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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수아레스-코스타, 세계 최고 골잡이 될까?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가 지배했던 유럽 축구의 판도가 2013/14시즌에 달라졌다. 올 시즌 중반에 접어든 현재까지 유럽 주요 리그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선수는 루이스 수아레스(리버풀) 디에구 코스타(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며 서로 19골씩 넣었다. 수아레스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코스타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득점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이며 현재 흐름을 시즌 끝까지 유지하면 득점왕 달성이 가능하다.

 

수아레스의 득점 1위 행진은 앞으로 계속 될 것이다. 2위 세르히오 아구에로(맨체스터 시티, 13골)와의 격차를 6골로 벌렸기 때문. 최근에는 아구에로가 부상으로 내년 2월에 복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아레스의 독주가 사실상 확정된 분위기다. 코스타는 2위 호날두보다 2골 더 많은 득점을 올렸다. 호날두의 몰아치기 가능성을 놓고 볼 때 득점 1위를 계속 유지할지 여부를 알 수 없다. 그럼에도 지난 주말 레반테전에서 2골 넣으며 지금의 오름세가 반짝이 아님을 보여줬다.

 

 

[사진=루이스 수아레스 (C) 리버풀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liverpoolfc.com)]

 

수아레스와 코스타의 득점 선두 질주가 반가운 것은 '메시vs호날두' 대립 구도를 깨뜨릴 새로운 스토리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메시와 호날두의 유럽과 세계 No.1 대결은 2000년대 후반부터 이어졌다는 점에서 한편으로는 식상한 느낌이 없지 않았다. 두 스타의 아성을 무너뜨릴 새로운 스타가 탄생하지 않았던 원인이 컸기에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메시가 부상으로 신음하는 사이에 수아레스와 코스타가 '신계' 진입을 노리게 됐다.

 

두 선수가 아직 신계에 도달한 것은 아니다. 자신의 에이스 기질을 앞세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달성했던 이력이 없다. 호날두는 2007/08, 메시는 2008/09시즌 우승을 통해 FIFA 올해의 선수상과 발롱도르를 동시에 휩쓸며(FIFA 발롱도르가 분리되었던 시절) 세계 최고의 선수로 인정 받았다. 수아레스는 소속팀 리버풀의 지난날 성적 부진에 의해 올 시즌 유럽 대항전에 출전하지 못하며 코스타는 지금까지 챔피언스리그에서 크게 두각을 떨쳤던 경험이 없다. 유럽 최고의 골잡이로 인정 받으려면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당연히 중요하다. 그것도 자신이 주도적인 역할을 맡아야 한다.

 

하지만 2014년에는 브라질 월드컵이 있다. 월드컵에서 가장 화려한 활약을 펼치는 선수가 2014 FIFA 발롱도르를 수상할 가능성이 높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는 파비오 칸나바로(은퇴)가 이탈리아 우승을 이끈 공로로 FIFA 올해의 선수상과 발롱도르를 동시에 수상했다. 물론 칸나바로는 수비수였으나 자국 대표팀의 월드컵 우승을 이끄는 선수가 세계 최고의 선수로 도약하거나 혹은 지킬 가능성이 높다. 특히 골잡이는 팀의 승리와 대회 최종 성적을 결정지을 임펙트가 있다는 점에서 여론의 가장 높은 관심을 받는다.

 

수아레스와 코스타는 지금의 페이스를 잘 유지하면 브라질 월드컵에서 많은 골을 터뜨릴 잠재력이 있다. 두 선수가 몸담고 있는 우루과이와 스페인의 월드컵 우승 가능성을 확신하기 어렵겠지만, 수아레스와 코스타가 대회에서 골을 넣기 위해 분발하면 우루과이와 스페인이 좋은 성적을 거둘 확률이 높아진다. 더욱이 두 선수는 남미 출신 공격수라는 공통점이 있다. 브라질에서 경기하는 것이 결코 낯설지 않다. 코스타의 경우 대표팀이 스페인이나 실제로는 브라질 출신이며 한때 브라질 대표팀에서 A매치 2경기에 뛰었다.

 

유럽을 넘어 세계 최고의 골잡이로 도약하는데 있어서 월드컵 우승은 반드시 이루어야 할 과제다. 우승은 아니더라도 득점왕을 노릴 필요는 있다. 수아레스와 코스타는 포르투갈의 호날두, 아르헨티나의 메시와 함께 월드컵 득점왕을 다툰다. 또 다른 선수가 월드컵 득점왕 경쟁 대열에 가세할 수도 있지만, 수아레스와 코스타는 2013/14시즌 프리미어리그와 프리메라리가에서 놀라운 득점력을 과시하며 자신의 가치를 끌어 올리는데 성공했다. 이러한 활약속에 멘탈이 좋지 않은 단점을 커버하게 됐다.

 

두 선수에게 1차적으로는 프리미어리그와 프리메라리가 득점왕이 중요하다. 그래야 '잉글랜드 무대를 평정했다', '스페인 리그에서 호날두-메시와의 경쟁에서 이겼다'는 평가를 받을 것이며 그런 인식에 의해 세계 축구팬들의 화려한 주목을 끌게 될 것이다. 그 이후에는 월드컵에서 세계 최고 골잡이에 도전해야 한다. 어쩌면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은 골잡이들의 각축전이 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