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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마타 맨유 이적, EPL에 벌어질 변화들

 

스페인 플레이메이커 후안 마타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이적을 앞두고 있다. 잉글랜드 공영 방송 <BBC>가 현지 시간으로 23일 보도를 통해 첼시가 마타를 3700만 파운드(약 660억 원)에 영입하려는 맨유의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기사에 따르면 마타는 4년 6개월 동안 맨유와 계약을 맺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까지 마타의 맨유 이적은 공식 발표되지 않았으나 BBC의 공신력을 놓고 봤을 때 첼시를 떠나는 것은 분명하다.

 

BBC 기사가 보도된 이후에는 첼시가 FC바젤의 미드필더 모하메드 살라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2선이 포화된 상태에서 살라와 계약한 것은 스쿼드의 빈 자리를 채우겠다는 의도이며 이는 마타를 대체하는 성격이 짙다. 마타는 무리뉴 체제에서 로테이션 멤버였으며 살라도 마찬가지가 될 것이다. 이제 마타의 맨유 이적이 어느 시점에 발표될지 앞으로가 흥미롭다. 참고로 이 포스팅에서는 마타가 이적 완료된다는 가정하에 글을 작성한다.

 

 

[사진=후안 마타 (C) 유럽축구연맹(UEFA)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uefa.com)]

 

마타가 올드 트래포드에 입성하면 프리미어리그의 후반기 순위 경쟁이 매우 치열해진다. 다수의 팀들이 우승과 빅4를 다투면서 매 경기가 중요해졌다. 후반기 최대의 화두는 맨유의 명예회복 여부다. 디팬딩 챔피언의 현재 리그 순위가 7위이며 이대로는 빅4 탈락이 유력하다. 이번 달 각종 대회에서 2승 4패로 부진했으며 그 중에 1승을 거두었던 선더랜드와의 캐피털 원 컵 4강 2차전에서는 2-1로 이겼음에도 승부차기 패배에 의해 탈락했다.(4강 통합 스코어 3-3 무승부에 의해 승부차기 실시) 맨유의 굴욕이 거듭되는 현실이다.

 

맨유의 마타 영입은 4위권 진입을 위한 승부수다. 사실상 우승 경쟁에서 밀렸으나 최소한 빅4를 지켜야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획득할 것이며 웨인 루니 재계약을 위한 명분을 얻게 된다. 마타가 무리뉴 체제 이전까지 첼시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경험을 놓고 봤을 때 맨유 공격력의 업그레이드는 시간 문제가 될 것이다. 실전 감각 부족 우려와 새로운 동료와의 호흡, 압박 축구를 선호하는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 전술의 적응 여부가 관건이나 그의 창의적인 장점은 지금까지 맨유 공격에서 부족했던 부분이었다.

 

마타는 공격형 미드필더와 좌우 윙어를 골고루 소화한다.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루니와 로빈 판 페르시, 대니 웰백 같은 골잡이들의 득점을 도와주거나 또는 아드낭 야누자이와 함께 측면에서 서로 장단을 맞출 것이다. 맨유는 올 시즌 루니와 판 페르시 같은 주력 선수들이 부상으로 신음했다. 이러한 어려움을 마타 영입으로 극복하게 됐다. 만약 맨유가 마타 효과에 힘입어 승점 관리에 탄력 받으면 프리미어리그 4위권 경쟁이 더욱 혼돈에 빠진다. 어느 팀이 4위권을 지킬지 알 수 없는 상황으로 전개된다.

 

첼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마타를 라이벌 팀으로 이적시켰던 결정이 과연 옳았느냐 여부다. 마타는 무리뉴 감독의 역습 위주 전술과 잘 맞지 않았던 만큼 언젠가 팀을 떠날 것으로 짐작됐다. 그런데 차기 행선지가 맨유인 것이 첼시 입장에서 개운치 않다. 마타 이적을 통해 맨유로부터 두둑한 이적료를 챙기게 되었으나 한편으로는 마타가 훗날 첼시 우승을 저지할 존재감으로 떠오를지 모를 일이다.

 

만약 첼시가 고비에 빠지면 현지 여론에서 '마타를 왜 맨유에 넘겼느냐?'는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다. 마타가 조세 무리뉴 감독과 궁합이 잘 안맞았기 때문에 서로간의 윈윈이 필요했던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는 첼시의 전직 에이스였다. 그가 있어 UEFA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 FA컵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을 수 있었다. 지금의 첼시 공격력이 정체 또는 퇴보되면 마타를 떠올리기 쉬울 것이다. 무리뉴 감독은 이러한 반응에 시달리지 않기 위해 첼시 전력을 반드시 완성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마타 이적은 프리미어리그 플레이메이커 대결 구도를 새롭게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다. 다비드 실바(맨체스터 시티) 메수트 외질(아스날) 에당 아자르, 오스카(이상 첼시)와의 접전이 치열할 것이다. 이제는 맨유도 이들처럼 창의적인 공격 재능을 과시하면서 팀 전력을 좌우하는 존재감을 얻게 됐다. 맨유와 마타의 만남이 퍼거슨 시절의 영광을 재현하는 계기가 될지 앞으로를 주목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