다. 영화에 대한 공감도가 느껴졌습니다.

 

해적은 단순히 재미만을 주는 영화가 아닙니다. 이성계 위화도 회군과 그 이후의 조선 현실이 잘 드러났던 영화였죠. 위화도 회군이 옳았냐 아니냐에 대해서는 지금도 논쟁의 여지가 있습니다. 이 영화는 이성계 위화도 회군에 공감하지 않는 느낌이 짙었습니다. 김남길이 이성계에게 반발하여 산적이 되니까요. 이성계가 말하는 위화도 회군 이유는 영화를 보는 저로서는 어처구니 없더군요. 김남길이 그것에 이의를 제기할 만했죠. 어쩌면 위화도 회군에 찬성하는 분이 있다면 이 영화를 불편하게 바라보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재미있는 영화라서 그런 생각을 하는 분이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개인적으로 해적이 명량보다 더 좋았던 점은 중독성 느낌이 짙었습니다. 두 번 이상 영화를 봐도 질리지 않을 작품이 바로 해적이었습니다. 재미가 있으면서, 역사적 현실이 잘 드러나면서, 끊임없는 캐릭터 대립으로 스토리가 점점 흥미진진하면서, 결말 부분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명량에 비하면 단점이 쉽게 드러나지 않는 영화였죠. 그렇다고 해적을 단점이 없는 영화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작품을 보면서 캐리비안의 해적을 떠올리는 분들이 있을것 같은데 손예진과 김남길의 로맨스를 많은 분들이 공감할지 저도 알 수 없네요. 또한 안내상이 정도전 역할이던데 저는 영화 끝나고 알았습니다. 정도전 역으로 나온게 맞는지 잘 기억나지 않았을 정도였죠. 그런데 드라마 정도전과는 이미지가 다르게 나오는 것 같더군요. 오달수와 안내상 비중이 생각보다 적었지만 이 부분은 영화 성격상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설리도 마찬가지였죠. 가장 큰 단점은 명량보다 일주일 늦게 개봉했다는 점입니다. 명량과 비슷한 시기에 개봉하지 않았다면 크게 떴을지 몰라요. 그럼에도 해적이 좋은 영화임에는 틀림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