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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박지성 기립박수, 위송빠레 연호 감동적

한국 축구의 영웅 박지성이 2013/14시즌 일정을 마감했다. 한국 시간으로 4일 오전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 34라운드이자 시즌 최종전 NAC 브레다전에 선발 출전하면서 89분 동안 출장했다. 이날은 왼쪽 미드필더로 모습을 내밀며 패스 성공률 93%와 태클 3개를 기록하며 팀의 2-0 승리에 기여했다. 스리톱 밑에 포진하면서 정확한 패스와 끈질긴 수비력을 과시하며 여전히 이타적인 기량을 과시했다.

 

가장 눈길을 끌었던 장면은 후반 44분에 교체되는 모습이었다. PSV 아인트호벤 관중들의 기립 박수를 받으면서 교체됐던 것이다. 심지어 관중석에서는 박지성 응원가로 잘 알려진 위송빠레가 연호됐다. 벤치에 있던 아인트호벤 선수와 코칭스태프들도 일렬로 정렬하면서 박지성과 악수를 했다. 아인트호벤 임대 기간을 마친 박지성을 배려하는 현지 축구인들과 관중들의 반응이 참으로 감동적이었다.

 

 

[사진=박지성 (C) PSV 아인트호벤 공식 홈페이지(psv.n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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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기는 공식적으로 박지성의 아인트호벤 고별경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2014/15시즌에는 원 소속팀 퀸즈 파크 레인저스(이하 QPR)로 돌아간다. 국내 여론에서는 박지성이 아인트호벤 잔류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져있으나 QPR이 원치 않는다면 다음 시즌 원 소속팀에서 뛰어야 한다. 앞으로의 거취 문제가 어떻게 정리될지 알 수 없으나 아직까지는 2014/15시즌 아인트호벤에서 뛴다고 보장하기 어렵다.

 

아마도 누군가는 그의 K리그 클래식 진출을 기대할 수도 있으나 그의 연봉을 맞춰줄 국내 구단이 있을지 의문이다. 참고로 박지성은 아인트호벤 선수들과 함께 오는 5월말 한국에서 K리그 클래식 2팀과 경기를 한다. 그러나 공식이 아닌 친선 경기다. 아인트호벤의 코리아투어는 어쩌면 박지성이 아인트호벤 유니폼을 입고 뛰는 마지막이 될지 모른다.

 

 

 

 

박지성이 아인트호벤 현지 팬들의 기립박수와 위송빠레 연호를 들은 것은 그의 위상이 얼마나 강한지 여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2000년대 중반 아인트호벤의 주력 선수로 활약했다. 특히 2004/05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 멤버로 이름을 떨치며 팀이 유럽 대항전에서 최상의 성과를 거두는데 앞장섰다. 공교롭게도 아인트호벤은 그때를 이후로 챔피언스리그 4강에 진출한 경험이 없었으며 마지막으로 챔피언스리그 본선을 소화한 때는 2008/09시즌이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서 8시즌 소화했던 박지성은 QPR이 챔피언십으로 강등되자 지난 시즌 아인트호벤으로 임대됐다. 시즌 전반기 행보는 좋지 못했다. 부상 회복 기간이 길어지면서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고 그 여파로 팀의 성적은 중위권으로 곤두박질쳤다. 지난해 12월 부상에서 복귀하면서 지금까지 정상적인 일정을 소화했고 아인트호벤의 4위 도약에 힘을 실어줬다. 비록 아인트호벤은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권을 따내지 못했으나 박지성이 복귀 후 정상적인 페이스를 되찾지 못했다면 이탈리아 세리에A의 AC밀란처럼 최악의 시즌을 보냈을지 모를 일이었다.

 

박지성은 기립박수를 통해 아인트호벤의 스타 플레이어임을 입증했다. 2004/05시즌 팀의 에이스이자 2013/14시즌 팀 전력을 지탱했던 핵심 미드필더로서 많은 현지 팬들의 지지를 받았다. 그들의 마음속에서는 박지성 활약상이 쉽게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어쩌면 박지성은 아인트호벤의 역사를 빛냈던 레전드로 회자될지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