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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손흥민 멀티골, 몰아치기 괴력 발휘했다

 

레버쿠젠의 손흥민이 11월에만 5골 넣었다. 골 부족에 시달렸던 시즌 초반과 대조되는 행보다. 11월 9일 함부르크전에서 3골 1도움 기록했으며 11월 30일 뉘른베르크전에서는 2골 작렬했다. 특히 뉘른베르크전은 일본 축구 대표팀의 주장 하세베 마코토, 주축 선수로 활동중인 기요타케 히로시와의 미니 한일전에서 이기는 성과를 거두었다. 그동안 독일 분데스리가에서는 일본 선수들의 진출이 잦았으나 이번 경기를 통해 한국 선수의 경쟁력이 강하다는 것을 손흥민이 2골을 통해 실력으로 보여줬다.

 

손흥민 2골은 레버쿠젠이 뉘른베르크를 3-0으로 제압하는데 큰 힘이 됐다. 전반 36분 손흥민의 골이 터지기 전까지는 두 팀이 여러차례 슈팅을 주고 받거나 허리에서 볼을 다투는 공방전을 거듭한 모양새였다. 손흥민 선제골과 더불어 후반 2분 스테판 키슬링의 골이 터지면서 뉘른베르크의 기세가 점점 꺾였다. 이때 손흥민은 상대 진영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며 끊임없이 골 기회를 노렸고 후반 32분 추가골을 터뜨렸다.

 

 

[사진=손흥민 (C) 나이스블루]

 

손흥민은 뉘른베르크전 2골을 통해 몰아치기 괴력을 발휘했다. 함부르크전 3골 1도움에 이어 2개 이상의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시즌 초반 키슬링과 시드니 샘에 비해서 골이 적었던 아쉬움을 몰아치기로 해소했다. 이제는 리그 6골, 시즌 8골 기록하며 두 자릿 수 득점을 눈 앞에 두었다. 득점력이 살아난 현재 기세라면 전반기 종료 시점까지 시즌 10골 이상의 득점력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샘이 부상으로 빠진 현 시점에서는 키슬링과 함께 많은 골을 넣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앞으로도 골을 넣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사실, 몰아치기가 좋은 것은 아니다. 특정 경기에서 많은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는 것보다는 꾸준히 골과 도움을 올리는 것이 더 좋다. 그래야 팀이 많은 경기를 이기거나 원하는 결과를 달성한다. 하지만 손흥민의 몰아치기는 한국 축구팬들이 바랬던 장면이었다. 시즌 초반에 득점 운이 따르지 못하면서 한때 손흥민 위기론까지 제기됐다. 손흥민의 전체적인 경기력이 함부르크 시절보다 더 좋았음에도 스탯에 민감한 경향이 있는 국내 여론에서는 그가 더 많은 골을 넣기를 원했다. 시즌 중반을 맞이한 손흥민은 11월에만 5골 넣으면서 자신의 최대 장점인 골 결정력의 위력을 그라운드에서 충분히 발휘했다.

 

손흥민의 몰아치기는 레버쿠젠의 전술 변화 영향이 컸다. 바로 왼쪽 풀백이었다. 함부르크전에서는 세바스티안 보에니쉬가 불필요한 공격 가담을 줄이면서 손흥민이 공격 상황에서 볼을 받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 이전까지는 보에니쉬가 무리한 오버래핑과 부정확한 크로스, 슈팅을 남발하며 팀의 공격력을 떨어뜨렸으나 함부르크전에서는 단점을 줄였다. 그 결과 손흥민이 함부르크 수비진을 여러 차례 농락하며 4개의 공격 포인트를 얻어냈다.

 

뉘른베르크전에서는 보에니쉬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엠레 찬이 왼쪽 풀백으로 나왔다. 세 번의 인터셉트와 다섯 번의 드리블을 통해 공수에서 발군의 기량을 선보이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 부진을 만회했다. 손흥민의 수비 부담을 줄이면서 팀의 미드필더와 공격수들이 반격 기회를 노리도록 도와준 것이다. 앞으로 손흥민이 공격 포인트를 올리는 좋은 활약을 펼치려면 기본적으로 왼쪽 풀백이 잘해야 한다. 다만, 찬은 본래 왼쪽 풀백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그 포지션에 대한 사미 히피아 감독의 고민이 클 수도 있다.

 

또 하나의 전술 변화는 곤잘로 카스트로의 포지션 변경이다. 카스트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서 오른쪽 윙 포워드로 나섰으나 뉘른베르크전에서는 라스 벤더와 함께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았다. 하세베-기요타케와 허리에서 경합을 펼치면서 날카로운 패싱력을 선보였다. 그 중에 크로스 1개와 전진 패스 1개가 손흥민 멀티골로 이어지면서 2도움 기록했다. 본래 윙 포워드와 공격형 미드필더를 번갈아 맡았으나 공격 포인트보다는 도우미 역할에 강한 인상을 발휘했다. 뉘른베르크전에서 자신의 성향에 어울리는 포지션을 맡으면서 손흥민에게 득점 기회를 열어준 것이다.

 

손흥민은 뉘른베르크전 2골을 통해 함부르크전 3골 1도움이 우연이 아님을 보여줬다. 이제는 분데스리가에서 많은 골을 넣는 자신감을 되찾았다. 샘이 부상에서 복귀하는 시점에서는 레버쿠젠의 3S(손흥민-스테판 키슬링-시드니 샘)가 강력한 공격력을 과시하는 장면이 많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래야 레버쿠젠이 좋은 성적을 거둔다. 손흥민의 최근 기세라면 레버쿠젠의 에이스로 도약하는 시점이 빠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