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축구

맨시티 선더랜드, 캐피탈원컵 챔피언 누구?

 

이번 주 유럽축구 최고의 이슈는 캐피탈 원 컵이다.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와 선더랜드가 캐피탈 원 컵 우승을 다투게 됐다. 한국 시간으로 2일 오후 11시 런던에 소재한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2013/14시즌 잉글리시 캐피탈 원 컵 결승전을 치른다. 네임벨류만을 놓고 보면 맨시티의 우세를 예상하기 쉬우나 단판 경기 특성상 승리를 예측하기 힘들다. 오히려 선더랜드가 최근 맨시티전에서 2연승을 거뒀다.

 

가장 눈길을 끄는 인물은 기성용이다. 지난 시즌 스완지 시티 소속으로서 캐피탈 원 컵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면 올 시즌에는 선더랜드에 임대되면서 팀의 결승 진출을 주도했다. 두 시즌 연속 대회 우승을 경험하며 자신의 가치를 높일 절호의 기회를 맞이했다. 결승 상대가 맨시티지만 강팀에 위축되지 않는 두둑한 배짱이 더욱 든든하게 느껴진다.

 

 

[사진=캐피탈 원 컵 2회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기성용 (C) 선더랜드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safc.com)]

 

맨시티와 선더랜드에게는 캐피탈 원 컵 우승이라는 동기부여가 클 것이다. 우선, 맨시티가 캐피탈 원 컵 같은 리그컵에서 마지막으로 우승한 때는 1976년이었으며 지금으로부터 38년 전의 일이었다. 올 시즌 이전까지 리그컵에서 총 3번의 결승 진출을 이루었는데 우승 2회, 준우승 1회를 달성했으며 모두 1970년대에 달성했다. 만약 이번 대회 결승에서 선더랜드를 제압하면 지난 시즌 무관의 한을 풀게 된다. 마누엘 페예그리니 감독은 잉글랜드 진출 이후 처음으로 우승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선더랜드는 지금까지 리그컵 우승 경력이 없었다. 1985년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며 19년 만인 2014년에 구단 사상 첫 리그컵 우승에 도전하게 됐다. 비록 프리미어리그 18위 부진으로 강등 위기에 빠졌으나 지난 시즌 위건의 FA컵 우승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당시 위건은 18위로 시즌을 마치고 강등됐으나 FA컵 결승에서 맨시티를 1-0으로 물리치고 구단 역사상 최초로 대회 우승을 달성했다. 맨시티 우세가 예상됐던 경기에서 위건의 돌풍이 더 강했다.

 

흥미롭게도 선더랜드는 캐피탈 원 컵 결승 진출 과정에서 첼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같은 강팀들을 제압했다. 8강 첼시전에서 기성용 결승골에 의해 2-1로 이겼으며 4강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서는 2차전 승부차기 접전 끝에 결승 진출 티켓을 따냈다. 특히 승부차기에서는 기성용이 네 번째 키커로서 골을 넣으며 팀의 2-1 승리를 굳히는 결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비록 선더랜드는 프리미어리그에서 성적 침체에 시달렸으나 캐피탈 원 컵에서는 빅 클럽 킬러로 자리매김했고 그 기세를 몰아 맨시티 격파에 나서게 됐다.

 

그러나 선더랜드는 맨시티를 이기기에는 최전방이 불안하다. 상대 팀이 세르히오 아게로 복귀 가능성에 우승을 향한 자신감을 키우고 있다면 선더랜드는 조지 알티도어, 스티븐 플래처 같은 원톱 자원들의 폼이 시즌 내내 좋지 않았다. 맨시티 특유의 파상 공세를 막고자 무실점을 목표로 하는 경기를 펼치면서 아담 존슨, 파비오 보리니 같은 윙어들을 활용한 역습에 승부수를 띄울 가능성이 있다. 최근 맨시티전 2경기 모두 1-0으로 이겼다는 점에서 결승전 무실점 승리 확률이 결코 없는 것은 아니다.

 

맨시티는 기복을 얼마나 줄이느냐에 따라 선더랜드전 결과가 결정 될 것이다. 홈과 원정의 경기력 편차가 높은 약점이 중립 지역인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어떻게 작용할지 관건이다. 좌우 풀백과 수비형 미드필더들이 경기 내내 선더랜드의 기습 공격을 경계해야 할 필요도 있다. 결승전을 손쉽게 이기려면 빠른 시간안에 선제골을 넣으며 경기 흐름을 오랫동안 유리하게 이어가는 면모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