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축구

레반도프스키 뮌헨 이적을 보는 씁쓸한 시선

 

예상대로였다. 바이에른 뮌헨이 라이벌 도르트문트의 간판 골잡이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의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한국 시간으로 5일 오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레반도프스키 영입 합의 소식을 알렸다. 2013/14시즌이 끝나고 2014/15시즌이 시작되는 시점인 오는 7월 1일에 레반도프스키가 팀에 합류한다고 밝혔으며 계약 기간은 5년이다.

 

레반도프스키의 이적료는 없다. 2013/14시즌 종료 후 도르트문트와의 계약 기간이 만료되며 이번 시즌 마지막까지 현 소속팀에서 활약하기 때문에 바이에른 뮌헨이 이적료를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레반도프스키는 올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으로 풀리며 바이에른 뮌헨의 영입 발표 타이밍이 빨랐다고 봐야 한다. 이번 1월 이적시장만을 놓고 보면 대형 선수 중에서 가장 먼저 이적이 발표된 사례가 바로 레반도프스키였다.

 

 

[사진=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C) 유럽축구연맹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uefa.com)]

 

바이에른 뮌헨은 레반도프스키 영입을 통해 2014/15시즌과 그 이후를 위한 전력 보강을 했다. 지난해 1월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 계약을 발표했던 사례와 유사하다. 휴식을 취했던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2013/14시즌부터 지휘봉을 맡기기로 결정하면서 당시 사령탑이었던 유프 하인케스 전 감독의 은퇴를 대비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레반도프스키 영입을 발표하며 다음 시즌 공격진 경쟁이 치열할 것임을 예고했다. 바이에른 뮌헨의 우승 의욕이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유럽 챔피언을 지키려는 빅 클럽 입장에서 우승에 대한 의욕이 강한 것은 당연하다. 2012/13시즌 트레블을 달성했다고 그 현실에 안주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는 레반도프스키를 영입하면서 마리오 만주키치가 붙박이 주전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만주키치는 지난 두 시즌 동안 바이에른 뮌헨의 간판 골잡이로서 맹활약 펼쳤던 인물. 지난 시즌에는 독일 최고의 골잡이 마리오 고메스(현 피오렌티나)와의 주전 경쟁에서 이겼을 정도로 실력이 출중하다.

 

그런데 바이에른 뮌헨은 만주키치에 만족하지 않고 라이벌 팀의 간판 공격수를 그것도 이적료 없이 영입했다. 2선과 3선 미드필더들이 즐비한 바이에른 뮌헨에서 만주키치와 레반도프스키의 투톱이 자주 구축될지는 의문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FC 바르셀로나 사령탑 시절까지 포함하여 지금까지 투톱보다는 원톱이나 스리톱, 제로톱을 선호했다. 최근 만주키치의 이적설이 제기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인지 앞으로 몇 개월 동안 지켜봐야 할 이슈다.

 

하지만 바이에른 뮌헨의 레반도프스키 이적은 반가움보다는 씁쓸함이 느껴진다. 분데스리가라는 테두리만을 놓고 보면 앞으로도 정규리그에서 독주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빅 클럽으로서 매 시즌마다 우승하려는 의욕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 방식에 있어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지난 시즌 종료를 앞두고 라이벌 도르트문트의 플레이메이커였던 마리오 괴체를 영입했더니 이제는 레반도프스키를 확보하게 됐다. 도르트문트는 2010/11, 2011/12시즌 분데스리가 우승을 통해 바이에른 뮌헨과 2강 체제를 구축했다. 그러나 바이에른 뮌헨에게 괴체에 이어 레반도프스키마저 내주게 됐다.

 

이러한 현상은 분데스리가의 한계라고 봐야 한다. 바이에른 뮌헨과 대등한 자금력을 과시하면서 오랫동안 좋은 성적을 유지할 만한 클럽이 없다. 이렇다보니 바이에른 뮌헨의 독주가 계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도르트문트가 '독일 최고의 클럽'으로 꼽히는 바이에른 뮌헨의 아성에 도전하는 추세였으나 괴체와 레반도프스키를 라이벌 팀에 내준 것이 뼈아프다. 레반도프스키는 바이에른 뮌헨 이적을 원했던 케이스였으나 결과적으로는 다음 시즌 그 팀의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빈다. 향후 분데스리가에서 바이에른 뮌헨의 강세는 계속 될 것 같은 예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