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다른 스포츠

커쇼 부진, 그래도 다저스 최고의 투수

 

많은 사람들이 기대했던 류현진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7차전 선발 등판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LA 다저스가 6차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원정에서 0-9로 패하면서 월드 시리즈 진출이 좌절됐다.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2승 4패에 그쳐 올 시즌을 마감했고 류현진의 2013시즌도 종료됐다. 6차전 선발 투수이자 팀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4이닝 10피안타 5탈삼진 2볼넷 7실점을 허용하면서 패전투수가 됐다.

 

특히 3회말에는 48개의 공을 던지면서 4실점을 허용했다. 갑작스러운 경기력 저하보다는 지독하게 운이 따라주지 못했다. 야시엘 푸이그가 중계 플레이 상황을 포함해서 두 번이나 수비 실수를 범했으며, 0-2 상황에서 멧 아담스에게 볼넷을 허용했을 때 6구째 공은 볼이 아닌 스트라이크로 판정되었어야 한다. 만약 스트라이크였다면 3회말을 0-2로 마쳤을 것이며 다저스가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을 것이다. 굳이 커쇼에게 아쉬운 장면이 있었다면 1사 노아웃 상황에서 맷 카펜터에게 11구 접전 끝에 2루타를 내주었던 장면이었다.

 

 

[사진=클레이튼 커쇼 (C) LA 다저스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losangeles.dodgers.mlb.com)]

 

어쩌면 커쇼의 6차전 부진은 예견되었는지 모른다. 다저스는 6~7차전 세인트루이스 원정을 모두 이겨야 월드 시리즈 진출을 바라보는 입장이었다. 6차전 선발 투수 커쇼에게 부담감이 크게 느껴졌다. 7차전 선발 투수로 예고된 류현진보다 포스트 시즌 한 경기를 더 소화했다.(당시까지는)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전 1차전에 이어 4차전에 선발 등판했다. 당초 5차전 선발이 예고되었으나 돈 매팅리 감독이 5차전 애틀란타 원정에 따른 부담 때문인지 디비전 시리즈를 4차전에서 마무리하고 싶었다. 커쇼를 5차전이 아닌 4차전에 내세우는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커쇼는 4차전에서 4일 만에 선발 투수로 나서면서 6이닌 2실점 6탈삼진 1볼넷 3피안타를 기록했고 팀은 4-3으로 이겼다. LA는 커쇼 효과를 통해 챔피언십 시리즈에 직행하며 애틀란타를 물리쳤다. 그러나 세인트루이스와의 대결이 고비였다. 커쇼가 팀의 6경기 동안 2경기에서 선발 등판했다. 그는 2차전에서 6이닝 1실점 5탈삼진 2피안타 1볼넷을 나타냈으나 타선 침묵에 의해 팀이 0-1로 지면서 패전 투수가 됐다. 포스트 시즌에서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며 6차전에 나섰으나 3회말과 5회말에 무너지며 7실점을 범했다. 애틀란타와의 4차전 선발 등판이 나중에 독이 되고 말았다.

 

특히 세인트루이스와의 2차전과 6차전에서는 마이크 와카와의 선발 대결에서 패했다. 2011년 사이영상을 수상했던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투수가 22세 신인 와카에게 포스트 시즌에서 2경기 연속 패한 것은 타격이 크다. 그러나 다저스 1선발이라도 매 경기마다 최고의 피칭을 뽐낼 수는 없는 법이다.  커쇼가 정규리그에 이어 포스트 시즌에서 분투하면서 다저스가 챔피언십 시리즈를 6차전까지 보낼 수 있었다. 만약 커쇼의 존재감이 빛을 발하지 않았다면 다저스는 포스트 시즌마저 물거품 되었을지 모른다.

 

분명한 것은, 커쇼가 여전히 다저스 최고의 투수라는 점이다. 커쇼는 2013시즌 정규리그에서 평균 자책점 1위(1.83) 삼진 1위(232개)를 기록했다. 16승 9패와 두 번의 완봉승, 세 번의 완투를 포함하여 올 시즌 내셔널리그 투수 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정규리그 활약만을 놓고 보면 사이영상 수상의 강력한 후보로 거론될 만하다. 다저스 선수 중에서 올 시즌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했던 선수 또한 커쇼였다. 매팅리 감독이 커쇼를 애틀란타와의 4차전에 올렸던 것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면 그의 아우라가 다저스에서 특별했다.

 

많은 사람들은 올해 류현진 경기를 보면서 커쇼의 강력한 존재감을 인식했다. 그가 얼마나 뛰어난 투수이며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의 경기력이 어떤지 TV 중계를 통해 '쉽게' 볼 수 있었다. 여기서 쉽게라는 표현을 쓴 것은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진출로 다저스를 주목하는 시선이 많았다. 류현진도 메이저리그에서 롱런하기 위해 앞으로 어떤 활약을 펼쳐야 하는지 커쇼를 통해 깨달았을 것이다. 비록 커쇼는 6차전에서 부진했으나 메이저리그 톱클래스 선발 투수라는 이미지는 변함 없다. 앞으로도 그의 눈부신 호투를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