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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 연봉, MLB 아시아 역대 1위 등극

 

2013시즌 종료 후 FA(자유계약) 자격을 얻었던 추신수의 차기 행선지가 드디어 결정됐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는 22일 추신수가 텍사스 레인저스와 총액 1억 3000만 달러(약 1379억 원)에 7년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메이저리그 역대 몸값 27위에 해당하는 금액이며 역대 아시아 선수 최고 연봉자에 등극했다.

 

추신수의 새로운 연봉은 1년 평균으로 치면 약 1857만 달러(약 197억 원)다. 7년 동안 같은 금액의 돈을 받을지 아니면 나이에 따라 연봉 액수가 달라질지 여부는 공식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으나(이 글을 쓰는 시점을 기준) 2013시즌 신시내티 레즈 시절 연봉이었던 737만 5000달러(약 80억 원)보다 훨씬 많은 돈을 받게 됐다.

 

 

[사진=신시내티 레즈 시절의 추신수 (C) 신시내티 레즈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cincinnati.reds.mlb.com)]

 

추신수는 지금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역대 아시아 야구 선수 중에서 최초로 연봉 1억 달러를 돌파했다. 그 이전까지는 일본의 스즈키 이치로(뉴욕 양키스)가 2007년 시애틀 매리너스 시절에 5년 9000만 달러(약 947억 원)를 기록하며 아시아 선수 FA 최고액을 경신했다. 그 기록을 6년 뒤 추신수가 새롭게 갈아치웠다. 공교롭게도 추신수는 시애틀 시절 이치로와의 경쟁에서 밀리며 꾸준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두 선수의 위상이 대조적으로 변했다.

 

특히 텍사스는 우리나라 야구팬들에게 익숙한 팀이다. 박찬호(은퇴)가 2001시즌 종료 후 FA 신분이 되면서 LA 다저스를 떠나 텍사스와 5년 총액 6500만 달러(약 689억 원)의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몸값에 어울리는 활약을 펼치지 못하면서 먹튀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추신수가 박찬호의 한을 풀어줄지 주목된다. 텍사스 홈구장 레인저스 볼파크가 타자 친화적인 구장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추신수의 맹활약을 기대하기 쉽다.

 

텍사스는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유 소속팀으로 알려졌다. 다르빗슈는 지난 2년 동안 29승 18패를 기록했고 올 시즌에는 아메리칸 리그 탈삼진 1위(277개)를 올리며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했다. 이제는 한국 톱클래스 타자와 일본 톱클래스 투수가 메이저리그의 같은 팀에서 활약하게 됐다. 어쩌면 한국과 일본 야구팬들이 서로 텍사스를 응원할지 모르겠다. 한국 야구팬들은 한국 선수, 일본 야구팬들은 일본 선수가 잘 되기를 바라겠으나 텍사스 경기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참고로 다르빗슈는 한국 여론에서 호감을 얻는 일본인 야구 선수다.

 

지금까지 추신수 FA 계약의 화두는 연봉 1억 달러(약 1061억 원) 돌파 여부였다. 2013년 내내 '과연 추신수가 1억 달러 넘는 돈을 받을까?'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컸다. 결과는 그 액수보다 더 높은 1억 3000만 달러였다. 대형 계약이 가능했던 것은 아마도 추신수의 만능적인 장점 때문일지 모른다. 흔히 추신수는 '5툴 플레이어'로 일컬어진다. 5툴 플레이어란 타격의 정확성과 힘, 수비력, 송구 능력, 주루가 골고루 뛰어난 선수를 말한다. 추신수는 다섯 가지의 장점을 모두 갖췄으며 1~3번 타자와 중견수&우익수까지 소화하는 다재다능한 선수다.

 

추신수는 2013시즌 신시내티에서 홈런 21개와 도루 20개를 기록하며 20-20 클럽에 가입했다. 내셔널리그 출루율 2위(0.423) 볼넷 2위(112개)에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내셔널리그 1번 타자 최초로 20홈런-20도루-100볼넷-100득점이라는 대기록까지 경신하며 1번 타자로서 많이 출루했다. 팀의 득점 기회를 활발히 만들어내는 이미지를 심어주며 자신의 가치를 높였다. 모든 감독들이 선호할 만한 타자가 아닐까 싶다. 그 여파는 FA 계약을 통해 기존 연봉보다 더 많은 금액의 돈을 받는 결실로 이어졌다.

 

앞으로의 관건은 추신수가 텍사스에서 성공하느냐 여부다. 올 시즌 화력 부족에 시달렸던 텍사스의 기대치를 충족시킬지 주목된다. 추신수가 텍사스 유니폼을 입으면서 많은 홈런과 안타를 치고, 도루를 성공하며, 지속적으로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는 모습을 앞으로 계속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