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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 라이프

군도 후기, 강동원 비쥬얼 의존하는 아쉬움

최근에 '군도 : 민란의 시대'(이하 군도)라는 영화가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지난 23일 개봉하면서 55만 1,073명의 관객수를 기록했더니 26일 오후 현재까지 거의 15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주 일요일 지나면 군도 200만명 관객 돌파라는 기사가 등장하지 않을까 싶은 예감이 듭니다. 저도 군도 후기 올리게 되었는데 한마디로 말해서 강동원 존재감이 크게 부각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정우보다 강동원 비중이 더 컸죠.

 

군도는 틀림없이 흥행에 성공할 것입니다. 다른 경쟁작들에 비해서 먼저 개봉되는 이점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여름방학이라는 특수와 맞물려서 '재미있다'는 입소문이 많이 퍼졌죠. 저도 군도를 재미있게 봤습니다. 좋게 봤던 부분도 있고요. 하지만 훗날에 대작으로 회자되기에는 뭔가 아쉬움을 지우기 어렵더군요.

 

[사진=저의 군도 관람 인증샷]

 

군도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대해서는 공감합니다. 그 시절의 사회를 비판하는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군도는 19세기 조선 시대의 민란을 배경으로 그려진 영화로서 조선 후기의 백성들이 얼마나 어렵게 살아갔는지 알 수 있는 영화입니다. 잔인한 장면들이 끊임없이 나오는 것은 백성들이 이렇게 힘겨운 생활을 했다는 것을 부각시키기 위한 목적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혹시 모를 관객들이 영화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지 않도록 '재미'를 높이는 장면들이 꽤 나왔습니다. 하정우가 삭발한 모습으로 출연한 것만 봐도 '군도가 어떤 영화일까?'라는 사람들의 호기심이 커지죠.

 

저만의 생각일지 모르겠지만, 군도는 지금의 우리나라 현실과 뭔가 비슷하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현재의 한국은 예전에 비해 경제가 많이 발전했습니다. 잘 사는 사람들이 많고요. 하지만 서민층과 상류층 사이의 양극화가 뚜렷합니다. 비정규직 및 반값등록금 문제도 여전히 잘 풀린다는 느낌이 들지 않고요. 서민이 부자가 되기에는 힘겨운 세상인 것 같습니다. 아무리 돈을 열심히 벌기 위해 노력해도 물가가 계속 오르면서 써야 할 돈도 많습니다. '절약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겠으나 그렇다고 스마트폰을 안쓸 수는 없죠.

 

 

 

 

다른 관점으로 전환하면 군도에서 전하는 사회적인 현실이 신선하지 않습니다. 과거 혹은 지금 사회의 아쉬움을 꼬집는 영화들이 많은 관객 수를 기록하는 경우가 이제는 흔합니다. 하정우의 지난해 히트작이었던 더 테러 라이브도 우리나라 언론의 문제점을 꼬집고 있죠. 그렇다고 군도가 진부하지는 않습니다. 19세기 조선의 최하층 백정이었던 돌무치가 도치라는 이름으로 도적떼가 되는 과정을 중심으로 스토리를 전개했습니다. 돌무치와 도치는 바로 하정우입니다. 하정우와 대립하는 조윤(강동원)의 성장 스토리도 영화에서 실감나게 표현되었고요.

 

군도는 하정우와 강동원 주연의 영화입니다. 그러나 하정우보다는 강동원 비쥬얼이 더 강하게 느껴집니다. 강동원이 악역으로 나오면서 악랄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자신의 무기로 여러 명을 죽이는 액션 장면이 나오면서, 상투가 풀어졌을 때 여성스러운 느낌이 표현되는 모습이 나오면서(또 다른 표현으로는 '긴 머리의 남성'), 강동원 특유의 잘생긴 외모는 군도에서 그의 비쥬얼이 강하게 표현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하정우보다는 강동원 비중이 강하게 느껴집니다. 하정우가 강동원 존재감에 묻힌 것 같은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 말입니다.

 

하정우와 강동원의 대립 과정도 아쉽습니다. '하정우 vs 강동원'이 아닌 '하정우 팀 vs 강동원' 대립이 더 어울렸습니다. 굳이 '하정우 팀'이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서는 아직 영화가 개봉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구체적으로 언급하기 어렵습니다. 영화 보신 분들은 이해되실거에요. 영화에서 말하는 그 메시지('뭉치면~~~이라는 소제목이 따로 나오죠)에 대해서는 공감하나 정작 하정우 존재감이 후반부에서 묻힙니다. 악한 사람들과 대립하면서 잊혀졌던 존재감을 극복하게 되는 스토리가 전개되나 그 이전까지는 '하정우가 이 영화에 나오나?'라는 생각이 들지 않더군요.

 

또한 영화 후반부에 미국 헐리우드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설정(하정우와 관련된)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퓨전 사극 성격이 있는 영화라고 할지라도 그 설정은 통쾌함보다는 '갑자기 저 설정이 왜 나오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군도는 강동원 비쥬얼만 인상 깊었습니다. 영화 흐름과 배역 비중이 강동원에게 치우쳐 있었어요. 아마도 어느 분은 이 글을 보며 '군도를 싫어하는 것 아니냐?'고 인식할지 모르겠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군도의 좋은 점과 아쉬운 점을 모두 언급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난 뒤에 강동원 비쥬얼만 기억이 나서요. 저의 군도 소감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