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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 라이프

유재석 무관, 저는 메시가 떠올랐습니다

 

지난 몇 년 동안 TV 프로그램의 연말 시상식에서 가장 익숙했던 장면은 유재석이 대상을 수상하는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유재석은 2005년 KBS 연예대상부터 2012년 SBS 연예대상에 이르기까지 8년 연속 공중파 3사에서 대상을 받았습니다. '국민MC', '1인자'라는 이미지를 굳혔던 것도 공중파 3사 대상의 영향이 큽니다.

 

그러나 유재석은 '공중파 3사 기준으로' 2013년 무관에 그쳤습니다. KBS 연예대상은 김준호, MBC 연예대상은 '일밤-아빠! 어디가?'팀, SBS 연예대상은 김병만에게 돌아갔습니다. 유재석이 공중파 3사의 연말 시상식에서 받았던 대상은 없었습니다. 일부 여론에서는 유재석이 제49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부문 대상을 받았기 때문에 무관이 아니라고 합니다. 하지만 백상예술대상은 2013년 5월 9일에 진행되었으며 연말 TV 시상식이 아니었습니다. 무관 여부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견해가 서로 다르겠으나 제가 표현하고 싶은 의견은 따로 있습니다.

 

 

[사진=리오넬 메시 (C) 유럽축구연맹(UEFA)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uefa.com)]

 

저는 유재석을 보면서 아르헨티나 출신의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를 떠올렸습니다. 메시는 2009년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상과 발롱도르(당시 두 시상식이 분리되었던 시절)를 시작으로 2012년 FIFA 발롱도르에 이르기까지 4년 연속 세계를 제패했습니다. 우리나라 최고의 MC가 유재석이라면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는 메시입니다. 유재석이 지난해까지 8년 연속 연말 TV 대상을 받았다면 메시는 2009-2010-2011-2012년에 FIFA 발롱도르(FIFA 올해의 선수상, 발롱도르 포함)를 석권했습니다.

 

하지만 메시의 2013년 FIFA 발롱도르 수상 가능성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 프랭크 리베리(바이에른 뮌헨)이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났죠. 호날두에 대해서는 2000년대 후반부터 세계 No.1을 다투었던 관계였고 리베리는 2012/13시즌 트레블의 영향이 큽니다. 메시도 2012/13시즌 FC 바르셀로나의 프리메라리가 우승 멤버이자 득점왕(32경기 46골)으로 이름을 떨치며 5년 연속 FIFA 발롱도르 수상에 도전하고 있으나 2013년 만큼은 호날두와 리베리를 넘을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현재 국내 여론 분위기는 호날두 수상을 유력하게 보는 것 같습니다.(저의 의견은 아닙니다.) 2012/13시즌 레알 마드리드의 무관에도 불구하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득점왕(12경기 12골)을 달성했으며 2013/14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득점 단독 선두(5경기 9골)를 질주중입니다. 2013년에는 A매치 포함 69골 넣으며 유럽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선수가 됐습니다. 반면 메시는 지난 2개월 동안 부상으로 경기에 뛰지 못했습니다. 2012/13시즌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바이에른 뮌헨전 부진도 빼놓을 수 없죠.(2차전 결장) 2013년 활약상 만큼은 호날두와 리베리보다 앞선다는 느낌을 주지 못했습니다.

 

어쩌면 2013년 FIFA 발롱도르는 호날두 또는 리베리에게 돌아갈 수도 있습니다.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라는 타이틀이 메시에서 다른 선수로 넘어갈 수도 있겠죠. 하지만 실제 기량에서는 메시가 호날두-리베리에게 뒤진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동안 FC 바르셀로나와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 많은 골을 넣으며 '세계 톱클래스 골잡이'라는 인상을 세계인들에게 심어줬습니다. 2013 FIFA 발롱도르가 다른 선수에게 넘어가더라도 마음속으로 메시를 세계 최고의 선수로 치켜 세우는 분들이 적지 않을 겁니다. 메시의 지금까지 커리어를 놓고 보면 펠레-마라도나처럼 훗날 '축구 황제'로 거론될만한 인물이죠. 월드컵 우승만 있으면 금상첨화죠.

 

유재석도 마찬가지입니다. 2013년 공중파 3사 연말 대상을 못받았다고 1인자에서 밀려난 것은 아닙니다. 지금까지 유재석 클래스를 능가할 수 있는 MC 혹은 예능인은 없었습니다. 비록 올해는 연말 대상과 인연이 없었으나 그 이전에는 8년 연속 대상을 받았습니다. 대상 한 번 타는 것은 결코 쉬운일이 아니지만 8년 연속 공중파 TV에서 대상의 주인공이 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향후 유재석을 뛰어넘는 MC와 예능인이 과연 나타날지 의문입니다. 그만큼 유재석이 쌓아왔던 커리어가 매우 독보적이며 앞으로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우리들에게 보여줄 것이 많습니다.

 

저만의 생각일지 모르겠지만, 유재석은 TV 연예대상보다는 지금의 인기를 계속 유지하며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아무래도 많은 분들이 '영원한 1인자'로 생각하겠지만 그런 이미지가 앞으로 계속 유지 되도록 유재석이 최선을 다해야겠죠. 유재석은 우리나라에서 모든 세대에게 사랑받는 대표적인 연예인이니까요. 유재석이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앞으로 계속 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