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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브라질월드컵 토너먼트, 남미 강세 계속되나?

브라질월드컵 토너먼트 화두는 과연 어느 나라 대표팀이 우승하느냐 여부다. 조별본선에서는 32개팀이 8개조로 나뉘어서 3경기를 치르며 16강 진출팀을 가렸으나 이제부터는 토너먼트 단판 승부를 통해 다음 라운드 진출 팀을 결정짓게 된다. 16팀 모두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브라질월드컵 토너먼트를 통해 챔피언이 되는 팀은 단 1팀 뿐이다. 높은 전술 완성도와 최상의 컨디션, 이기겠다는 의지가 골고루 뛰어난 팀이 우승할 것이다.

 

토너먼트 최대의 관심사는 남미 강세가 결승전까지 지속되느냐 여부다. 16강에 진출한 팀들 중에는 남미가 5개 팀이나 된다. 본선에 진출했던 남미 팀은 6팀인데 에콰도르를 제외한 나머지 5팀이 16강 토너먼트에서 경기를 펼치게 됐다. 어쩌면 브라질, 칠레, 콜롬비아, 우루과이, 아르헨티나중에 한 팀이 우승할지 모를 일이다.

 

[사진=우루과이 축구협회 홈페이지 메인에서는 브라질 월드컵 16강 토너먼트 대진을 공개했다. (C) auf.org.uy]

 

통계적 관점에서 브라질월드컵 우승은 남미 팀에서 배출 될 가능성이 높다. 지금까지 남미에서 펼쳐졌던 4번의 월드컵 모두 남미 팀들이 우승했다. 1930년 우루과이월드컵에서는 우루과이, 1950년 브라질월드컵에서는 우루과이, 1962년 칠레월드컵에서는 브라질, 1978년 아르헨티나월드컵에서는 아르헨티나가 세계 정상에 등극했다. 북중미에서 진행되었던 3번의 월드컵도 남미가 웃었다. 1970년과 1986년 멕시코월드컵에서는 각각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1994년 미국월드컵에서는 브라질이 우승했다. 이를 요약하면 아메리카에서 열렸던 모든 월드컵에서는 남미 팀이 세계 챔피언이 됐다.

 

흥미롭게도 이번 브라질월드컵도 남미 강세가 두드러졌다. 16강에 진출한 6개 팀들 중에 5개 팀이 남미팀이다. 반면 남미와 더불어 세계 축구의 패권을 다투었던 유럽은 2006년 독일월드컵 우승팀 이탈리아, 2010년 남아공월드컵 우승팀 스페인이 조별 본선에서 탈락했다. 잉글랜드와 포르투갈 같은 강호들도 16강 진출에 실패했으며 세계적인 명장이자 엄청난 연봉을 받는 파비오 카펠로 감독이 이끄는 러시아도 조별 본선에서 미끄러졌다. 남미 돌풍과 유럽 약세의 명암이 엇갈렸다.

 

 

 

 

변수는 16강 1경기와 2경기가 '남미 팀킬'이 성사됐다는 점이다. 1경기는 브라질-칠레, 2경기는 콜롬비아-우루과이와 맞붙는다. 1경기와 2경기에서 승리하는 팀은 8강에서 맞붙는다. 대회를 바라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월드컵 속의 코파 아메리카를 느낄 수 있으나 정작 4팀은 남미팀과 격돌하는 부담감을 안고 있다. 개최국 브라질도 8강 혹은 4강 진출 과정이 결코 쉽지 않을 수도 있다. 칠레와 콜롬비아, 우루과이는 이웃 나라 브라질 전력을 잘 아는 남미 팀들이다.

 

반면 아르헨티나는 남미 4팀과 달리 대진 운이 좋다. 16강에서 스위스와 맞붙으며 8강에서는 벨기에-미국 승자와 4강 진출을 다툰다. 스위스, 벨기에, 미국은 아르헨티나에 비하면 한 수 아래의 전력으로 평가 받는다. 세 팀 모두 저력이 있는 팀들이나 브라질에서 남미 팀과 겨루는 것이 불안 요소로 꼽힌다.

 

특히 아르헨티나는 리오넬 메시가 월드컵에 약한 징크스를 깬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조별본선 3경기에서 4골 넣으며 현재 득점 공동 선두를 기록중이다. 메시 골 결정력이 절정에 치달은 현 시점에서는 아무리 강팀이라도 아르헨티나를 이기기가 쉽지 않다. 공교롭게도 아르헨티나는 브라질 축구 황제 펠레에게 월드컵 우승 팀으로 지목받지 않았다. 지금까지 펠레의 저주와 아무 관련 없었다. 펠레가 우승 후보로 지목한 팀은 독일과 네덜란드다. 그가 또 다른 우승 후보로 거론했던 스페인은 B조 3위로 탈락했다.

 

하지만 유럽의 저력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벨기에는 조별 본선에서 우수한 경기력을 과시하며 16강에 진출했다. 16강에서는 남미가 아닌 팀들과 맞대결 펼치는 공통점이 있다. 프랑스는 나이지리아, 독일은 알제리, 네덜란드는 멕시코, 벨기에는 미국과 상대한다. 남미팀과 싸워야 하는 부담감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 또 다른 유럽팀인 스위스는 16강에서 아르헨티나 공세를 막아낼지 알 수 없는 반면에 그리스는 코스타리카와의 맞대결을 놓고 볼 때 8강 진출까지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