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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김보경, 솔샤르 감독의 신뢰를 얻고 싶다면?

 

카디프 시티에서 활약중인 김보경이 새로운 감독의 지도를 받게 됐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레전드였던 '동안의 암살자'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과 한솥밥을 먹게 됐다. 말키 맥케이 전 감독 체제에서 선발 멤버였으나 벤치 멤버로 밀렸던 아쉬움을 솔샤르 체제에서 만회하며 카디프 시티 전력의 핵심으로 성장할지 기대된다. 맥케이 전 감독 경질 이후 두 경기에서 선발로 뛰었다는 점에서 팀 내 입지 회복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김보경은 솔샤르 감독이 관중석에서 빈센트 탄 구단주와 함께 지켜봤던 지난 2일 아스날 원정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풀타임 출전했다. 팀의 0-2 패배 속에서도 부지런한 움직임으로 상대 팀 공격을 막아내는데 주력했다. 팀이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치면서 공격력이 두드러지지 못했으나 솔샤르 감독이 보는 앞에서 자신의 현재 경기력을 90분 동안 충분히 보여준 것이 의미있다.

 

 

[사진=김보경 (C) 프리미어리그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premierleague.com)]

 

그런 김보경을 솔샤르 감독이 선호할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 솔샤르 감독의 현역 시절은 많은 축구팬들에게 익숙하나 지도자로서의 능력이나 전술 성향에 대해서는 국내에서 알려진 바 없다. 팀의 정식 사령탑으로 취임한지 하루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김보경을 비롯한 팀에 소속된 선수들을 아직까지는 잘 모른다고 봐야 한다. 아스날전에서는 김보경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는 모습을 90분 동안 봤을 것이다. 그러나 김보경은 공격형 미드필더 또는 왼쪽 윙어를 맡으며 테크니션 기질이 강하다. 현 시점을 기준으로 솔샤르 감독이 김보경의 실제 성향을 잘 모를 수도 있다.

 

솔샤르 감독의 올 시즌 목표는 카디프 시티의 프리미어리그 잔류다. 카디프 시티는 현재 17위(4승 6무 10패, 승점 18)를 기록중이며 강등권에 속한 18위 크리스탈 팰리스(5승 2무 13패, 승점 17)에 승점 1점 차이로 추격 받고 있다. 자칫 잘못하면 강등권 추락이 현실화 된다. 경기를 치를수록 많은 승점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따라서 솔샤르 감독은 이기는 축구를 하고 싶을 것이며 폭풍같은 공격 전개보다는 실리적인 성향에 많은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카디프 시티가 프리미어리그 최소 득점 공동 2위(20경기 15골)라는 점에서 무리한 공격 전개는 위험하다.

 

만약 김보경이 솔샤르 감독에 의해 수비형 미드필더로 자주 중용되면 지금의 폼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 지난 두 경기만을 놓고 보면 게리 메델에 비해 박스 투 박스 기질이 발달된 모습을 보였으며 중원에서 항상 활기찬 모습을 보여야 한다. 되도록이면 수비 실수는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지난 아스날전에서는 후반 43분 니클라스 벤트너에게 결승골을 허용하기 이전에 바카리 사냐와의 공중볼 다툼에서 밀리는 아쉬움이 있었다. 이러한 상황이 자주 벌어지지 않도록 신경써야 할 것이다.

 

공격력이 취약한 카디프 시티가 많은 승점을 확보하려면 기본적으로 실점을 줄여야 한다. 그래서 김보경이 메델과 함께 포백을 튼실하게 보호하며 상대 팀 중앙 공격을 적극적으로 차단해야 한다. 메델에 비해서 활동 폭이 넓을 수 있기 때문에 체력 저하가 쉽게 찾아올 수 있는 만큼 자기 관리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만약 공격형 미드필더 또는 왼쪽 윙어로 배치되면 공격 포인트 향상에 신경써야 한다. 2013/14시즌 프리미어리그 18경기에서 1골에 그쳤다는 점에서 득점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 최근에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전환했으나 올 시즌 대부분의 경기에서는 2선 미드필더로 배치됐다. 하지만 공격 포인트 생산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스쿼드 경쟁력을 키우지 못하고 한때 교체 멤버로 밀려났다. 이러한 아쉬움이 솔샤르 체제에서 되풀이 되어서는 안된다.

 

김보경이 솔샤르 감독의 신뢰를 얻고 싶다면 팀의 중심 선수라는 기질을 빠른 시간안에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솔샤르 감독의 눈도장을 받기 쉽다. 어느 포지션에서 뛸지 알 수 없으나 그 포지션에서 요구되는 역할에 충실하며 꾸준히 선발 출전해야 한다. 카디프 시티의 프리미어리그 잔류를 위해 앞으로 얼마나 힘을 보탤지 그의 분투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