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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류승우 연습경기 골, 시즌 후반기 기대된다

 

레버쿠젠에 임대된 류승우가 최근 연습경기에서 골을 넣으며 화제를 모았다. 현재 손흥민과 함께 레버쿠젠의 포르투갈 전지훈련에 합류했으며 8일 SC 헤렌벤(네덜란드)과의 연습경기에서 후반 14분에 골을 터뜨렸다. 소속팀을 옮긴 후 처음으로 득점을 올린 것이 지금까지의 성과이며 2013/14시즌 후반기 레버쿠젠에서 많은 출전 시간을 확보하는데 있어서 사미 히피아 감독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독일 분데스리가를 지켜보는 관전 포인트가 하나 더 늘어난 것 같아 기쁘다.

 

 

[사진=지난해 12월 손흥민과 류승우가 레버쿠젠 공식 홈페이지 메인에 등장했다. (C) bayer04.de]

 

우선, 이 부분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 국내 여론에서는 류승우 골을 데뷔골로 주목하는 중이다. 그러나 류승우는 연습경기에서 골을 넣었을 뿐 아직 공식적으로 경기를 뛰었던 경험이 없다. 따라서 류승우의 헤렌벤전 골은 정식적인 데뷔골이 아니다. 레버쿠젠 임대 후 연습경기에서 첫 골을 넣은 것 외에는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 연습경기와 공식경기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잊지 말자.

 

어쩌면 누군가는 류승우가 연습경기에서 골을 넣은 것에 '크게 띄울 필요가 있냐?'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류승우에게는 연습경기를 비롯한 레버쿠젠의 포르투갈 전지훈련이 중요하다. 히피아 감독의 눈도장을 받을 기회가 이번 전지훈련 뿐이다. 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면 시즌 내내 이렇다할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할 수도 있다. 주력 선수들에게 많은 출전 시간을 부여하는 히피아 감독의 성향을 떠올려보면 아직 유럽 무대에서 검증되지 않은 류승우로서는 전지훈련을 통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그래서 류승우의 연습경기 골이 반갑다. 히피아 감독에게 자신이 레버쿠젠에 필요한 선수임을 득점으로 말해줬다. 시드니 샘을 다른 빅 클럽에 내줄지 모를 레버쿠젠에게는 류승우의 등장을 통해 팀의 후반기 고민을 덜을지 모를 일이다. 아직 샘의 거취를 더 지켜봐야겠으나 그가 없을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 만약 샘이 잔류해도 기존 전력으로는 분데스리가를 포함한 3개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다는 보장이 없다. 레버쿠젠의 문제점은 공격의 창의성이 부족하다. 개인 기술과 순발력이 뛰어난 류승우가 분발해야 하는 이유다.

 

류승우는 팀의 주력 선수로 자리잡기까지 손흥민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해야한다. 손흥민이 올 시즌 초반에 득점력 저하로 어려움을 겪었을 때는 꾸준히 선발로 뛰었다. 간혹 체력 안배 차원에서 휴식을 취했던 경기도 있었으나 붙박이 주전을 놓치지 않았다. 그가 함부르크 시절에 잘했다는 것을 레버쿠젠이 잘 알기 때문이다. 반면 류승우는 다르다. 프로 경험이 없는 상황에서 분데스리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해 U-20 월드컵에서 한국의 8강 진출 멤버로 활약하며 레버쿠젠을 비롯한 분데스리가 클럽들의 관심을 받았으나 냉정히 말하면 그것 이외에는 검증된 활약이 부족하다.

 

그렇다고 류승우의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아니다. 한국의 대학교 출신 선수가(참고로 류승우는 제주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뛴 적이 없다.) 유럽 빅 리그의 상위권 클럽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좋은 전례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유럽 무대에서 한국인 선수의 가치가 커질 것이며 '박지성과 손흥민처럼 유럽에서 성공하겠다'는 한국인 축구 꿈나무들이 밝은 미래를 위한 자신감을 얻게 된다. 유럽에서 맹활약 펼치는 태극 전사들이 많을수록 한국 축구의 국제 경쟁력이 향상 될 것이며 이는 한국 대표팀의 경기력 업그레이드를 기대하는 요인이 된다.

 

류승우의 시즌 후반기가 기대되는 이유는 축구팬들이 기대할 만한 이슈가 많기 때문이다. 같은 팀 동료이자 자신의 선배인 손흥민과 함께 뛰는 것만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공격형 미드필더이자 윙 포워드로서 공격 포인트를 목표로 한다. 만약 실전에서 활발한 출전 시간을 확보하면 몇 차례 골과 도움 소식을 전할지 모를 일이다. 어쩌면 UEFA 챔피언스리그에 뛸 수도 있으며 유럽에서 뛰는 일본인 선수와의 미니 한일전까지 치를 수도 있다. 더 나아가 후반기 맹활약을 발판 삼아 한국 대표팀의 브라질 월드컵 최종 엔트리 합류 여부도 주목을 끌 가능성이 있다. 류승우의 선전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