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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손흥민 몸값, 아자르 뛰어넘는 날 올까?

손흥민 몸값은 브라질 월드컵에 참가중인 한국인 중에서 가장 많다. 유럽의 이적시장 전문 사이트 트랜스퍼마르크트에 의하면 손흥민 몸값은 1232만 파운드(약 214억 원)로 언급됐다. 이 액수는 한국 선수단에서 가장 높은 금액이며 그 다음인 기성용은 572만 파운드(약 99억 원) 구자철은 440만 파운드(약 76억 원) 기록했다. 브라질 월드컵 H조 선수 중에서는 벨기에 국적 에당 아자르 몸값이 가장 높다. 3960만 파운드(약 689억 원)로서 1위다.

 

참고로 축구 선수의 몸값은 급여가 아니다. 선수에 대한 시장 가치라고 보는게 맞다. 손흥민 몸값 1232만 파운드는 지난해 여름 함부르크에서 레버쿠젠으로 떠났을 때의 이적료 1000만 유로(약 139억 원)보다 더 높다. 이는 손흥민이 2013/14시즌 레버쿠젠에서 잘하면서 몸값이 올랐음을 뜻한다.

 

[사진=함부르크 시절의 손흥민 (C) 나이스블루]

 

손흥민이 한국 대표팀 선수 중에서 몸값이 높은 것은 일리가 있다. 유럽 빅 리그 상위권 팀에서 활약중인 젊은 윙 포워드이기 때문이다. 지속적으로 공격 포인트를 올렸던 것과 동시에 레버쿠젠의 2014/15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티켓 획득을 안겨주며 자신의 팀 내 입지까지 끌어 올렸다. 레버쿠젠의 기존 에이스였던 스테판 키슬링의 활약상이 예년같지 않았던 현 시점에서는 손흥민이 팀 내 공격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아시안게임 및 아시안컵 차출이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두 대회 모두 유럽 축구의 2014/15시즌 기간과 겹친다. 손흥민에게 아시안게임은 병역혜택을 위한 절호의 기회라면 아시안컵은 한국의 아시아 No.1 등극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 대회다. 손흥민 몸값 향상을 위해서 중요한 순간들이다. 그러나 아시안게임은 아시안컵과 달리 A매치가 아니다. 따라서 레버쿠젠이 손흥민의 아시안게임 차출을 허용할 의무가 없다. 과연 레버쿠젠이 손흥민 차출을 거부할지 아니면 허용할지 여부는 그때를 지켜보자.

 

 

 

 

한국 대표팀 이야기로 돌아오면, 기성용과 구자철도 유럽 빅 리그에서 검증된 선수들이다. 그러나 기성용은 손흥민과 달리 공격 포인트를 꾸준히 기록하는 포지션 또는 역할을 맡지 않으며 구자철은 마인츠에서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했다. 두 선수의 소속팀이 정규리그에서 상위권에 속하지 않는 공통점도 있다. 선덜랜드는 시즌 후반기 분전으로 강등권에서 벗어났고 마인츠는 13위에서 7위로 뛰어 오르는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이렇게 두 선수가 손흥민처럼 몸값을 끌어올리기에는 소속팀 성적에 따른 한계가 따를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손흥민 몸값은 서로 비슷한 나이에 속하는 아자르 몸값 3960만 파운드에 비해서 3분의 1 정도로 적다. 아자르는 1991년생이며 손흥민은 1992년생이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을 전후로 유럽 축구에서 새롭게 촉망받으면서, 소속팀 활약상까지 뛰어난, 90년대 초반 태생의 왼쪽 윙 포워드라는 공통점이 있으나 몸값 차이가 두드러진다. 아자르는 프랑스 릴에 이어 잉글랜드의 첼시에서 성장을 거듭하면서 프리미어리그의 인기 스타로 떠올랐다. 2012년 여름 첼시로 떠났을 때의 이적료만 3200만 파운드(약 557억 원)였다. 1년 뒤 손흥민이 레버쿠젠으로 둥지를 틀었을 때의 이적료보다 훨씬 많다.

 

아자르가 손흥민보다 더 나은 활약을 펼치면서 자신을 사람들에게 돋보일 기회가 많았던 것은 사실이다. 릴의 리게 앙 우승을 이끌었으며 2011/12시즌 리게 앙 38경기 20골 16도움을 통해 유럽 빅 클럽 이적설이 끊이지 않았다. 첼시 이적 후 두 시즌 동안에는 에이스급 활약을 펼치며 팀의 왼쪽 공격을 빛냈고 얼마전에는 등번호가 10번으로 변경됐다. 이는 첼시의 진정한 에이스가 되었음을 상징한다.

 

그럼에도 언젠가는 손흥민 몸값이 아자르를 뛰어넘는 날이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의 금메달 획득을 기여하며 병역혜택을 받으면 향후 유럽 축구에서 10년 혹은 그 이상 뛸 수 있는 명분을 얻는다. 레버쿠젠에서 팀의 우승을 이끄는 주도적인 활약도 필요하다. 아직 레버쿠젠이 분데스리가와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달성했던 경험이 없으면서 특히 분데스리가에서는 바이에른 뮌헨을 넘어야 하는 과제가 있다. 하지만 손흥민 가치가 향상되려면 레버쿠젠의 우승을 이끄는 기질이 필요하다. 손흥민의 앞날이 오랫동안 잘 풀리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