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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한국-크로아티아, 홍명보호 2연승 달성?

 

지난 6일 아이티전에서 A매치 첫 승을 따냈던 홍명보호가 이번에는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2연승에 도전한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0일 오후 8시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을 갖게 됐다. 지난 2월 6일 영국 런던에서 크로아티아와 평가전을 치른 이후 7개월 만에 맞붙게 된 것. 당시 한국은 0-4로 대패했다. 이번에는 크로아티아를 홈으로 불러들여 7개월전 패배를 복수할 기회를 얻었다. 홍명보 감독은 A팀 사령탑 취임 이후 처음으로 유럽팀과 경기를 펼치게 됐다.

 

 

[사진=홍명보 감독 (C)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홈페이지 메인(fifa.com)]

 

1. 크로아티아, 만주키치-모드리치가 빠졌다

 

크로아티아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8위다. 7개월 전 한국전을 치렀을 때에 비해서 순위가 한 계단 향상됐다. 브라질 월드컵 유럽 예선 A조에서는 2위(5승 2무 1패, 승점 17)를 굳히는 분위기다. 1위 벨기에(7승 1무, 승점 22)에 비해 승점이 5점 부족한 상황. 현지 시간으로 다음달 11일 벨기에전에서 승점 3점 획득에 실패할 경우 2위가 확정되면서 플레이오프를 통해 본선 진출 자격을 얻어야 한다. 이번 한국 원정에서는 벨기에전을 겨냥한 옥석을 고르는데 중점을 둘 것이다. 선수들이 실전에서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하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마리오 만주키치, 루카 모드리치 같은 일부 주력 선수들이 한국 원정에 불참한 것은 국내 축구계 입장에서 아쉬운 일이다. 한국이 크로아티아 최정예 전력을 이길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이다. 만주키치와 모드리치는 최근에 경미한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소속팀에서 치열한 주전 경쟁을 펼치는 중이다. 한국 원정에 따른 장거리 이동과 시차 적응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크로아티아에는 다리오 스르나, 에두아르두 다 실바, 이반 라키티치 같은 주요 선수들이 한국전에 나설 예정이다. 국내 언론에서 '발칸의 메시'로 주목받는 17세 미드필더 유망주 알렌 할릴로비치의 경기 장면도 볼 수 있다.

 

2. 한국의 원톱 딜레마, 크로아티아전에서 풀릴까?

 

한국이 아이티를 4-1로 제압했으나 여전히 원톱의 부진을 해소하지 못했다. 지동원이 선덜랜드에 이어 대표팀에서도 경기력 저하에 시달렸던 것이다. 이에 홍명보 감독은 후반전이 시작되자 지동원을 교체하고 구자철을 투입하면서 이근호-구자철 투톱 체제를 가동했다. 특히 이근호가 최전방으로 올라오는 움직임이 많았다. 후반 29분 이근호를 대신해서 투입된 김보경은 구자철과 함께 최전방을 담당했으며, 때에 따라 손흥민이 문전 안으로 접근했다. 홍명보 감독은 원톱 부진 해소를 위해 2선 미드필더들을 최전방으로 올리는 포지션 파괴를 선택하면서 4-1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크로아티아전에서는 지동원 또는 조동건을 원톱으로 내세울지, 아니면 아이티전처럼 2선 미드필더를 최전방으로 올리며 투톱 혹은 제로톱을 활용할지 주목된다. 후자는 아이티전에서 해결되었으나 전자는 한국이 브라질 월드컵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다. 다양한 공격 옵션 활용을 위해 팀에 믿음직한 원톱 자원이 있어야 한다. 지동원은 킬러 본능을 되찾아야 하며 조동건은 대표팀에 필요한 선수라는 임펙트를 보여줘야 할 것이다. 경기가 승부처에 접어들 때 손흥민이 원톱으로 이동할지 여부도 관심이 모인다.

 

3. 손흥민-이청용, 크로아티아전 승리 이끌 히든카드

 

손흥민과 이청용은 아이티전 좌우 윙어를 맡아 한국의 승리를 주도했다. 손흥민은 두 골을 비롯해서 적극적인 연계 플레이로 팀 공격의 활력을 불어 넣으며 대표팀 주전에 걸맞는 활약상을 펼쳤다. 이청용은 두 번의 페널티킥 유도와 재치 넘치는 몸놀림으로 한국의 대량득점 돌파구를 열어줬다. 두 선수는 크로아티아전에서도 한국의 측면 공격을 빛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믿음직한 원톱이 없는 팀의 현실 속에서 두 선수의 분투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손흥민은 스르나와의 맞대결이 불가피하다. 위치적인 특성상 볼을 다투거나 공간 싸움을 펼치는 장면이 빈번할 것으로 보인다. 스르나 오버래핑 차단을 위해 전방에서 강하게 압박을 펼칠 필요가 있다. 팀의 득점에 힘을 실어줘야 하는 만큼 공수에서 부지런한 움직임을 과시해야 한다. 다만, 체력 안배 차원에서 풀타임을 소화할지 의문이다. 오히려 이청용이 손흥민에 비해서 팀 공격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 아이티전에서 45분 뛰었던 만큼 '풀타임 소화했던' 손흥민에 비해서 체력적인 부담이 덜하다. 한국의 에이스다운 포스를 과시하며 크로아티아를 위축시키는 경기력을 과시할지 주목된다.

 

4. 곽태휘, 명예회복 기회 얻을까?...그리고 크로아티아전 골키퍼는?

 

곽태휘에게 크로아티아전은 브라질 월드컵 최종 엔트리 23인에 포함되기 위한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지난 아이티전에서 센터백을 맡았던 김영권-홍정호 조합이 경험 부족을 드러내면서 곽태휘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크로아티아전에서는 김영권-홍정호의 선발 출전이 예상되는 분위기이나 곽태휘의 깜짝 선발 출전 가능성도 없지 않다. 7개월 전 크로아티아전 부진을 설욕하고 싶어할 곽태휘에게 이번 경기는 중요하다. 잔 실수가 잦았던 예전과 다르다는 것을 홍명보 감독에게 증명해야 한다. 전임 감독 체제에서 주장을 맡았던 선수로서 크로아티아전에 대한 동기부여가 클 것이다.

 

크로아티아전에서는 누가 골키퍼를 맡을지 궁금하다. 지금까지 정성룡이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했으나 지난달 14일 페루전과 아이티전에서는 김승규가 선발로 나섰다. 김승규는 비록 아이티전에서 1실점을 허용했으나 최근 2경기에서 빠른 반사 신경을 과시하며 수문장 역할을 잘 해냈다. 크로아티아전까지 선발로 나설 경우 정성룡 대표팀 입지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 하지만 상대 팀 전력이 아이티보다 더 강하다는 점에서 국제 경기 경험이 많은 정성룡이 선발로 나설 수 있다. 정성룡은 홍명보호의 치열한 골키퍼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