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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손흥민 평점 1점, 10점과 다른 이유는?

 

'손세이셔널' 손흥민이 지난 9일 함부르크전에서 3골 1도움 기록하며 레버쿠젠의 5-3 대승을 이끌었다. 레버쿠젠 이적 후 많은 골을 넣지 못하면서 국내 축구팬들에게 아쉬운 모습을 보였으나 친정팀 함부르크를 상대로 그동안의 아쉬웠던 활약상을 충분히 만회했다. 2013/14시즌 공격 포인트도 6골 5도움으로 늘어났다. 특히 해트트릭은 1980년대 독일 분데스리가를 평정했던 차범근이 이루지 못했던 쾌거였다. 유럽 빅 리그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했던 한국인 선수도 손흥민이 최초였다.

 

 

[사진=손흥민 (C) 유럽축구연맹(UEFA)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uefa.com)]

 

손흥민은 해외 여러 매체를 통해 평점 만점을 기록했다. 해외 축구 전문 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에서 평점 10점 만점, 유럽 축구 미디어 <골닷컴 독일판>에서 평점 5점 만점, 독일 일간지 <빌트>에서 평점 1점 만점을 부여 받았다. 평점 기준이 서로 다름에도 만점을 이루어낸 것이 의미있다. 한국인 선수가 이렇게 여러 곳에서 만점을 올린 것은 지금까지 흔치 않았다.

 

어쩌면 누군가는 '손흥민이 3골 1도움 기록했는데 왜 평점이 1점 밖에 안되냐?'고 의아하게 받아들일지 모른다. 손흥민 활약상을 잘 모르고 '평점 1점 받는 선두도 있어?'라고 놀라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유럽 축구에 익숙하지 않은 분이라면 평점 1점과 10점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손흥민 평점 1점과 10점이 다른 이유는 간단하게 말할 수 있다. 언론사 또는 사이트마다 평점의 기준이 서로 다르다. 후스코어드닷컴이나 골닷컴 독일판은 평점이 높을수록 가장 좋은 활약을 펼쳤음을 상징하며 빌트는 평점이 낮을수록 좋다. 평점 만점이 세계적으로 통일되지 않은 특성상 기준이 다른 것은 당연하다.

 

한국에서는 평점 10점 만점이 많이 쓰인다. 영화 평점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국인들은 주로 영화를 통해 문화 생활을 한다. 작품성이 뛰어나거나 이슈성이 강한 한국 영화들이 끊임없이 개봉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보게 되었고 포털에서 영화 평점이 정착됐다. 대중들은 영화 평점이나 그 외 정보 등을 보며 '어떤 영화를 볼까?'라고 망설이게 된다. 한편으로는 영화 평점이 악용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평점 1점 테러다. 특정 영화를 반대하기 위해 1점을 매기는 사람들이 있다. 그럼에도 영화 평점이 국내에서 활성화 된 것은 분명하다.

 

다시 축구 이야기로 전환하면 한국 축구팬들은 그동안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를 좋아했다. 지난 몇 년 동안 박지성이나 이청용 같은 한국인 프리미어리거들의 활약상을 보며 그들을 향한 해외 반응을 보고 싶어했다. 특히 영국의 스포츠 전문 채널 <스카이스포츠> 평점은 한국 여론에서 특정 선수 경기력에 대한 객관적인 현지 반응으로 인식된 경향이 강했다. 스카이스포츠는 10점이 평점 만점이다. 그래서 한국인들이 평점 10점에 익숙하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손흥민 평점 1점을 이해하기 힘들었던 사람이 있었을 것이다.

 

손흥민의 함부르크전 평점 1점은 의미있는 기록이다. 양팀 선수 중에서 유일하게 1점을 얻었으며 심지어 3점 이하의 평점을 부여 받았던 선수들이 5명에 불과했다. 레버쿠젠에서는 손흥민(1점) 에미르 스파이치, 스테판 키슬링(이상 3점)이 해당되며 함부르크는 피에르-미헬 라소가(2점) 맥시밀리언 베이스터(3점)가 있었다. 평점을 책정했던 빌트의 기준이 까다로웠다고 봐야 할 것이다. 손흥민 평점 1점 만점의 가치가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손흥민이 앞으로도 평점 만점을 기록하는 횟수가 많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