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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맨유, 헐시티전 역전승 원인 살펴봤더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프리미어리그 18라운드 헐시티전에서 기적 같은 역전승을 달성했다. 스코어를 0-2에서 3-2로 뒤집었던 것. 전반 4분 제임스 체스터, 전반 13분 데이비드 메이러에게 실점을 허용했으나 전반 19분 크리스 스몰링, 전반 26분 웨인 루니가 득점을 올리며 전반 초반 2실점을 만회했다. 후반 21분에는 체스터가 자책골을 범하는 행운이 따랐고 경기 막판 헐시티의 총공세를 막아낸 끝에 3-2 리드를 지키며 승점 3점을 따냈다.

 

이로써 맨유는 최근 각종 대회에서 5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그 중에 프리미어리그 3경기를 모두 이기면서 9위에서 7위(9승 4무 5패, 승점 31)로 뛰어 올랐다. 4위 리버풀(11승 3무 4패, 승점 36)과의 승점 차이가 5점이며 앞으로 남은 박싱데이 기간에 많은 승점을 획득하면 4위권 진입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사진=헐시티전 3-2 승리를 발표한 맨유 공식 홈페이지 (C) manutd.com]

 

맨유의 헐시티전 승리가 값진 것은 전반 초반 2실점을 3골로 되갚았다는 점이다. 3골 중에는 체스터의 자책골도 포함되나 그의 실수를 유도했던 애슐리 영의 크로스가 제법 날카로웠다. 맨유가 거듭된 연승 행진을 이어가면서 3-2 역전승을 거두었다는 것은 시즌 전반기 부진을 거듭했을 때보다 팀 전력과 분위기가 좋아졌음을 의미한다. 지금의 기세를 오랫동안 유지할지 여부는 알 수 없으나 헐시티전에서는 반짝 효과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 시즌 초반 침체를 점점 이겨내고 있다는 이미지를 사람들에게 심어줬다.

 

0-2 열세를 만회하는데 있어서 루니의 영향력이 대단했다. 전반 19분에는 자신이 오른쪽 측면에서 연결했던 프리킥이 스몰링의 헤딩골로 이어졌다. 이 골로 맨유는 2실점 허용했던 실망감에서 빨리 벗어나 추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전반 26분에는 페널티 박스 왼쪽 바깥에 있을 때 대니 웰백과 원투패스를 주고 받는 상황에서 중거리 슈팅으로 득점을 올렸다. 알렉스 브루스 견제에 흔들리지 않고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켰다. 팀을 위기에서 구하는 스타 기질을 과시하며 맨유 에이스에 걸맞는 활약상을 펼쳤다.

 

그 이전인 전반 18분에는 하파엘 다 실바가 부상으로 교체되고 아드낭 야누자이가 투입한 것이 맨유가 경기를 뒤집는 첫 발판이 됐다. 맨유는 경기 초반부터 헐시티의 거친 압박을 받았으며 수비 실수에 의한 2실점까지 겹치면서 경기에 임하는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하지만 야누자이가 조커로 나서면서 경기 분위기가 달라졌다. 교체 투입하자마자 마이노르 피게로아를 상대로 프리킥을 얻어냈더니 그 상황이 루니의 프리킥에 의한 스몰링의 헤딩골로 이어졌다. 그 이후부터 헐시티 선수들의 거친 플레이가 두드러지지지 않게 됐다.

 

오른쪽 윙어로 나섰던 야누자이는 중앙에 있는 선수와 패스를 주고 받으면서 경기를 풀어갔다. 긴 패스보다는 짧은 패스의 빈도를 높이며 팀 공격의 효율성과 다양함을 키웠다. 영과의 스위칭도 자연스러웠으며 상대 진영을 넘나드는 움직임과 몸의 민첩성이 발달된 모습을 보였다. 루니가 맨유의 2골에 기여했다면 야누자이는 팀이 경기 내용에서 우세를 점하는데 신경썼다. 이러한 두 선수의 활약에 헐시티는 후반 중반까지 이렇다할 공격을 펼치지 못하며 맨유에게 끌려다니는 모습을 보였다.

 

중원에서는 대런 플래처의 건재함이 돋보였다. 맨유의 후방이 어수선했던 불리함 속에서도 포백 보호에 신경쓰며 팀이 0-2 이후 더 이상 실점을 허용하지 않도록 노력했다. 정확한 패싱력과 적절한 공격 차단으로 상대 팀과의 허리 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면서 루니의 후방 부담을 줄여줬다. 그동안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으나 헐시티전에서 예전 기량과 큰 차이가 없는 모습을 보이며 팀의 중원 문제를 해소할 적임자로 떠올랐다. 후반 33분에는 마이클 캐릭이 교체 투입하며 부상 복귀 이후 첫 경기를 치렀다. 캐릭과 플래처의 복귀는 맨유의 향후 전망이 밝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다만, 두 선수가 체력적으로 많은 경기를 소화할 수 있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맨유는 헐시티를 이기는 과정에서 하파엘을 부상으로 잃었고 경기 종료 직전에는 안토니오 발렌시아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 당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부상 당했던 필 존스까지 포함하면 오른쪽 풀백 자원이 취약하게 됐다. 오는 29일 노리치 시티 원정에서는 스몰링의 오른쪽 풀백 전환 가능성이 높다. 과연 맨유가 오른쪽 풀백 불안 속에서도 노리치 시티전에서 승리하며 6연승을 이어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