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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손흥민 결승골, 최고의 홈 데뷔전 치렀다

 

'손세이셔널' 손흥민(21)이 레버쿠젠 홈 데뷔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는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손흥민은 한국 시간으로 10일 오후 10시 30분 바이 아레나에서 펼쳐진 2013/1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1라운드 프라이부르크전에서 결승골을 넣으며 팀의 3-1 승리를 공헌했다. 후반 2분 팀의 역습 때 문전으로 쇄도하는 과정에서 시드니 샘이 오른쪽에서 찔러준 패스를 받아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이 골은 레버쿠젠의 승리가 결정되는 장면이었다. 레버쿠젠은 전반 22분 스테판 키슬링의 선제골로 앞섰으며 전반 40분에는 마이크 한케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후반 2분에는 손흥민 골로 다시 앞선 뒤 후반 7분 시드니 샘의 추가골에 의해 3-1로 이겼다. 손흥민은 이날 시즌 2호골과 리그 1호골을 터뜨렸으며 올 시즌 2경기 모두 골을 기록했다. 경기 종료 후 독일 일간지 <빌트>로부터 평점 2점을 부여 받으며 키슬링, 샘과 함께 팀 내 최고 평점을 기록했다.

 

 

[사진=손흥민 (C) 레버쿠젠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bayer04.de)]

 

손흥민, 화려했던 70분 보냈다

 

손흥민은 레버쿠젠의 4-3-3 포메이션에서 왼쪽 윙 포워드로 70분 뛰었다. 기본적인 활동 공간이 왼쪽이었으나 경기 상황에 따라 중앙과 2선을 활발히 오가며 볼을 받아내고 연계 플레이를 시도하며 키슬링의 견제 부담을 덜어줬다. 전반 초반에는 키슬링이 페널티 박스 왼쪽 안에서 동료 선수의 크로스를 헤딩으로 떨궜을 때 골대 가까이에서 볼을 받으려는 움직임을 취했다. 키슬링이 잠시 최전방에서 벗어났을 때 중앙으로 이동하면서 골 기회를 노린 것이다.

 

그런 손흥민의 첫 슈팅은 전반 14분에 터졌다. 페널티 박스 왼쪽 바깥에서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날렸던 것. 볼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으나 과감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인지 홈팬들에게 박수를 받았다. 2분 뒤에는 프라이부르크 진영 왼쪽 공간에서 프라이부르크 선수 두 명의 견제에 위축되지 않고 후속 공격을 전개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그 이후 카스트로의 슈팅 장면으로 이어졌다. 홈 데뷔전이라는 무게감 때문에 긴장했다면 실수를 했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즐기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한 것이다. 홈 데뷔전에서 자신의 장점을 충분히 발휘했던 이유다.

 

전반 31분에는 프라이부르크 왼쪽 공간에서 상대 팀 선수 1명 제치고 슈팅을 날렸으나 볼이 골대 위로 뜨는 장면이 있었다. 비록 득점으로 이어지지 못했으나 공격수로서 자신의 발재간으로 상대 수비를 따돌리며 스스로 골 기회를 얻어내는 모습은 지금의 한국 대표팀 공격 옵션들에게 필요한 장면이다. 마침내 후반 2분에는 득점을 성공시켰다. 함께 문전 돌파를 시도했던 샘의 오른쪽 패스를 받아 왼발 골을 터뜨렸다. 피니시가 침착하면서 정확했다. 팀이 3-1로 앞섰던 후반 25분에 교체되었으나 체력 안배와 더불어 팀이 새로운 공격 조합을 실험하는 성격이 짙다. 이 정도면 홈 데뷔전에서 최고의 시간을 보냈다.

 

손흥민-키슬링-샘, 레버쿠젠 공격 3중주 등장

 

손흥민은 팀의 선발 멤버 중에서 볼 터치(30회) 패스(16회)가 가장 적었다. 팀에서 첫번째로 교체 되었음을 고려해도 동료 선수들에 비해 볼에 관여하는 시간이 많지 않았다. 그럼에도 맹활약 펼쳤던 이유는 상대 수비가 예측하기 힘든 몸놀림과 위치선정, 볼 컨트롤을 과시하며 레버쿠젠 공격의 보탬을 줬다. 레버쿠젠이 점유율 열세(45-55, %)속에서 슈팅이 많았던(18-8, 유효 슈팅 6-3, 개) 것은 손흥민 파괴력에 의해서 프라이부르크 선수들의 수비 부담이 많아졌고, 동료 선수들이 상대 진영에서 공격을 전개하는데 자신감을 얻으면서 많은 골 기회를 얻게 되었던 것이다.

 

공격 진영에서 손흥민만 잘했던 것은 아니었다. 키슬링과 샘도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여줬다. 키슬링은 원톱임에도 최전방 바깥으로 빠지는 움직임을 취하고 연계 플레이까지 겸하면서 팀이 공격 활로를 개척하는데 도움을 줬다. 손흥민과 더불어 태클 1개, 인터셉트 2개를 기록하며 수비에서도 공헌을 했다.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득점왕으로서 단순히 골만 잘 넣는 것이 아니었다. 다른 장점들을 겸비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상대 수비의 집요한 견제를 이겨냈던 것이다. 전반 22분 선제골도 기가 막혔다. 골잡이로서 골 넣는 감각이 남다르다는 것을 보여줬던 장면이었다.

 

샘의 1골 1도움도 돋보였다. 후반 2분 손흥민 골을 어시스트했으며 7분에는 키슬링 패스를 받은 뒤 오른쪽 박스 쪽으로 쇄도하면서 왼발 슈팅으로 추가골을 터뜨렸다. 지난 주말 DFB 포칼컵 1라운드 립슈타트(4부리그)전 2골 2도움까지 포함하면 최근 2경기에서 3골 3도움 기록했다. 지난 시즌 28경기(11경기 선발)에서 5골 3도움 기록했을 때와 느낌이 다르다. 이전까지 로테이션 멤버였으나 올 시즌 2경기를 통해 붙박이 주전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공격 포인트로 말해줬다.

 

레버쿠젠의 스리톱을 형성하는 손흥민-키슬링-샘은 프라이부르크전에서 나란히 1골씩 넣었다. 올 시즌 레버쿠젠의 공격을 이끌 3중주가 등장했다. 세 선수가 앞으로 어떤 활약을 펼치느냐에 따라 레버쿠젠의 경기력과 성적이 좌우 될 것이다. 프라이부르크전 경기력 만을 놓고 보면 '3중주 효과'로 힘을 얻은 레버쿠젠의 올 시즌 전망은 좋다.