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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루카쿠 임대, 첼시의 선택 옳았던 이유

 

첼시가 얼마전 사뮈엘 에토를 영입하면서 기존 공격수 한 명을 정리하기로 했다. 그동안 팀에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던 뎀바 바와의 작별이 유력했으나 첼시의 선택은 달랐다. 로멜루 루카쿠를 임대보내기로 했다. 첼시는 한국 시간으로 3일 오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루카쿠 에버턴 임대를 공식 발표했다. 루카쿠는 지난 시즌 웨스트 브로미치에 임대되면서 프리미어리그 17골을 터뜨리며 득점 6위에 올랐다. 올 시즌 초반에는 원 소속팀 첼시에 복귀했으나 공식 경기에서 단 한 경기도 선발로 뛰지 못했다. 4경기 중에 3경기에서 교체 멤버로 투입되었을 뿐이다.

 

루카쿠의 지난 시즌 기량을 놓고 볼 때 페르난도 토레스, 뎀바 바를 능가하는 것은 분명하다. 토레스는 지난 시즌에도 유로파리그를 제외하고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했고 뎀바 바는 뉴캐슬 시절 특급 골잡이로 명성을 떨쳤던 포스를 첼시에서 재현하지 못했다. 이적생 에토는 32세의 나이에 낯선 프리미어리그에 적응해야 하는 부담감이 있었다. 루카쿠가 올 시즌 첼시의 주전 공격수로 활용 될 가능성이 어느 정도 존재했다.

 

 

[사진=루카쿠 에버턴 임대를 발표한 첼시 공식 홈페이지 (C) chelseafc.com]

 

하지만 조세 무리뉴 감독은 달랐다. 올 시즌 초반 루카쿠를 철저한 백업 멤버로 활용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서는 루카쿠에게 출전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으며 바이에른 뮌헨전에서는 연장 전반 7분에 교체 투입시켰다. 루카쿠가 첼시 공격을 이끌기에는 아직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루카쿠는 올해 20세의 신예로서 토레스-뎀바 바-에토에 비해 경험이 부족하다. 현재 기량에서는 토레스와 뎀바 바를 능가할지 몰라도 강팀 경기에서는 어린 선수로서 주눅들기 쉽다. 풀시즌을 치렀던 경험도 부족하다.

 

첼시는 빅 클럽으로서 매 시즌마다 우승을 필요로 하는 클럽이다. 각종 대회에서 많은 승점을 챙기면서 강팀들을 물리쳐야 우승할 수 있으며 뛰어난 기량과 더불어 경험까지 풍부한 공격수가 절실하다. 루카쿠가 풍부한 경험을 쌓으려면 토레스-뎀바 바-에토와 출전 시간을 놓고 경쟁하는 것보다 우승권이 아닌 팀에서 자주 선발로 기용되는 것이 더 좋다.

 

특히 에버턴은 루카쿠가 붙박이 주전을 노릴만한 최적의 팀이다. 지난 시즌 팀 내 최다 득점자(리그 11골, 시즌 12골) 마루앙 펠라이니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했다. 공격수 자원으로 분류되는 니키차 옐라비치는 끝없는 부진에 시달리고 있으며 빅터 아니체베는 에버턴에서 오랫동안 뛰었음에도 시즌 10골 이상 넣은 적이 없었다. 프리미어리그 중상위권을 유지하는데 있어서 루카쿠 같은 특급 골잡이의 존재감이 필요하다.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3경기 모두 비겼던 만큼 이제는 많은 승점을 쌓아야 한다. '첼시에 필요한 선수'라는 임펙트를 과시해야 할 루카쿠에게 좋은 동기 부여가 된다.

 

만약 루카쿠가 에버턴에서 선전하면 첼시는 다음 시즌 공격수 걱정을 안해도 될 것이다. 2013/14시즌이 끝난 뒤에는 에토와의 1년 계약이 만료되며, 토레스와 뎀바 바는 올 시즌 활약에 따라 팀을 떠나거나 아니면 잔류할 수도 있다. 세 명 중에 누군가 정리 될 것으로 보인다. 그 빈자리를 루카쿠가 대체할 것이다. 토레스-뎀바 바-에토는 다음 시즌에 함께 팀에 남는다는 보장을 할 수 없게 되었으며 올 시즌 내내 치열한 경쟁을 펼치며 실전에서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루카쿠를 에버턴으로 임대보낸 첼시의 선택은 옳았다.

 

아울러 첼시의 루카쿠 임대는 한국의 K리그 클래식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팀의 미래를 짊어질 영건이 많은 실전 경험을 얻도록 배려해야 한다. 구자철(볼프스부르크)도 두 번의 아우크스부르크 임대를 계기로 소속팀 복귀 이후에 붙박이 주전으로 뛰고 있다. K리그 클래식은 과거에 비하면 젊은 선수 혹은 백업 선수의 임대가 활성화 되었으나 이제는 완전히 정착되어야 한다. 선수 인건비 및 영입에 많은 돈을 지출하기 힘들어진 현실 속에서(연봉 공개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임대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