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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마타, 맨유 명예회복의 해결사 되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명예회복 여부는 후안 마타 효과에 달렸다. 첼시 에이스였던 마타 영입에 구단 최고 이적료 3710만 파운드(약 663억 원)를 지출했던 성과를 올 시즌 후반기에 나타내야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보장 받을 수 있다. 마타가 빠른 시간 안에 새로운 팀원들과 최상의 호흡을 과시할지 여부는 알 수 없으나 그를 향한 사람들의 기대치가 커진 것은 분명하다.

 

마타에게는 맨유 이적이라는 동기 부여가 클 것이다. 올 시즌 전반기 첼시에서 많은 선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던 아쉬움을 맨유에서 만회해야 한다. 다른 관점에서는 이러한 특징이 오히려 긍정적이다. 첼시 공격의 중심 축을 담당했던 시절에는 수많은 경기를 뛰면서 과부하가 걱정될 정도였으나 지난해 여름 조세 무리뉴 감독 부임 이후에는 그렇지 않았다. 출전 시간이 줄어들면서 그동안 지쳤던 몸이 어느 정도 회복되었을 것이다. 실전 감각 저하가 우려되나 맨유에서 꾸준히 출전하면 예전의 감각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후안 마타 (C) 맨유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manutd.com)]

 

맨유의 마타 영입이 옳았던 이유는 중앙에서 창의적인 공격을 펼칠 수 있다는 기대치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폴 스콜스 은퇴 이후 지금까지 그라운드 가운데 공간에서 양질의 패스를 통해 예측 불허의 공격을 전개해줄 선수가 없었다. 공격형 미드필더 마타는 수비형 미드필더 또는 중앙 미드필더였던 스콜스와 포지션이 전혀 다르지만 중앙에서 자신의 클래스를 드러내는 유형이다. 윙어로 뛸 때도 측면에서 중앙으로 접근했을 때의 움직임이 위협적이면서 연계 플레이를 통해 결정적인 공격 기회를 연출하거나 자신이 직접 득점을 올렸다.

 

'루니도 창의적이지 않냐'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루니 의존증이 커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맨유가 프리미어리그 7위로 주저 앉았던(한 달전에는 9위였다.) 원인 중에 하나가 루니의 부상이었다. 그가 팀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맨유 공격의 무게감이 떨어졌고 지난 20일 첼시 원정 1-3 패배 과정에서 이러한 문제점이 나타났다. 되돌아보면 루니 의존증은 예전부터 되풀이됐던 문제점이었다. 맨유의 스콜스 은퇴 딜레마가 지난 시즌에 어느 정도 해결되면서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달성했던 것도 루니의 공격형 미드필더 전환 성공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마타는 맨유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보다는 윙어를 맡을 가능성에 무게감이 실린다. 4-2-3-1 포메이션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게 되면 루니와의 포지션이 겹친다. 루니는 원톱 배치가 가능하나 그 자리에는 곧 부상에서 돌아올 로빈 판 페르시의 몫이다. 최근 오름세를 나타냈던 대니 웰백의 득점력도 무시할 수 없다. 그래서 마타의 측면 전환을 예상하기 쉽다. 맨유가 4-4-2 포메이션을 활용할 때는 마타가 중앙 미드필더로 뛸 수 없는 특성상 측면에서 뛰어야 한다.

 

맨유 측면의 변화도 불가피하게 됐다. 지난 시즌부터 지속적으로 뛰어난 경기력을 과시했던 윙어가 없었다. 올 시즌에는 1995년생 유망주 아드낭 야누자이의 등장에 의해 측면 약점을 어느 정도 덜어냈으나 한편으로는 맨유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윙어들이 즐비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동안 경기력이 미흡했던 윙어들이 마타와의 출전 시간 경쟁에서 밀릴 것으로 보인다. 마타는 수비보다 공격에서 많은 비중을 둘 것으로 보이며 반대편 측면에서는 수비력이 검증된 안토니오 발렌시아의 중용 빈도가 높아질 것으로 짐작된다. 맨유가 공격적인 경기를 펼칠 때는 마타-야누자이의 윙어 조합이 유력하다.

 

마타 효과의 관건은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의 활용 여부다. 아무리 스쿼드에 좋은 선수들이 즐비해도 감독이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면 성적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다. 사실, 마타가 모예스 감독 성향에 잘 맞는 선수인지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모예스 감독은 공격 옵션들에게 강한 압박을 주문하면서 윙어들의 크로스에 치우치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맨유 공격 패턴이 단조로워지는 약점이 노출됐다. 짧은 패스와 개인 기술을 통해 아기자기한 공격을 전개하는 마타와 궁합이 잘 맞을지 확신하기 어렵다.

 

그래서 모예스 감독의 전술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마타가 최상의 공격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전술적인 배려를 해야 한다. 모예스 감독이 자신의 전술을 계속 유지하느냐 아니면 마타의 장점을 최대화 시키는 전술로 변화하느냐에 따라 맨유의 올 시즌 최종 성적이 좌우 될 것으로 예상된다. 거듭된 성적 부진에 빠진 맨유에게는 안정보다 변화가 필요하다. 마타 영입에 성공했다면 이제부터는 마타 효과에 힘입어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의 위상을 되찾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