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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혼다 등번호 10번, AC밀란 공격 빛낼까?

 

일본 축구의 에이스 혼다 케이스케의 이탈리아 AC밀란 이적이 기정 사실화된 분위기다. AC밀란  홈페이지의 공식 스토어에서 혼다의 유니폼이 등장했다. 그것도 혼다의 영어 이름(NONDA)이 등번호 10번과 함께 새겨졌다. 현재 AC밀란에서 10번을 달고 뛰는 선수는 없다. 이전에 10번을 맡았던 케빈-프린스 보아텡이 지난 여름 이적시장 마감을 앞두고 샬케04로 떠나면서 지금까지 10번이 공석이 됐다.

 

축구에서 등번호 10번은 팀의 핵심 선수라는 상징성이 강하다. 지금까지 세계 축구를 평정했던 스타들 중에서 10번을 달았던 선수들이 여럿 있다. 혼다는 현 소속팀 CSKA 모스크바와의 계약 기간이 이번달로 끝나면서 다른 팀 진출을 추진한 끝에 이적료 없이 AC밀란으로 둥지를 틀 예정이다. 아드리아노 갈리아니 AC밀란 부회장도 현지 언론을 통해 혼다의 내년 1월 합류 소식을 알렸다.

 

 

[사진=AC밀란 홈페이지 공식 스토어에 혼다 유니폼이 등장했다. 등번호는 10번이다. (C) AC밀란 홈페이지 공식 스토어]

 

아직 혼다의 AC밀란 이적은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았다. 뜻하지 않은 돌발 변수가 없다면 축구팬들은 그가 AC밀란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뛰는 모습을 곧 보게 될 것이다. 이제 사람들의 관심은 과연 혼다가 AC밀란 등번호 10번에 걸맞는 활약을 펼칠지 주목할 것이다. AC밀란 같은 유럽 빅 클럽에서 10번 유니폼을 입고 뛰는 것은 세계 축구팬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혼다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10번을 달아도 마찬가지다.

 

혼다의 AC밀란 이적은 긍정적인 전망이 가득하다. 근본적으로 일본 축구에서 이탈리아 세리에A는 익숙한 존재다. 한국의 축구팬이나 여론이 박지성을 통해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매력에 빠졌다면 일본에는 세리에A가 있었다. 나카타 히데토시(전 페루자 외 다수) 나나미 히로시(전 베네치아) 나카무라 슌스케(전 레지나) 같은 일본 축구 스타들의 세리에A 진출이 잦았다. 혼다를 비롯한 지금의 일본 대표팀 세대는 선배들의 세리에A 활약상을 보며 최고의 축구 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키웠을 것이다. 최근에는 나가토모 유토(인터 밀란)가 3년 동안 소속팀에서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중이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혼다하면 '이적설이 잦았던 선수'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최근에는 혼다의 멘탈이 알려지면서 한국 축구팬들의 호감을 얻었지만) 한편으로는 이것이 혼다의 새로운 동기부여를 자극시킨다. 드디어 빅 클럽에서 활약할 기회를 얻으면서 자신의 축구 재능을 마음껏 과시할 수 있게 됐다. 일본 대표팀 동료 나가토모가 지역 라이벌 팀의 핵심 선수로 활약중인 만큼 자신도 그에 걸맞는 활약을 펼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참고로 AC밀란과 인터 밀란의 밀라노 더비는 두 명의 일본 선수 맞대결로 관심을 끌게 됐다.

 

한편으로는 혼다가 AC밀란의 주전으로 거듭날지 의문이다. AC밀란은 최근 4-3-2-1 포메이션을 활용중이다. 마리오 발로텔리가 원톱을 맡으며 그 밑에 카카와 발테르 비르사(또는 스테판 엘 샤라위)가 뒷받침한다. 일본 대표팀에서 주로 2선 미드필더로 뛰었던 혼다는 카카, 비르사, 엘 샤라위와 포지션 경쟁을 펼쳐야 한다. 만약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벤치 멤버로 분류되는 호비뉴, 음바예 니앙과 출전 시간을 다투어야 한다.

 

하지만 AC밀란의 2선은 팀의 취약 요소다. 카카는 팀의 성적 부진 속에서도 고군분투하며 과거의 경기력을 회복중이나 부상 이력을 떠올려 봤을 때 그 기세가 오랫동안 이어질지 알 수 없다. 비르사와 엘 샤라위는 올 시즌 임펙트가 딱히 강하지 않았으며 특히 엘 샤라위는 한동안 부상으로 뛰지 못했다. AC밀란이 9위(4승 6무 5패) 부진에 빠진 원인 중에 하나는 꾸준히 맹활약 펼치는 2선 미드필더가 카카 말고는 없었다. 문제는 카카도 풀시즌을 충분히 소화할지 의문이다. 팀의 성적 향상 차원에서 새로운 2선 미드필더가 필요하며 혼다가 팀을 위기에서 구해야 한다.

 

혼다의 경기력에 대해서는 더 이상 의심하지 않아도 된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2011년 아시안컵, 최근의 A매치 등을 통해 일본 대표팀 공격의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다. CSKA 모스크바에서도 준수한 경기력을 발휘하며 유럽에서 자신의 가치를 높였다. 이제는 AC밀란이라는 이탈리아 명문 클럽에서 뛸 기회를 맞이했다. 나가토모가 인터 밀란의 주축 선수로 거듭났듯 혼다도 AC밀란에서 성공할지 앞으로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