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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잉글랜드 이탈리아, 루니 월드컵 첫 골 터질까?

잉글랜드 이탈리아 맞대결은 2014 브라질 월드컵 D조 1차전 경기이자 죽음의 조의 흥미를 더할 매치업이다. 브라질 월드컵 D조에서는 잉글랜드, 이탈리아, 우루과이, 코스타리카가 같은 조에 편성되면서 죽음의 조를 형성했다. 코스타리카를 제외한 나머지 세 팀은 월드컵 최소 8강 전력으로 꼽히는 팀들이다. 비록 잉글랜드와 이탈리아가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부진했으나 전통의 유럽 강호라는 자존심이 강하다.

 

가장 눈길을 모을 인물은 잉글랜드의 2선 미드필더이자 공격수 웨인 루니다. 지난 몇 년 동안 잉글랜드 에이스로 꼽혔던 루니는 당시 19세 나이였던 유로 2004에서 4골 넣으며 유럽 축구 최정상급 영건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월드컵 통산 성적은 8경기 0골에 불과하다. 자신의 월드컵 첫 골을 이탈리아전에서 터뜨릴지 주목된다.

 

[사진=웨인 루니 (C)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manutd.com)]

 

사실, 루니에게 이탈리아전은 득점보다는 공수 양면에 걸친 팀 플레이가 더 중요하다. 이탈리아전에서는 다니엘 스터리지가 원톱을 맡을 것으로 예상되며 루니는 스터리지의 골 생산을 돕는 2선 미드필더 기용이 유력하다. 로이 호지슨 감독은 점유율보다는 역습과 롱볼 같은 다이렉트한 공격 패턴을 선호하는 지도자이며 이탈리아를 상대로 수비적인 경기를 펼칠지 모른다. 이러한 배경을 놓고 보면 루니를 비롯한 2선 미드필더들은 수비적인 움직임과 몸싸움이 많이 요구될 것이다.

 

루니는 스터리지에 비해서 골에 집착하는 인물이 아니다. 동료 미드필더와 끊임없이 패스를 주고 받거나 압박에 직접 가담하며 상대 팀 선수들을 괴롭히는 성향이다. 특유의 부지런한 움직임과 강력한 파워, 희생적인 헌신을 바탕으로 공격과 수비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며 팀 플레이를 돕는다. 루니의 이러한 장점은 잉글랜드가 이탈리아를 확실히 제압하는데 있어서 반드시 요구되는 사항이다. 잉글랜드의 골 생산은 스터리지에게 적잖은 비중이 모아질 것으로 보여지며 루니는 2선에서 팔방미인 노릇을 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루니에게 이탈리아전에서 기대되는 것은 골이다. 그는 경기 흐름을 한 번에 바꾸는 '한 방'이 있다. 브라질 네이마르가 크로아티아전에서 땅볼 중거리 슈팅으로 동점골을 터뜨렸듯 루니도 철저한 개인 능력으로 경기 분위기를 뒤바꾸는 기질이 넘쳐 흐른다. 잉글랜드의 공격진을 살펴보면 전체적으로 빅 매치 경험이 부족하거나 기량이 덜 숙성됐다. 그동안 수많은 빅 매치에서 상대 팀과 싸우면서 기량까지 완성된 루니가 결정적인 상황에서 골을 터뜨려야 잉글랜드가 이탈리아전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쉽다.

 

루니는 골에 대한 동기부여가 강할 것이다. 2006 독일 월드컵과 2010 남아공 월드컵을 포함한 8경기에서 단 1골도 넣지 못하는 월드컵 징크스를 안고 있다.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화려한 커리어를 쌓았음에도 선수로서의 전체적인 커리어에서 아쉬움이 남았던 결정적 이유가 바로 월드컵 통산 0골이었다. A매치 92경기에서 39골 넣었음에도 월드컵 득점이 없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는다.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세계 대회에서 골을 통해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선수로서의 이미지를 놓고 보면 미드필더보다는 공격수에 더 가까웠다. 2선 미드필더로서의 본격적인 포지션 변경을 했던 시기도 2012/13시즌이었다. 유로 2012 8강 이탈리아전에서는 최전방 공격수로 기용되었으나 상대 수비에 고립되었던 아쉬움을 남겼다. 잉글랜드는 그때의 시행 착오를 만회하기 위해 루니가 잘할 수 있는 역할을 부여해야 한다. 이제는 유로 2012에 비해 2선에서 많이 활동하게 됐다. 2년 전에 비해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달라진 경기력을 발휘할지 경기를 지켜보도록 하자.

 

한편으로는 루니의 원톱 전환 또는 루니-스터리지 투톱 배치 가능성도 있다. 골 욕심이 강한 스터리지는 이탈리아의 존 디펜스에 의해 고립되기 쉬운 불안 요소가 있다. 그래서 루니가 안드레아 바르잘리, 레오나르도 보누치와 공간을 다투면서 후방 미드필더들이 침투할 빈 공간을 마련할 수도 있다. 과연 루니가 이탈리아전에서 어떤 경기력을 발휘할지, 월드컵 첫 골을 넣으며 징크스 탈출에 성공할지, 잉글랜드의 이탈리아전 승리를 주도할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