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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K리그 연봉, 프로야구 능가하는 이유

이 글은 17일 오후 저의 페이스북에 올렸는데 블로그에는 내용을 좀 더 보강했습니다. 페이스북에 올리는 글 치고는 양이 조금 길어서 블로그에 올리게 되었네요.

 

프로축구연맹이 4월 17일에 K리그 클래식과 K리그 챌린지에서 활약중인 선수들의 연봉을 공개했습니다. 1부리그에 해당하는 K리그 클래식(상주 상무 제외) 11개 구단 선수들의 평균 연봉은 1억 9300만원으로 밝혀졌습니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K리그 클래식 최고 연봉자는 몰리나(서울, 13억 2400만원)이며 외국인 선수 최고 금액에 해당합니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이동국(전북, 11억 1400만원) 연봉이 가장 많습니다.

 

 

[K리그 클래식 연봉 1~3위 (C) 나이스블루 정리]

 

K리그 클래식 선수들의 평균 연봉은 프로야구 평균 연봉을 능가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14시즌 프로야구 개막전 엔트리에 포함된 선수들의 평균 연봉은 1억 7648만원이며 K리그 클래식보다 더 적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 높은 스포츠는 프로야구지만 선수 평균 연봉은 K리그 클래식이 더 높습니다.

 

이쯤에서 'K리그가 프로야구보다 인기 없는데 선수 평균 연봉은 왜 프로야구보다 더 높냐?'고 의문을 품는 사람들이 있을 것입니다. 프로야구는 선수들의 해외 이적이 자유롭지 않으며(FA 자격 기간을 얻기까지 몇 년을 채워야하는 구조죠.) 해외 진출 무대도 미국과 일본 이외에는 마땅치 않습니다. 해외파도 축구와 비교하면 매우 적은 편이고요.

 

반면 K리그는 다릅니다. 해외이적 및 임대가 자유로우며(임대의 경우 류승우를 떠올릴 수 있겠죠.) 유럽 및 중동, 동남아, 중국, 일본 등에 이르기까지 해외파들이 많습니다. 심지어 한국 프로축구 선수들 연봉은 중동-중국에게 밀리는 현실입니다.(일본은 물가를 감안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구단들이 주력 선수를 지키기 위해 많은 연봉 지급을 감수해야 합니다. 축구가 야구보다 세계적으로 저변이 넓으면서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스포츠라서 K리그와 프로야구는 선수들의 해외 진출 여건이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혹시 이 글을 프로야구 비하 글이라고 바라보는 사람이 있을지는 모르겠는데 그런 목적으로 작성한 글은 아닙니다. 오히려 K리그 선수들 평균 연봉이 프로야구보다 더 높다는 이유로 폄하하는 사람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글을 작성했습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에 걸쳐서 K리그 깎아내리는 분들이 적지 않아서 안타깝네요.

 

그렇다고 저의 기분이 좋은 것도 아닙니다. K리그 연봉 공개가 씁쓸하니까요. 이미 스타급 선수들의 해외 진출이 잦은 상황에서 연봉 공개는 독이 됐습니다. K리그에 9억 원 이하의 연봉을 받는 한국 선수가 다수 있다는 것을 다른 아시아 팀들이 알아채면(이미 알았을지도) 국내 선수들의 거듭된 해외 진출은 앞으로 계속 될 것입니다. 해외 진출 활성화는 한국 축구 발전에 있어서 유익하나 한편으로는 K리그 스타 기근으로 이어질 수 있죠.

 

K리그가 우수한 스타를 많이 확보하려면 전폭적인 연봉 인상 외에는 답이 없습니다.(아무리 특출난 유망주를 많이 길러내도 그 선수들이 나중에는 해외파가 될지 모를 일이니까요.) 문제는 현실 가능성이 별로 없다는 것이죠. 프로야구처럼 열렬한 인기를 끌지 못하는 상황에서 구단들이 팀에 많은 돈을 투자하기가 쉽지 않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