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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박주영 군면제, 100% 병역면제 아닌 이유

박주영은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 대표팀의 동메달 획득을 이끌며 병역특례 혜택을 받았습니다. 그 혜택이 여론에서는 군면제로 인식되는 분위기가 강합니다. 박주영 군면제 여부가 지난 몇 년 동안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서 그런게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박주영 뿐만은 아닙니다. 병역 미필 선수가 올림픽에서 최소 동메달을 받거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내면 군면제를 받았다는 여론의 인식이 만연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박주영이 군면제를 받은 것이 맞다면 지난해 여름 육군훈련소에서 4주 동안 기초 군사훈련을 받을 필요는 없었습니다. 군면제는 군대를 가지 않는 경우를 말합니다. 군면제와 병역특례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박주영은 현역으로 입대하지 않았을뿐 군대 문제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가 따로 있습니다.

 

[사진=아스널 시절의 박주영 (C) 아스널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arsenal.com)]

 

박주영은 100% 병역면제를 받지 못했습니다. 2012년 8월 런던 올림픽 동메달 멤버로 활약하면서 병역특례 혜택을 받았으나 여기서 말하는 병역특례가 군면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훈련소에서 4주 기초 훈련을 받으면서 예술 체육요원 신분이 되어 34개월 동안 예술 체육요원 신분으로 대체 복무를 하게 됩니다.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2002년 한일 월드컵과 2006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을 통해 병역특례 혜택을 받았던 선수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따라서 박주영은 예술 체육요원 활동 기간인 34개월을 채워야 병역 의무를 완전히 수행하게 됩니다. 지난해 여름에 훈련소를 다녀왔던 만큼 아직 34개월을 채우지 못했죠. 34개월 동안에는 축구 선수 또는 지도자로 활동해야 합니다. 만 나이로 아직 30대가 되지 않은(한국 나이 30세) 박주영이 앞으로 은퇴를 하면서 곧바로 지도자가 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나이만을 놓고 보면 앞으로 몇년 더 현역 선수로 활동할 수 있죠.

 

 

그런데 박주영은 아스널에서 방출되면서 7월 1일부터 무적 선수가 됐습니다. 무적 선수는 한마디로 말해서 소속팀이 없습니다. 박주영은 되도록이면 새로운 팀을 빨리 구해야 하는 실정입니다. 그래야 예술 체육요원으로서 34개월을 채울 명분을 얻을 수 있으니까요.

 

문제는 박주영의 차기 행선지가 빨리 확정될지 의문입니다. 만약 소속팀 문제를 매듭짓는데 시간이 점점 지체되면 군대 문제가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없지 않습니다. 34개월을 채우려면 자신이 활동하는 분야에서 계속 활동을 해야 합니다. 박주영은 완전한 군면제를 받지 않았음을 이 대목에서 알 수 있죠.

 

하지만 박주영의 차기 행선지가 원만하게 정해질지 의문입니다. 지난 3년 동안 소속팀에서 자신의 축구 재능을 마음껏 발휘할 기회가 적었습니다. 아스널과 셀타비고, 왓포드에서 이렇다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죠. 그나마 셀타비고에서는 전반기에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며 선전했으나 경쟁 자원들에 밀리면서 결과적으로 반짝하고 말았습니다. 2013/14시즌 후반기 왓포드 임대 시절에도 별 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했죠. 과연 박주영에게 좋은 조건으로 영입 제안을 할 유럽 팀이 빠른 시일내에 등장할지 알 수 없습니다. 관심 수준의 팀들은 아마도 있을 것 같지만요.

 

박주영이 슬럼프에서 완전히 극복하려면 새로운 소속팀에 빨리 정착하는게 좋다고 봅니다. 그래야 팀에 적응할 시간을 충분히 가지면서 2014/15시즌(추춘제가 적용되는 유럽 리그에서 활동할 경우)에 돌입할 수 있으니까요. 프리시즌을 통해 체력을 끌어올리면서 자신의 경쟁력을 마음껏 과시하고 새로운 시즌에 임할 수 있습니다. 재기에 성공하려면 근본적으로 소속팀에서 꾸준히 좋은 활약을 펼쳐야 합니다. 그러면서 예술 체육요원으로 활동하는 34개월의 기간을 채울 수 있습니다.

 

향후 박주영이 새롭게 활동할 리그가 과연 어디일지, 어느 팀에서 활약할지, AS모나코 시절의 기량을 회복할지 앞으로의 행보를 계속 지켜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