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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베일-호날두, 레알의 V10 도전 승부수

 

레알 마드리드(이하 레알)가 가레스 베일 영입을 포기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메트로>를 포함한 잉글랜드 언론들은 레알과 토트넘이 베일 이적을 합의했으며, 레알이 토트넘에 이적료 9300만 파운드(약 1628억 원)와 파비우 코엔트랑을 넘겨주는 조건이라는 보도를 내보냈다. 만약 이적이 성사되면 베일이 세계 최고 이적료 기록을 새롭게 경신할 전망이다. 현재 세계 최고 이적료를 기록중인 선수는 2009년 8000만 파운드(약 1400억 원)에 레알 마드리드로 옮겼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다.

 

만약 베일의 이적이 성사되면 세계 최고 이적료 1~2위를 기록중인 선수끼리 레알의 좌우 측면 공격을 맡게 된다.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의 4-3-2-1 포메이션에서 호날두가 왼쪽, 베일이 오른쪽 공격을 담당할 전망이다. 때에 따라서는 베일이 왼쪽, 호날두가 오른쪽 공격을 맡을수도 있다. 레알의 UEFA 챔피언스리그 10번째 우승을 위한 승부수라고 할 수 있다. 두 윙어의 경기력에 따라 레알의 유럽 챔피언 등극이 결정될 전망이며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우승 도전 또한 마찬가지다.

 

 

[사진=가레스 베일 (C) 토트넘 공식 홈페이지 메인(tottenhamhotspur.com)]

 

챔스 10번째 우승 달성하겠다는 레알의 야심...돈으로 가능할까?

 

레알은 지금까지 챔피언스리그 V10을 달성하기 위한 여러가지 노력을 기울였다. 2001/02시즌 9번째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거둔 이후 2002년 여름 이적시장에서 호나우두(은퇴)를 영입한 것이 그 시작이다. 당시 호나우두는 그 해 여름 한일 월드컵에서 득점왕(8골)을 달성하며 화려하게 부활한 것과 동시에 브라질의 우승을 이끌었다. 월드컵이 끝난 뒤 4500만 유로(약 674억 원)의 이적료를 기록하고 레알 마드리드에 입성했다. 그 이후 레알은 2003년 데이비드 베컴(은퇴), 2004년 마이클 오언(은퇴) 영입 등을 통해 갈락티코 1기를 구축했다.

 

그러나 갈락티코 1기에서는 유럽 정복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오히려 2009/10시즌까지 6시즌 연속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탈락하는 징크스에 시달렸다. 그 사이에 여러 명의 감독들이 팀을 떠났다. 그 중에 이탈리아의 명장이었던 파비오 카펠로 감독은 2006/07시즌 레알의 프리메라리가 우승을 이끌었음에도 수비 지향적인 축구를 펼친 것과 더불어 수뇌부와의 불화까지 겹치면서 경질됐다.

 

지금의 갈락티코 2기도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인연 없었다. 2009년 여름 이적시장에서 호날두, 카카 영입에 천문학적인 이적료를 투자했으며 카림 벤제마, 사비 알론소, 메수트 외질, 루카 모드리치 같은 대형 선수 영입에 공을 들였다. 2009/10시즌이 끝난 뒤에는 인터 밀란의 트레블을 지휘했던 조세 무리뉴 감독(현 첼시)을 새로운 사령탑으로 낙점했었다. 그러나 무리뉴 감독이 지휘했던 세 시즌 모두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에 만족했다.

 

이번 여름 이적시장도 다르지 않았다. 이야라멘디-이스코-카르바할 같은 세 명의 스페인 출신 영건과 계약하는데 7150만 유로(약 1073억 원)의 이적료를 쏟았다. 무리뉴 감독의 후임으로 과거 AC밀란에서 두 번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었던 안첼로티 감독을 데려오면서 파리 생제르맹에 위약금까지 물었다. 갈락티코 1기와 2기, 그리고 현재에 이르기까지 챔피언스리그 10번째 우승을 위해 많은 돈을 쏟았으며 베일 영입시 세계 최고 이적료 기록을 새롭게 세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레알은 지난 11년 동안 V10을 위해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자했음에도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올 시즌에도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베일 영입을 노리는 중이나 '무리수'라는 느낌이 없지 않다. 과연 베일이 '9300만 파운드(이적 완료시 액수가 바뀔 수도 있음)+코엔트랑'의 가치를 충분히 실현할지 의문이다. 베일이 현존하는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선수인 것은 사실이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챔피언스리그 우승의 주역이 됐던 호날두와 달리 챔피언스리그 활약상이 부족했다. 2010/11시즌 토트넘 8강 진출 돌풍을 일으킨 것이 전부였다.

 

레알의 베일 영입은 '메시+네이마르 효과'를 기대하는 라이벌 FC 바르셀로나를 견제하는 목적이 다분하다. '베일+호날두 공존'을 통해 바르셀로나를 넘어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달성하겠다는 것이 레알의 의도다. 하지만 '돈'을 많이 투자해도 목표 달성에 실패했던 11년 동안의 행보를 떠올려 볼 때 과연 지금의 방식이 옳은 것인지 곰곰히 생각해 봐야 한다. 선수 영입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은 아니지만, 토트넘의 입장을 떠나 베일의 예상 이적료가 너무 많은 것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레알이 베일-호날두라는 세계 최고 이적료 1~2위 멤버를 앞세워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성공할지 올 시즌을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