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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박지성 은퇴 이유, 잦은 무릎 부상 치명타

박지성이 오늘 오전 기자회견에서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당초에는 퀸즈 파크 레인저스(이하 QPR)과의 계약 기간이 끝나는 2015년 여름에 은퇴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오히려 현역 선수 커리어를 2014년에 완결을 맺게 됐습니다. 그동안 자신을 괴롭혔던 무릎이 더 이상 견디지 못하면서 2014/15시즌을 정상적으로 소화하기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2013/14시즌에도 무릎 부상의 악령은 계속되었죠.

 

만약 무릎 부상으로 신음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박지성은 한국 축구 대표팀 주장으로서 브라질 월드컵 본선을 준비했을지 모릅니다. 올해 나이가 33세니까요. 그러나 2003년 유럽 진출 이후 잦은 무릎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9개월 동안 뛰지 못했던 아픔도 있었습니다. 30세의 이른 나이에 대표팀에서 은퇴해야했고 3년이 지난 오늘 현역 선수 은퇴를 공식 발표했습니다.

 

 

[사진=맨유 시절의 박지성 (C) 맨유 공식 홈페이지 메인(manut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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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아는 박지성은 현존하는 한국 최고의 축구 선수입니다. 그의 선수 생활이 더욱 대단했던 것은 무릎 부상 악몽을 이겨내고 한국 최고를 넘어 아시아의 영웅이 되었고 유럽 축구에서 화려한 발자취를 남겼다는 점입니다. 2000년대 이후를 기준으로 유럽 축구에서 박지성보다 더 좋은 활약을 펼쳤던 아시아 선수는 지금까지 없었습니다.

 

어느 선수든 부상은 반갑지 않습니다. 부상 이후 경기력이 감퇴되거나 평소의 폼을 되찾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던 선수들이 적지 않았죠. 특히 축구 선수는 발을 많이 이용합니다. 한 경기당 약 10Km 정도 뛰는 편이며 발의 움직임이 많으면서 무릎이 잘 견뎌내야 합니다. 박지성은 끊임없는 무릎 부상 후유증을 안고 경기에 임했습니다. '산소탱크'라는 별명처럼 그라운드에서 엄청난 움직임을 과시하기로 유명했죠. 이렇다보니 무릎이 많이 안좋아지면서 다른 선수에 비해 대표팀을 떠났던 시점이 빨랐습니다. 이제는 은퇴를 하게 되었죠.

 

 

 

 

되돌아보면 박지성은 악플러들의 많은 공격을 받았던 유명 스포츠인 중에 한 명 입니다. 그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시절이 대표적입니다. 경기에 뛰지 않을 때마다 박지성을 비하하는 댓글들이 끊이지 않았죠. 개인적으로는 어떤 기사에서 박지성을 깎아내리는 댓글들이 끊임없이 올라왔던 때가 기억납니다. 제가 이 글을 쓰기 전에도 어느 기사에 박지성 비하 댓글이 올라왔던 것을 발견했습니다.

 

박지성 안티가 많았던 배경에는 맨유 시절에 결장이 빈번했기 때문입니다. 맨유에서 7시즌 동안 200경기 넘게 뛰면서 팀의 여러 차례 우승에 기여하는 최상의 활약을 펼쳤음에도 결장 횟수가 적지 않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교체 투입 횟수도 만만치 않았죠. 맨유 같은 빅 클럽은 엄청난 경기 일정을 소화하는 특성상 스쿼드 로테이션 시스템 활용이 불가피합니다. 그러나 '박지성의 거의 매 경기 선발 투입'을 바랬던 국내 여론에게는 스쿼드 로테이션 시스템이 낯설었죠. 이 때문에 박지성과 관련된 악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언론에서 제기되었던 '박지성 위기론'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스쿼드 로테이션 시스템이 있었기에 박지성이 현역 선수 생활을 잘 마무리했습니다. 맨유 시절 사령탑이었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 무릎을 보호하기 위해 그를 무리하게 투입시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박지성이 경기에 투입될 때마다 좋은 경기력을 과시하며 팀에 많은 승리를 기여했죠. 그때는 '강팀킬러'로 유명했습니다. 유독 강팀과 맞붙을 때 혼신의 힘을 쏟으며 상대팀 선수를 잘 막아내면서 팀의 공격 전개에 적극 관여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히 아스날 킬러로 유명했고 첼시와의 2010/11시즌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는 결승골까지 넣으며 맨유의 4강 진출을 이끌었습니다.

 

올해 초에는 박지성의 대표팀 복귀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홍명보 감독이 그의 복귀를 원했고 그가 대표팀에 돌아오기를 바랬던 사람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박지성 무릎을 확인했던 홍명보 감독은 "박지성 무릎이 우리가 아는 것보다 심각했다"고 밝혔습니다. 더 이상 대표팀 활동을 하기 힘든 상황이었죠. 결국 박지성은 2013/14시즌을 마치면서 오늘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앞으로 어떤 일을 할지 모르겠지만 더 이상 몸이 아프지 않고 오랫동안 건강하게 활동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