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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토니 크로스, 디 마리아 완벽하게 대체할까?

브라질 월드컵 전체 평점 1위 토니 크로스 레알 마드리드 이적이 성사되는 분위기다. 스페인 일간지 마르카는 14일 보도를 통해 토니 크로스가 오는 17일 레알 마드리드 입단식을 치른다고 밝혔다. 아직 레알 마드리드 홈페이지에서는 선수 영입과 관련된 공식 발표를 하지 않았으나 그동안 토니 크로스 이적설이 끊이지 않았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제는 브라질 월드컵이 끝난 만큼 레알 마드리드의 대형 선수 영입이 뜨거운 시선을 받을 때가 됐다.

 

크로스는 지금까지 바이에른 뮌헨의 주축 미드필더로서 탁월한 경기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주급 및 연봉에 대한 의견 조율이 서로 맞지 않으면서 끝내 재계약이 틀어졌다. 레알 마드리드와 FC 바르셀로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같은 다른 리그 빅 클럽들의 영입 관심을 받으면서 진로 결정을 앞두고 있었다.

 

[사진=토니 크로스 (C) 바이에른 뮌헨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fcbayern.de)]

 

크로스를 영입하려는 레알 마드리드는 2013/14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이다. 하지만 2014/15시즌 전망은 불투명하다. 미드필더쪽에서 두 가지의 불안 요소를 안고 있다. 첫째는 사비 알론소 노쇠화 조짐이 보이며 둘째는 앙헬 디 마리아와 사미 케디라 같은 기존 미드필더들의 이적 가능성이 있다. 크로스는 수비형 미드필더와 공격형 미드필더를 동시에 소화하는 장점이 있다. 특정 위치를 가리지 않고 미드필더 전 포지션을 맡아 팀을 위해 최선의 경기력을 발휘하기 위해 노력한다. 알론소, 디 마리아, 케디라 중에 누군가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고 크로스가 레알 마드리드에서 붙박이 주전을 맡을 것으로 전망되지는 않는다. 레알 마드리드는 크로스와 더불어 콜롬비아 대표팀 에이스이자 AS모나코에서 활약중인 하메스 로드리게스까지 노리고 있다. 로드리게스는 2선 전 포지션을 맡을 수 있으나 레알 마드리드로 떠나면 호날두-베일 콤비와 포지션이 겹친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 입성하면 공격형 미드필더를 주 포지션으로 삼으면서 경기 상황에 따라 윙 포워드로 전환할 수도 있다.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으면 크로스와 포지션이 겹칠 수 있다.

 

 

 

 

크로스는 로드리게스와 공존할 수 있다. 다른 팀 이적 가능성이 있는 케디라 또는 30대 중반에 접어든 알론소를 대신해서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으면서 로드리게스의 뒷쪽을 책임질 수 있다. 아니면 4-3-3 포메이션에서 미드필더가 역삼각형으로 배치될 때 로드리게스와 함께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설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시나리오는 루카 모드리치의 백업 멤버 전락을 의미한다. 현실적인 가능성이 크지 않다. 파리 생제르맹 이적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진 디 마리아 대체자로서 크로스와 로드리게스가 경합하는 분위기다. 로드리게스 이적이 불발되면 이스코가 크로스 경쟁자로 떠오를 수 있다.

 

브라질 월드컵에서 독일 우승의 주역이 된 크로스 레알 이적 성공의 관건은 디 마리아를 완벽하게 대체할 수 있느냐 여부다. 크로스는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적잖은 경기에 출전했으나 수비보다는 공격에서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발휘하는 성향이다.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패스 성공률 91.9%를 기록할 만큼 넓은 시야를 기반으로 패스 성공률을 높이면서 때에 따라 날카로운 볼 배급으로 결정적인 공격 기회를 잘 만들어낸다. 무난한 공격 조율과 다양한 형태의 패스 공급도 장점으로 꼽힌다. 이러한 이타적인 특징은 디 마리아와 유사하며 득점력이 강한 로드리게스와는 차이점이 있다.

 

만약 크로스가 프리메라리가에 성공적으로 적응하면 호날두-벤제마-베일로 짜여진 스리톱과 로드리게스 득점력 향상까지 기대할 수 있다. 레알 마드리드가 앞으로 많은 경기를 이기려면 기본적으로 호날두-벤제마-베일이 많은 골을 넣어야 한다. 어쩌면 하얀색 유니폼을 착용할지 모를 로드리게스는 브라질 월드컵 득점왕으로서 언젠가 레알 마드리드 에이스로 떠오를 잠재력이 충분하다. 이 선수들의 득점력 향상을 위해서 크로스 같은 유능한 플레이메이커가 필요하다. 모드리치 한 명으로는 부족하며 디 마리아는 잔류가 불투명하다. 크로스가 레알 마드리드 전력에 필요하다.

 

하지만 주전 경쟁이 변수다. 알론소가 건재한 모습을 보이면서 로드리게스-모드리치 공격형 미드필더 체제가 완성되는 시나리오라면 크로스는 백업 멤버로 전락할 위험성이 있다. 그는 레알 마드리드에서도 바이에른 뮌헨에서 뛸 때처럼 많은 경기에 선발 출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만약 그가 이적하면 메수트 외질(현 아스널), 케디라 같은 현 독일 대표팀 선수들처럼 레알 마드리드에서 성공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