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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레버쿠젠 5연패, 손흥민 분발 소용없었다

 

손흥민 소속팀 레버쿠젠의 침체가 끝이 없다. 각종 대회를 포함하여 최근 5연패 수렁에 빠졌다. 그중에 분데스리가에서는 3연패를 당했으며 도르트문트에게 2위 자리를 내줬다. 나머지 2경기 중에 DFB 포칼컵 8강에서는 2부리그팀에게 0-1 덜미를 잡혔고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파리 생제르맹과의 홈 경기에서는 0-4로 대패했다. 시즌 전반기에 잘나갔던 모습과 달리 후반기가 되면서 오합지졸로 전락했다.

 

특히 마인츠전 패배가 뼈아프다. 한국 시간으로 1일 오후 11시 30분 바이 아레나에서 펼쳐졌던 마인츠와의 분데스리가 23라운드 홈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슈팅 19-9(유효 슈팅 8-3, 개) 점유율 60-40(%), 패스 성공률 82-70(%)로 우세를 점했음에도 단 1골도 넣지 못하고 홈팬들에게 5연패 당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손흥민이 레버쿠젠 선수 중에서 유일하게 잘했으나 결과적으로 팀의 패배를 막아내지 못했다.

 

 

[사진=손흥민 (C) 나이스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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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마인츠전에서 슈팅과 유효 슈팅이 팀 내에서 가장 많았다. 각각 7개와 4개를 기록한 것. 그중에 2~3개 정도는 골로 이어질 뻔했다. 하지만 마인츠 골키퍼 로리스 카리우스의 연이은 선방에 의해 손흥민 득점이 무산됐다. 올해 21세 유망주 카리우스는 이날 8개의 슈퍼 세이브를 기록했으며 이는 자신의 분데스리가 데뷔 이래 최다 슈퍼 세이브 기록에 해당한다. 그만큼 손흥민은 지독하게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문제는 레버쿠젠에서 손흥민 이외에는 골을 넣어줄 선수가 없었다. 에렌 데르디요크는 슈팅 4개를 날렸음에도 상대 팀의 센터백 스테판 벨, 니콜스 노베스키에게 봉쇄당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실제로 벨과 노베스키는 카리우스, 막심 추포-모팅과 함께 경기 종료 후 독일 일간지 빌트에 의해 양팀 최다 평점(2점, 독일은 평점이 낮을수록 평가가 좋다.)을 기록했다. 데르디요크 방어를 잘했다는 뜻이다. 시드니 샘 부진도 심각했다. 샬케04 이적이 확정된 영향 때문인지 몰라도 팀의 공격 과정에서 겉도는 모습을 보였고 전반 종료 후 교체됐다.

 

사미 히피아 감독은 팀이 0-1로 밀렸던 후반 15분 스테판 라이나르츠를 빼고 스테판 키슬링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수비형 미드필더가 빠지고 최전방 공격수가 가세하면서 4-2-4 포메이션으로 전환했다. 시즌 내내 단조로운 공격 흐름을 깨지 못했던 히피아 감독 답지 않았던 변화였다. 그러나 이것이 오히려 독이 됐다. 공격수 인원만 늘어났을 뿐 선수들의 동선이 겹치거나 무의미한 크로스가 올라오는 상황이 연출됐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마인츠 수비에 읽히는 공격 패턴을 거듭하며 단 1골도 넣지 못하고 패했다.

 

레버쿠젠 5연패는 키슬링의 골 가뭄과 연관 깊다. 키슬링은 최근 13경기에서 1골에 그쳤다. 지난달 1일 슈투트가르트전 1골 이후 6경기 연속 무득점에 빠졌으며 마인츠전에서는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득점왕 답지 않은 행보다. 이날 경기에서는 30분 뛰었으나 최전방에서 고립되고 말았다. 데르디요크, 손흥민, 율리안 브란트와의 공존이 효율적이지 못했고 볼을 잡을 상황도 적었다. 여기에 잦은 패스 미스까지 겹치면서 이렇다할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마인츠전에서는 레버쿠젠의 왼쪽 풀백 딜레마가 여전했다. 엠레 찬이 끊임없이 앞쪽 공간으로 올라오거나 부정확한 크로스를 남발하는 모습은 마치 세바스티안 보에니쉬를 보는 듯했다. 레버쿠젠의 실점 장면에서도 찬의 실수가 아쉬웠다. 전반 37분 페널티 박스 왼쪽 안에서 벨을 소홀하게 마크하면서 볼을 쳐다보지 못했던 것이 크로스 차단 실패로 이어졌다. 벨의 크로스는 골대 중앙에서 추포-모팅의 골로 연결되고 말았다.

 

5연패를 당했던 레버쿠젠의 앞날은 험난하다. 오는 8일 하노버 원정을 치른 뒤 13일 파리 생제르맹 원정, 16일 바이에른 뮌헨 원정을 치른다. 하지만 올 시즌 원정에 약했다는 점에서 하노버전 승리 마저 장담할 수 없다. 심지어 하노버는 올 시즌 홈 성적(6승 3무 2패)이 원정 성적(1승 1무 10패)에 비해 훨씬 좋다. 레버쿠젠이 하노버전에서 승점을 따낼지라도 파리 생제르맹, 바이에른 뮌헨과의 대결이 부담스럽다. 레버쿠젠의 1승이 어느 시점에 나올지 알 수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