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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야누자이, 맨유 18세 유망주의 기막힌 2골

 

대형 유망주의 등장을 알렸던 경기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선덜랜드 원정 2-1 역전승을 주도했던 인물은 벨기에 출신의 18세 유망주 아드난 야누자이였다. 그는 후반 9분에 동점골, 후반 15분에 역전골을 터뜨리며 6라운드까지 12위 추락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맨유의 순위를 9위(3승 1무 3패)로 끌어올렸다. 더욱 놀라운 것은 야누자이가 맨유 1군에 합류한지 처음으로 선발 출전한 경기에서 2골 넣었다. 앞으로의 미래가 더욱 기대된다.

 

야누자이는 후반 9분 페널티 박스 중앙으로 파고드는 과정에서 파트리스 에브라의 왼쪽 크로스를 오른발 슈팅으로 받아내면서 골망을 흔들었다. 자신과 가까이에 있던 선덜랜드 미드필더들의 시야가 에브라쪽으로 쏠려있던 틈을 타 중앙의 빈 공간으로 쇄도하여 슈팅 기회를 잡았고, 이때 에브라가 자신에게 정확한 크로스를 찔러주면서 동점골이 완성됐다. 야누자이의 후반 15분 역전골은 개인의 힘으로 만들어낸 장면이었다. 페널티 박스 왼쪽 안에 있을 때 상대 팀 선수가 머리로 걷어냈던 볼을 왼발 슈팅으로 연결하면서 팀에 역전골을 안겨줬다.

 

 

[사진=아드난 야누자이 (C) 맨유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manutd.com)]

 

야누자이의 경기 내용도 돋보였다. 이날 맨유 4-4-2 포메이션의 왼쪽 윙어로 77분 뛰면서 양팀 최다 드리블(5회)과 슈팅(6개)을 날렸다. 팀의 투톱으로 나섰던 웨인 루니와 로빈 판 페르시가 슈팅을 각각 1개, 2개 날렸던 것과 달리 활발한 공격 기회를 연출했다. 그 과정에서 2골 넣었던 것이다. 선덜랜드전만을 놓고 보면 맨유의 약점으로 꼽히는 걸출한 윙어 부재를 해소할 적임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애슐리 영 같은 그동안 이름값을 충분히 해내지 못했던 왼쪽 윙어 자원들보다 경기력이 떨어지는 것 같지 않았다. 단지 1군 경험이 부족했을 뿐이다.

 

이러한 야누자이의 화려한 비상은 위기론에 시달리는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 입장에서 천군만마를 얻은 것과 같다. 모예스 감독은 한때 맨유의 프리미어리그 성적이 12위로 떨어지면서 순탄치 않은 나날을 보내는 중이다. 지금의 성적 부진이 계속되면 현지 여론에서 경질설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었다.

 

이래서 야누자이의 선덜랜드전 2골 가치가 크다. 모예스 감독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면서 앞으로 출전 시간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시즌 초반에는 맨유의 철저한 교체 멤버였으나 이제는 상황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뀔 것 같다. 기존의 왼쪽 윙어들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맨유의 어려움을 야누자이가 완전히 해소할지 앞으로가 기대된다.

 

공교롭게도 야누자이는 2000년대 맨유의 스타 플레이어였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와 생일이 똑같다.(2월 5일생) 호날두는 18세였던 2003년에 맨유로 이적했으며 야누자이의 올해 나이도 18세다. 야누자이를 보며 10년 전 맨유의 샛별로 관심을 끌었던 호날두의 유망주 시절을 떠올리는 축구팬들이 있을 것이다. 더욱이 야누자이는 호날두처럼 외모가 돋보이는 인물이다. 뛰어난 경기력 유지가 뒷받침되면 앞으로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끄는 축구 스타로 성장할 수 있다.

 

맨유 입장에서는 야누자이의 선덜랜드전 2골 활약이 반짝으로 끝나지 않기를 바랄 것이다. 한때 맨유의 특급 유망주로 떠올랐던 페데리코 마케다(돈캐스터 로버스 임대)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마케다는 2008/09시즌 막판이었던 애스턴 빌라전과 선덜랜드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맨유의 프리미어리그 3연패를 공헌했다. 팀의 미래를 짊어질 공격수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그 이후 1군에서 뚜렷한 활약상을 보여주지 못한 끝에 지금까지 임대를 전전하게 됐다. 돈캐스터 로버스는 자신의 4번째 임대팀이다.

 

야누자이가 호날두의 길을 걸을지 아니면 마케다의 길을 걷게 될지 여부는 그의 앞날 활약에 달렸다. 선덜랜드전 2골에 너무 들뜨지 않고 맨유의 핵심 선수로 성장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프로는 실력으로 말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맨유를 좋아하는 축구팬들은 그가 오랫동안 팀의 슈퍼 스타로서 맹활약 펼치는 모습을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