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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러시아전, 한국의 무한 스위칭 기대된다

 

오는 19일 저녁 11시에 펼쳐질 A매치 러시아전은 한국의 공격력이 얼마나 개선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경기다. 그동안 득점력 저하에 발목 잡히면서 어려운 경기를 펼쳤으나 홍명보호 경기력이 점차 안정되면서 끊임없는 체질 개선 끝에 말리전과 스위스전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번 러시아전에서는 A매치 3연승을 달성하는 것과 동시에 한국의 공격력이 예전보다 향상되었음을, 앞으로 다가올 브라질 월드컵 본선에서 돌풍을 일으킬 수 있다는 희망을 우리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사진=러시아전 출전이 예상되는 손흥민 (C) 나이스블루]

 

무엇보다 러시아는 수비가 강하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유럽 예선 F조 10경기에서 단 5실점만 허용했으며 올해 A매치 9경기에서는 7실점만 내줬다. 특히 올해는 2실점 이상 헌납했던 경기가 없었다. 센터백 세르게이 이그나셰비치가 수비의 구심점 역할을 하면서 미드필더와 윙 포워드들이 끊임없는 압박을 통해 상대 팀의 공격 전개를 어렵게 하는 것이 러시아의 전술적 특징이다. 파비오 카펠로 감독 부임 이전과 이후에 걸쳐 기본적으로 수비가 안정됐다. 이렇다보니 러시아를 상대했던 팀들이 다득점을 노리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러한 러시아의 철옹성 수비를 한국이 효율적으로 공략할지 관심을 모은다. 기존의 한국 공격 문제점은 상대 팀의 협력 수비에 약한 모습을 보였다.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과 동아시안컵 선수권대회에 걸쳐 수비 라인을 내리면서 압박을 강화하는 팀들을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골을 넣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란전과 일본전에서는 수비 실수 및 미드필더 라인 조절 실패에 의한 역습을 허용하면서 뼈아픈 실점을 허용했고 그것이 패배로 이어졌다. 러시아는 몇 달 전 한국을 이겼던 이란과 일본처럼 선 수비-후 역습에 능하며 홍명보호는 이전보다 개선된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한국에게 이번 러시아전은 어쩌면 스위스전에 비해 골을 넣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 러시아가 의도적으로 수비에 집중하면 태극 전사들의 득점 창출이 생각보다 수월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상대 팀 진영을 파고들 공간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러시아 선수 중에 누군가 예상치 못한 실수를 범하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으나 그렇지 않다면 한국의 득점 작업이 탄력 받지 못한다. 자칫 잘못하면 거듭된 공격 전개가 러시아 수비에 통하지 않는 시점에서 체력과 활동량이 떨어지거나 상대 팀에게 역습을 허용당할 수 있다. 이러한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분명한 것은 한국의 최근 공격력은 아시아 무대에서 골 가뭄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시절보다 더 좋아졌다. 말리전 3-1, 스위스전 2-1 승리를 통해 골을 넣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이근호를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의 최전방과 2선을 담당했던 그는 상대 팀 진영에서 볼에 관여하는 움직임을 늘리며 동료 선수가 골 기회를 노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줬다. 특히 스위스전에서는 이근호 존재감 유무에 따라 한국의 공격력이 대조적이었다. 이근호가 2선 왼쪽과 중앙, 최전방을 끊임없이 누비면서 스위스 수비진에 균열이 생겼고 그 이후 한국이 2골 넣게 됐다.

 

손흥민과 김신욱도 이근호처럼 특정 공간에서만 활동하지 않았다. 손흥민은 왼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드는 움직임을 선보였고 김신욱은 원톱임에도 2선과 좌우 공간에서 연계 플레이를 펼치며 동료 선수의 공격 전개를 도와줬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김신욱에 대하여 열광했던 원인이 바로 연계 플레이였다. 아스널 간판 공격수 올리비에 지루처럼 끊임없이 패스를 주고 받고 공간을 파고들며 상대 수비를 위협했다. 공중볼을 받아내는데 주력했던 이전 대표팀 체제와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그보다는 홍명보 감독이 '김신욱 사용 설명서'를 제대로 다루었고 동료 선수들도 김신욱의 본래 장점을 깨우치며 롱볼 빈도를 줄였다.

 

이근호-손흥민-김신욱은 스위스전에 이어 러시아전에서도 활발히 움직이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 서로 위치를 바꾸며 상대 수비를 교란하는데 주력하면서 득점 기회를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공격 전개가 두드러질수록 한국의 '무한 스위칭'은 러시아 수비를 제압할 수 있는 아우라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수비에 많은 비중을 두는 러시아의 방패를 뚫으려면 상대 팀이 예측하기 힘든 공격을 전개해야 하며 끊임없는 스위칭이 해답이 될 것이다.

 

이제는 이청용도 한국의 무한 스위칭에 힘을 실어주게 됐다. 스위스전에서는 후반 41분 골대 앞에서 헤딩 역전골을 작렬하며 한국의 승리를 이끌었다. 그동안 오른쪽 측면에서 많은 활동을 했으나 스위스전에서는 중앙으로 파고들면서 득점을 올렸다. 3년 5개월 만에 A매치에서 골을 터뜨렸던 만큼 앞으로 중앙쪽으로 움직이면서 골을 노리는 의욕이 좋아졌을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한국은 러시아전을 통해 무한 스위칭 완성도를 높이며 최상의 경기 흐름을 유지하고 좋은 결과를 이루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