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축구

야누자이, 거품 아닌 맨유의 차기 에이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최근 6연승을 기록중이다. 그 중에 프리미어리그 4경기를 이기면서 9위로 추락했던 팀의 순위가 6위로 회복됐다. 4위 에버턴을 승점 3점 차이로 좁히면서 4위권 진입이 현실화 될 수도 있다. 지금의 기세라면 시즌 막판 상위권 팀들과 우승 경쟁을 펼칠지 모를 일이다. 마이클 캐릭과 대런 플래처의 복귀, 대니 웰백과 안토니오 발렌시아의 각성을 놓고 볼 때 박싱데이 이후의 전망이 긍정적이다. 웨인 루니의 부상과 슬럼프가 없다는 전제에서 말이다.

 

맨유가 시즌 전반기 부진을 만회하는데 있어서 칭찬 받아야 할 인물이 바로 1995년생 유망주 아드낭 야누자이다. 최근 맨유 경기를 보면 야누자이의 존재감 유무에 따라 팀의 공격 전개와 경기 내용, 그라운드 안에서의 분위기가 달라지는 경향이 뚜렷하다. 특히 12월 27일 헐 시티전에서는 전반 초반에 2실점을 허용하자 전반 18분 야누자이를 교체 투입하면서 공격력을 회복한 끝에 3-2 역전승을 이루어냈다. 야누자이의 앞날이 심상치 않다.

 

 

[사진=아드낭 야누자이 (C) 맨유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manutd.com)]

 

그동안 맨유 경기를 즐겨보지 않았던 국내 축구팬이라면 야누자이의 현재 폼이 어떤지 잘 모를 것이다. 박지성이 지금도 맨유에서 뛰었다면 야누자이를 주목하는 사람들이 많겠으나 지금은 유럽 축구를 즐기는 콘텐츠가 예전보다 다양화되면서 맨유 경기에 대한 관심이 떨어졌다. 적어도 야누자이에 대해서는 프리미어리그 데뷔골을 기록했던 10월 6일 선더랜드전 2골 이외에는 국내 여론에서 화제의 이슈가 되지 못했다.

 

특히 선더랜드전 이후에는 야누자이가 '넥스트 호날두'로 진화할지 아니면 페데리코 마케다처럼 반짝했던 유망주로 이름을 남기게 될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쏠렸다. 그 이후 야누자이는 지금까지 여러 경기에 투입되었으며 최근에는 맨유의 6연승을 공헌했다. 올 시즌 각종 대회를 포함한 17경기에서 3골 1도움 기록하며 공격 포인트가 많은 편이 아니었으나 그 중에 9경기에서 선발 출전한 것은 맨유에서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는 뜻이다. 2014년이면 19세가 되는 10대 후반의 유망주가 1군에서 지속적인 출전 기회를 얻는 것은 최고의 축구 선수가 될 잠재력이 충분함을 알 수 있다.

 

일각에서는 야누자이를 거품이라고 의심할 수도 있다. 맨유의 특급 유망주로 기대받는 것과 달리 공격 포인트가 적으면서 최근에는 다이빙 논란까지 불거졌다. 누군가는 야누자이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볼 수도 있다. 야누자이를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면 맨유의 상징인 7번 유니폼을 받을 자격이 있는 선수, 호날두처럼 성장할지 모를 유망주 등으로 치켜세울 수 있다. 하지만 야누자이의 앞날이 과연 어찌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만약 그가 슬럼프에 빠지면 언젠가 거품 논란에 휩싸일 여지가 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야누자이의 전망은 긍정적이다. 18세의 나이에 뛰어난 기교와 탁월한 위치선정, 지능적인 경기 운영, 빠른 순발력을 앞세워 상대 수비를 농락하거나 팀 공격의 창의성을 키웠다. 재능만을 놓고 보면 프리미어리그에서 통할 수 있다. 앞으로 경험이 더 쌓이면 기교의 완성도가 높아질 것이고 팀 전술 이해도가 향상되면서 동료 선수와의 연계 플레이가 더욱 능숙해질 것이다. 최근에는 중앙을 활용한 패스에 눈을 떴다. 측면에 의존하는 공격을 펼쳤던 맨유 공격의 단조로움을 풀어내는 열쇠가 됐다. 이는 야누자이의 기량이 시즌 초반보다 더 좋아졌다는 뜻이다.

 

야누자이의 현재 기량만을 놓고 보면 발렌시아, 애슐리 영, 카가와 신지, 루이스 나니 같은 맨유의 기존 윙어보다 부족함이 없다. 맨유는 지난 시즌부터 믿음직한 윙어가 없는 약점을 노출했다. 일부 선수가 반짝할 때도 있었으나 그 기세를 오랫동안 이어가지 못했다. 최근에 경기력이 좋아진 웰백(현재 공격수 전환)과 발렌시아도 그동안 윙어로서의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 이러한 맨유의 약점을 이적생이 아닌 유스 시스템에서 배출된 야누자이가 해소하려는 것은 그의 재능이 얼마나 비범한지 알 수 있다.

 

지금까지 정황상 야누자이는 '맨유의 차기 에이스'가 될 수 있다. 호날두와 가레스 베일 같은 프리미어리그 출신의 특급 윙어들도 20대 초반이 되면서 자신의 경기력이 완성된 모습을 보이며 많은 공격 포인트를 올렸다. 이는 손흥민도 마찬가지였다. 지금의 경기력을 잘 유지하며 자신의 단점을 줄이고 장점을 최대화하면 언젠가 그라운드에서 막강한 존재감을 발휘할 수도 있다. 또한 20대 초반이 될 때는 루니가 30대에 접어든다. 맨유가 새로운 에이스를 필요로 하는 시점이다. 야누자이의 밝은 미래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