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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레버쿠젠 마인츠, 한국인 4인방 동반 출전?

 

유럽 빅 리그에서 한국인 축구 선수 4명이 같은 경기에 뛰는 모습이 실현될지 주목된다. 레버쿠젠과 마인츠가 한국 시간으로 1일 오후 11시 30분 바이 아레나에서 2013/1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23라운드 맞대결을 펼친다. 홈팀 레버쿠젠은 최근 4연패 부진 탈출과 더불어 2위 수성을 노리며 원정팀 마인츠는 레버쿠젠전 승리시 중상위권 진입에 의해 유로파리그 진출의 꿈을 키울 수 있다. 두 팀 모두 이번 경기를 이기고 싶을 것이다.

 

레버쿠젠에는 손흥민과 류승우, 마인츠에는 구자철과 박주호가 활약중이다. 4명 모두 이번 경기에 출전할 수도 있다. 분데스리가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손흥민과 구자철의 선발 출전을 예상했다. 하지만 레버쿠젠의 4연패 부진과 주력 선수들의 체력 저하를 놓고 볼 때 류승우의 깜짝 출전 가능성이 있다. 박주호는 지난달 14일 하노버전에서 허벅지 부상을 당했으나 최근 팀 훈련을 마치며 레버쿠젠 원정에서 복귀할 수 있다.

 

 

[사진=손흥민, 류승우 (C) 레버쿠젠 공식 홈페이지 메인(bayer04.de)]

 

이번 경기에서는 코리안 더비와 미니 한일전이 동시에 성사 될 예정이다. 마인츠에는 일본인 공격수 오카자키 신지가 뛰고 있다. 그는 올 시즌 분데스리가 21경기에서 9골 넣으며 마인츠에 성공적으로 정착했다. 전 소속팀 슈투트가르트에서는 로테이션 멤버로 분류되었으나 마인츠에서는 팀의 간판 공격수로 자리잡았으며 유럽 빅 리그에서 활약하는 아시아 선수 중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었다.(정규리그 기준) 손흥민의 8골을 능가한다. 다만, 컵 대회까지 포함하면 손흥민(10골)이 오카자키(9골)를 능가한다.

 

손흥민과 오카자키는 이번 경기에서 골을 넣고 싶어할 것이다. 두 공격수 모두 최근 4경기 연속 무득점에 빠졌다. 손흥민이 컵 대회를 포함한 기록이라면 오카자키는 지난달 분데스리가 4경기에서 골이 없었다. 여기에 손흥민은 레버쿠젠의 연패를 끊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팀이 경기에서 승리하려면 기본적으로 공격수의 골이 필요하다. 그보다는 후방의 지원이 튼튼할 필요가 있으나 동료 선수와의 활발한 연계 플레이를 통해 상대 팀의 집중 견제를 극복하면서 골 기회를 노리는 면모가 요구된다.

 

만약 레버쿠젠이 홈에서 마인츠를 제압하지 못하면 사미 히피아 감독이 자질 논란에 휩싸일 수도 있다. 강팀에게 크게 패하고 어쩌다 약팀에게 고전을 면치 못하는 레버쿠젠의 올 시즌 경기력은 분데스리가 2위팀 같지 않다. 지금까지 2위를 지켰던 것도 손흥민과 스테판 키슬링, 시드니 샘 같은 주력 공격수들의 개인 역량이 컸다. 하지만 세 명의 영향력은 최근 들어 상대 팀의 강한 압박에 의해 점점 감소했고 팀의 수비 조직력까지 붕괴되면서 4연패에 빠지고 말았다. 사실, 레버쿠젠의 2위는 도르트문트의 분데스리가 부진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그런데 레버쿠젠의 2위 수성도 위태롭다. 5위 볼프스부르크와의 승점 차이가 불과 4점이다. 지금의 침체를 견뎌내지 못하면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가 아닌 유로파리그를 병행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받아들여야 할지 모를 일이다. 그래서 마인츠전 승리가 필요하다. 어쩌면 이번 경기에서는 분위기 전환 차원에서 류승우가 뛸 여지가 있다. 그의 창의력과 개인기, 순발력을 놓고 보면 레버쿠젠의 공격 전개 다양화라는 이점을 가져올 수 있다. 다만, 히피아 감독이 류승우 카드를 꺼내들며 팀의 전술적 문제점을 해소할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

 

마인츠는 레버쿠젠과 달리 최근 성적이 좋다. 분데스리가 후반기 5경기에서 3승 1무 1패를 기록한 것. 특히 구자철이 가세하면서 팀의 공격 무게감이 높아졌다. 전반기에 부진했던 유누스 말리가 후반기에 분발하는 모습을 보이며 '구자철 vs 말리'의 공격형 미드필더 주전 경쟁이 치열해졌다. 박주호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전환하면서 공격 전개가 매끄러워진 것도 마인츠의 오름세와 연관 깊다. 구자철과 박주호는 레버쿠젠 원정에서 오카자키와 함께 마인츠의 승리를 이끌고 싶어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